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을 칼로 쪼갠 형상을 한 ‘선돌’
영월 선돌(명승 제76호)

▲ 영월 선돌(명승 제76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같은 물줄기의 경관도 모두 아름답다고 말할 만한 지역이 있다. 바로 강원도 영월이다. 영월은 주천과 평창에서 흘러오며 선암마을·선돌·청령포를 지나는 서강과 어라연계곡에서 흘러온 동강이 만나 남한강의 물줄기를 이루는 곳이다. 영월에서 시작된 남한강은 고씨동굴·단양·충주호·여주·양평을 거치며 한강의 물줄기가 된다. 장릉에서 평창방향으로 국도를 지나다보면 단종이 이곳을 지날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흠뻑 젖게 했다는 소나기재 고갯길을 넘게 된다. 이곳의 정상부에서 강가로 난 숲길을 따라가면 서강의 물굽이와 함께 멋들어진 자연풍경으로 지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선돌을 만나게 된다.

영월의 선돌은 지난 2011년 이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명승 76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지자체에서 주변 편의시설도 개선하여 지나던 사람들이 자주 들른다.
선돌은 영월 방절리 서강가 절벽에 있으며 마치 큰 칼로 절벽을 쪼갠 듯한 형상을 이룬 곳으로 높이 약 70m 정도의 입석으로 신선암이라고도 불리며, 서강의 푸른 강물과 층암절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곳이다. 선돌은 두 개의 거대한 바위 같지만 단단한 암석이 윗부분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이다.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영월 청령포(명승 제50호)로 가는 길에 선돌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가며, 우뚝 서 있는 것이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고 하여 ‘선돌’이 되었다고 하는 전설있다.

선돌 또는 멘히르(menhir)는 자연석이나 다소 가공한 입석으로 단독으로 만들어진 것과 몇 개가 떨어져 하나의 형태를 이룬 것도 있다. 고대 농경사회에서는 민속신앙의 상징물로 인공적으로 조각한 선돌을 세우기도 했는데 영월의 선돌은 이와는 다른 순전히 자연산이다. 선돌과 아래 서강의 색조 대비가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은 또 영화<가을로>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선돌은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날골마을과 남애마을 사이의 강변에 서있는데 안내판에 인근의 남애 마을에서 태어난 장수가 적과의 싸움에서 패하자 선돌 아래의 깊은 소에 투신해 자라바위가 되었고, 선돌을 바라보고 한 가지씩 소원을 빌면 꼭 이뤄진다는 설화가 써 있다.

1820년 영월부사 홍이간을 만나러왔던 문신 오희상과 홍직필이 구름에 싸인 선돌의 경관에 반해 암벽에 새겨놓았다는 글씨 '운장벽(雲莊壁)'이 선돌아랫쪽에 있다고 한다. 선돌은 영월 10경중의 하나다.
최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선돌과 같은 기이한 형상을 지닌 자연유산에 대한 3D 스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자연이 만든 걸작인 자연지형과 같은 유산들은 자연재해 등으로 갑작스럽게 훼손될 수 있고 복원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상들에 대한 입체정밀 데이터를 남겨두고자 하는 것이다.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연출하는 폭포수
설악산 비룡폭포 계곡 일원 (명승제95호)

▲ 설악산 비룡폭포 계곡 일원 (명승제95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자연지형에서 폭포는 유년곡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경암이 침식되지 않고 남아서 급사면이 되어 폭포를 이루거나 본류와 지류의 합류점에서 형성되기도 하고 지각 변동에 따른 경사의 변환부에 생기는 등 여러 형성요인이 있다.
설악산의 대표적 자연명승에 해당하는 비룡폭포는 외설악지역을 배수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의 지류가 화채봉의 북쪽 기슭에 있는 폭포다. 비룡폭포는 토왕골계곡 하류 쪽 육담폭포와 상류 쪽 토왕성폭포 중간 지역에 있으며, 폭포수 모양이 마치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비경을 보여준다. 설악산 비룡폭포 코스는 올해 새롭게 개방되었다고 한다.
지난 1980년대 설악산의 상징이던 출렁다리는 개인이 사비를 들여 개설하였다가 안전을 이유로 폐쇄됐으나 새롭게 단장하여 최근에 개방된 코스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매표를 하고 곰돌이상 왼쪽으로 바로 돌아가면 비룡폭포로 가는 코스가 펼쳐진다. 코스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대체로 완만하여 누구나 쉽게 트레킹이 가능하다.

비룡폭포는 기반암하천인 산지하천에 해당한다. 비룡폭포가 있는 하천은 토왕골이며, 폭포의 높이는 16m, 폭포 경사도는 44°, 폭포의 고도는 370m, 폭호의 너비는 16m다.
비룡폭포는 설악산에 발달한 다양한 지형경관 중 하나며, 설악산의 암질차이와 절리 발달은 귀면암, 울산암 등과 같은 기암을 형성하거나 절리방향에 따르는 차별침식으로 폭포, 구혈, 급류, 소 등의 하천지형을 형성한다.

육담폭포, 비룡폭포, 토왕성폭포가 발달하고 있는 토왕골은 백악기에 관입한 설악산 화강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융기․풍화․침식․운반작용을 받아 폭포, 폭호, 뾰족한 암봉, 담소, 협곡, 암석하상, 자갈하상 등의 하식지형이 발달한 독특한 화강암 지형으로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육담폭포를 지나 1㎞ 정도 올라가면 높이 약 16m의 힘찬 물줄기가 내리꽂히며 골짜기를 울리는데 폭포소리가 무상무념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김창흡의 ‘설악일기’와 김몽화의 ‘유설악록’에 설악산 일대를 유람하며 유람기에 감상한 설악산의 비경을 묘사하고 있다.

<자료 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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