화강암의 풍화양상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
설악산 울산바위(명승 제100호)

▲ 설악산 울산바위(명승 제100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외설악에 병풍같이 솟아 있는 울산바위는 우리 선조들이 찾고 즐겼던 대표적 명승지중 하나다.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산40번지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1-2에 있는 울산바위는 문화재지정구역이 63만1090㎡로 돌산 중에서는 동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바위라는 이름보다는 마치 하나의 큰 산을 이루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설악산은 한반도 남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화강암 지형 중 가장 높은 고도를 보이는 곳으로, 특히 울산바위는 절리를 따른 풍화와 잔류 암체의 지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울산바위 아래의 계조암과 유명한 흔들바위 등지에서는 미립적인 풍화에 의한 타포니와 토르 같은 아름다운 미지형들도 발견되고 있다.

울산바위는 병풍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체로서 모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또 정상부에는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 5개가 있어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이 바위는 화강암의 독특한 풍화양상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으로 경이로운 자연경관의 하나다. 돌산은 4면이 절벽이고 높이가 950m나 되며 800여개 계단을 올라야 정상에 다다른다.

울산바위는 그 자체로도 명승적 가치를 지니지만 멀리서 보는 조망도 빼어나 특히 미시령 옛길쪽에서 보이는 경치가 웅장하다. 속초를 중심으로 동해안에서 바라보는 울산바위는 그 특유의 기복이 심한 산형이 주변의 다른 산체들과 비교되어 더욱 장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울산바위는 그 자체가 가지는 명승적 가치와 더불어 빼어난 조망점의 가치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울산바위에 대해서는 주세붕, 최연, 허적 등 조선시대의 수많은 문인들이 그 웅장함과 훌륭한 경치를 노래했다.

울산바위 아래에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유서 깊은 계조암과 신흥사가 있어 문화적 의미가 더하며, 수많은 고시문이 전한다. 또 김홍도가 그린 실경산수화도 여러 편이 남아 있어 미술사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울산바위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있다. 울산바위에는 오랜 옛날 신선이 금강산에 놓을 바위 1만2천개를 전국에서 찾았는데 당시 울산에 있던 이 바위도 그 소식을 듣고 금강산으로 가려고 길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육중한 몸집이라 걷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지금의 이곳까지 왔는데 이미 금강산에 1만2천봉이 모두 채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울면서 이곳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는 것이다. 그 후 울산현감이 이 바위에 대한 세금을 매년 설악산 신흥사 주지에게서 받아갔는데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주지는 한 동자승의 지혜로 세금을 받으러 온 울산현감에게 바위를 도로 가져가던지 아니면 도리어 바위가 앉은 곳의 자릿세를 내라고 호통을 쳐 그 때부터 세금을 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선이 놀던 ‘비선대’와 천 개의 불상을 보는듯한 ‘천불동계곡’
설악산 비선대와 천불동계곡 일원(명승 제101호)
▲ 설악산 비선대(명승 제101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설악산 비선대는 마고선이라는 신선이 이곳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고선이 여러 신선들과 와선대 너럭바위에서 바둑을 두고 거문고를 타며 설악산의 절경을 즐기다가 이 곳에서 하늘로 승천한 것이라고 한다. 신선사상은 도교와 관련되어 신라시대 이후에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는데 우리나라 거의 모든 설화와 신화가 신선사상과 얽혀있다.

비선대는 속세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이 아닌 신선들의 선계에서나 볼법한 장관을 가진 곳이라 할 만하다. 이곳은 예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아와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감상했다고 하며, 암반에 많은 글자가 새겨있다. 특히 ‘비선대(飛仙臺)’라고 쓴 글자가 대표적인데 ‘양양읍지’에 윤순이 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 밖에도 예부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시를 짓고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한다.
가을에는 바위와 어우러진 단풍이 장관을 이루는 단풍명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비선대 인근의 구름다리는 멀리 보이는 암봉들과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비선대 뒤 미륵봉 중턱에 뚫려있는 길이 18m의 자연 석굴을 ‘금강굴’이라 하는데 일찍이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온다. 금강이라는 이름은 대사의 금강삼매경론을 따서 부르게 된 것이다. 금강굴에서는 설악 8기 중 가장 뻬어난 대청봉, 소청봉, 신성봉, 칠형제봉, 천화대, 왕관봉, 범봉, 1275봉, 공룡능선, 형제폭포, 천불동게곡, 화채능선 등 외설악의 진수를 조망해 볼 수 있다. 천불동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는 이리저리 휘어지며 작은 폭포를 이루는 등 금강산의 만폭동에 못지않은 경관을 빚어내어 설악산의 대표적 명승지로 꼽힌다.

천불동계곡은 비선대에서 대청봉으로 오르는 7km의 계곡으로 설악의 산악미를 한곳에 집약하듯, 와선대를 비롯하여 비선대·문주담·이호담·귀면암·오련폭포·양폭·천당폭포 등 수려하고 빼어난 경관들이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자연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계곡이다. 천불동이라는 명칭은 천불폭포에서 딴 것이며, 계곡 일대에 펼쳐지는 천봉만암과 청수옥담의 세계가 마치 ‘천불’의 기관을 구현한 것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천개의 불상을 보는 듯 무수히 많은 바위와 암봉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는 범상치 않고 빼어난 천하의 절경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산악미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칠선계곡과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다.

<자료 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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