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관령 옛길’
대관령 옛길(명승 제74호)

▲ 대관령 옛길(명승 제74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옛길 여러 곳이 명승에 지정되어 있을 만큼 길은 인간과 함께한 중요한 문화적 산물이다. 그 중 으뜸이 2010년 명승 제74호로 지정된 ‘대관령 옛길’이다.
대관령은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잇는 고갯길로 선질꾼들이 강릉과 영서지방의 물품을 교역하던 주요 통로요, 조선시대 여류 서화가 신사임당이 율곡을 데리고 대관령을 넘으며 시를 읊었고 송강 정철은 이 길에서 관동별곡을 짓기도 했다. 서울로 과거를 보러가던 선비들에겐 희망과 설렘의 길이였을 테고 낙방해서 돌아올 땐 실의의 길이였을 것이다. 집에 굶주린 식솔들을 남겨두고 먼 장에 가는 아비의 간절함은 우리 민초들의 삶 그 자체였다.
조선 중종에 이르러서야 대관령이란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대관령’이라고 처음 언급하면서 ‘이를 대령이라고도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대관령이라는 기록이 명확히 나온다. 옛 사람들은 데굴데굴 구르며 오르내리는 고개 란 뜻으로 대관령을 ‘대굴령’으로도 불렀다.
2008년에는 대관령에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주막이 복원되기도 했다. 대관령옛길을 지나다 보면 돌무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과객들이 안녕과 무사귀환을 빌며 돌을 쌓는 관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대관령에 대한 유명한 일화로 율곡이 과거길에서 곶감 100개를 챙겨 한굽이 넘을 때마다 한 개씩을 빼먹었는데 대관령을 다 넘고 나니 한 개가 남았다 해서 아흔아홉굽이라고도 한다.
이곳에는 한겨울에 대관령의 험한 고갯길을 지나던 사람들을 헤아렸던 이병화를 기리는 유혜 불망비가 있고 단원 김홍도의 그림도 유명하다. 원울이재는 한양에서 700리를 걸어 강릉부사로 부임하던 수령들의 신세를 한탄하던 고개라 한다.
대관령길을 걸어보면 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고, 여름엔 시원하고, 가을엔 단풍으로 아름답고, 겨울엔 눈이 쌓여 더욱 운치 있는 길이다. 지금은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하여 대관령박물관까지 다다르는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 대관령휴게소 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비공개 특실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과거 이 길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는 기록도 여러 번 나온다.

한반도 지형을 빼닮은 곳, 선암마을
영월 한반도 지형(명승 제 75호)
▲ 영월 한반도 지형(명승 제 75호) <사진제공 문화재청>
우리나라 곳곳에 사물의 형상을 빼닮은 특이한 지형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명승 제75호인 ‘영월 한반도지형’이다. 멀리서 보면 한반도를 닮아 ‘한반도 지형’이라 불리는 이곳은 서강 지역의 대표적인 경관으로 평창강의 끝부분에 있다. 한반도 지형은 해발 250m에 달하며 평창강이 휘감아 돌고 동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원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근거리에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환경부에서는 한반도 지형 주변의 습지를 ‘영월 한반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반도 지형은 서강, 감입곡류지형, 선암마을 등의 개별적 경관자원들이 모여서 포괄적인 하나의 경관자원을 이루어 대표적인 조망대상을 이루고 있다. 남동쪽으로 뻗은 이 지형은 하안단구를 이루고 있으며, 능선상에는 곳곳에 자갈들이 분포하고 있어 과거 평창강이 이곳으로 흘렀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능선에는 과거 평창강의 하식작용에 의하여 형성된 하식동굴의 일부가 남은 것으로 보이는 자연교가 발달하는데 이곳을 선문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뗏목을 이용하여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주거지인 선암마을은 한반도 지형 오른쪽에 있으며, 하안단구에 농경지와 함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이곳은 하천보다 높은 지대라서 비가 많이 와도 홍수가 나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한반도 지형 남쪽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보는 부감경을 통해 지형적 특성을 확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대상지의 동-서-남으로 에워싸고 있는 흐르는 서강과 주변 산악지형으로 위요되어 있으며, 또한 한반도 지형 주변 절벽에는 곳곳에 자연동굴이 형성되어 있어, 6.25전쟁 당시에는 인근 마을 주민들이 피란처로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한반도 지형의 내부에는 한반도 지형을 가로지르는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인근의 주민들은 한반도 지형을 각 도별로 구획하여 탐방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반도 지형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하여 선암마을, 옛길, 킹콩 얼굴바위, 바람바위, 신선바위, 피란바위, 백두대간 답사로 등이 대표적 경관자원으로 포함된다.
한반도 지형에는 고라니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 제330호 지정된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소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숲에는 한국특산식물인 연잎꿩의다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능선부 바위 위에는 양치식물인 부처손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자료 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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