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지해 작가

“정원에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그 중 하나가 식재할 때 한국 고유식물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식재패턴을 사용하고 있다”

해우소와 DMZ정원으로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금메달과 최고상을 수상한 황지해 작가는 정원에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원에 한국의 정서를 담은 부분이 첼시플라워쇼에서 최고 디자이너로 인정 받은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제일모직 건설사업부 조경디자인그룹이 주최한 2014 렉쳐시리즈 일환으로 황지해 작가의 특강이 삼성본관에서 진행됐다.

‘허공에 꽃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은 첼시 플리워쇼에 출품했던 해우소, DMZ 정원을 비롯해 프랑스 롱르소니에시에 전시한 ‘뻘-순천만, 어머니의 손바느질’, 일본 가드닝월드컵의 ‘가난..그 고요’, 순천만정원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 등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작업과정과 애로사항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해외에서 작업하면서 현지인에게 한국의 정서를 인식시키는 과정에 대한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황 작가는 “첼시에서 작업할 때 시공자는 현지인이다. 그들과 함께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정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이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지인에게 한국의 정서를 이입하는 건 첼시뿐만 아니라, 프랑스, 일본 등도 같은 문제였다고 밝혔다.

‘DMZ정원’으로 첼시플라워쇼에서 신설된 협회장상(최고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지만, 작업과정에서 스폰서문제가 해결안 돼 중단될 뻔했던 사연을 공개하며, 한국정부의 정원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했다.

일예로 반지의 제왕이 영화로 대박 난 이후 반지의 제왕 관련된 정원이 뉴질랜드 사상 처음으로 첼시플라워쇼에 출품하게 됐고, 금메달까지 수상했다.

이후 뉴질랜드는 정부차원에서 정원을 자국으로 이동해 영구보존시켰으며,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엄청난 효과를 얻고 있다는 것.

황 작가는 “첼시에서 최고상을 받은 DMZ정원을 광주시에서 재현하는 과정에서 시장이 바뀌었고, 이후 관련 예산이 삭감되어 현재는 앙상한 형태의 정원으로 존치되어 있다. 그 정원을 보면 창피하다”며 한국정부 및 지자체의 무관심에 대해 토로했다.

또 그녀는 작품을 할 때 마다 공무원들과 많이 부딪히고 싸우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며, 조경에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려면 ‘창작품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작가는 “조경을 통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없다. 품셈이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한 뒤 “설계자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원한다면 ‘창작품셈’을 만들어 설계자의 의도를 인정하고 존중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황지해 작가는 오는 11월 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 부대행사 일환으로 특별강연을 실시할 예정이다.

 

▲ 황지해 작가가 제일모직 조경디자인그룹의 2014 렉쳐시리즈 일환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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