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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씁시다!
착한 생산· 아름다운 기업 (주)가든프로젝트
[314호] 2014년 08월 26일 (화) 22:21:22 박광윤 기자 pky@latimes.kr

속담이라고 다 맞는 건 아니다.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써라’라는 말은 반드시 달라져야 할 한국 속담 영순위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번 기업들이 정경유착 비리자금에 탈세가 드러나도 기십억 원만 기부하면 모두 면죄부를 받는 것이 지금껏 우리나라 기업윤리 수준이다. 누군가는 몇 십만 원 때문에 자살을 하지만, 누군가는 몇 백만 원을 하룻밤 술값으로 날리는 게 또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돈이 많다고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돈을 벌고 쓰는 데에 ‘윤리’가 매우 절실한 시대가 아닐지.

(주)가든프로젝트는 단순히 일반인에게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기업이 아니다. 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판매하는 생산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고령자 등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기업이다.
가든프로젝트는 2010년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시행된 ‘서울시 도시농업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2011년 서울시 옥상공원화 사업과 도시농업 사업을 통해 ‘서울형사회적기업’에 선정됐고, 2012년 ‘도시 숲 조성 및 관리 분야’ 업무를 진행하면서 ‘산림형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그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드디어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사회적기업이 일반 기업과 다른 것은 일반인이 아닌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반인들에게 싸게 팔면 그냥 덤핑인 것이고,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싸게 팔면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것이죠”
돈을 벌 때도 ‘정승’ 같은 기업, 가든프로젝트의 박경복 대표를 만났다.

도시농업을 만나고 사회적기업을 알다
박경복 대표가 사회적기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0년 서울시 도시농업 시범사업을 진행하다가 (재)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송월주 스님)을 만나면서 부터다. 당시 가든프로젝트는 수익의 2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미 사회적 책임의식이 강한 기업이었고, 재단의 김영석 사회적기업팀장(현 사단법인 씨즈 사무국장)이 이를 ‘사회공헌’ 차원에서 하는 것보다 ‘사회적기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재)함께일하는재단은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비영리 재단으로, 요즘이야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개념은 물론 단어 자체도 매우 생소한 상황이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조경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정도로 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부족한 것을 보면 ‘가든프로젝트’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조경분야 최선두에 서왔던 셈이다.
“지금까지 조경분야에서는 재능기부를 접목해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사회적기업으로 진출하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조경은 환경 개선을 하는 등 그 역할 자체가 이미 공익적이고 사회적이어서 오히려 사회적기업으로 진출하는 데 단점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박경복 대표는 누구보다 조경가들이 사회적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길 바란다. 처음 ‘동네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적 공간을 조성하는 사회적 역할에 조경가들의 안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섰으면 합니다. 조경회사들이 기업의 목적부터 분명한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 2013년 11월 18일 산림분야 사회적경제 주체 간담회. 오른쪽에서 두번 째가 박경복 대표.


도시농업으로 사회문제 해결한다
박경복 대표는 뿌리부터 조경인이다. 조경학 박사이며, 회사를 창업하기 이전에는 강동구청에 재직하면서 ‘일자산 허브천문공원’을 시공해 조경인과 일반인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구청 재직 당시 일본의 선진적인 ‘도시재생’ 분야를 경험하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도시농업’을 통해 많은 사회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공직을 버리고 ‘가든프로젝트’라는 회사를 설립해 조경 및 도시농업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사업을 펼쳐 나가게 된다.
현재는 도시농업, 도시숲, 빗물이용시설 세 가지로 사업 영역을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도시농업은 ‘천연자원의 순환을 통한 도시 재생’이라는 측면에서 가든프로젝트의 본래 창업 의지와 관련해 가장 기초가 되는 사업으로 ‘프라나·베(PRANA·VE)’라는 고유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프라나·베는 ‘프라나·베지터블(PRANA·Vegetable)’의 줄임말로 ‘생명의 에너지·채소’란 의미이며, 텃밭에 필요한 각종 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도시 곳곳에 텃밭을 일구고 빌딩 옥상에 정원과 텃밭을 조성해 녹지면적을 증대시키고 도시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공익적 철학을 바탕으로 그간 장애인복지회관이나 실버타운 등에 무상으로 텃밭을 조성하러 다닌지도 오래됐다. 특히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더욱 많은 소외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직접 땀흘리는 가운데 소통할 수 있어서 박대표에게는 매우 보람된 사업이었다.

   
▲ 프라나·베지터블(PRANA·Vegetable)의 줄임말로 ‘생명의 에너지·채소’란 의미의 도시농업 고유브랜드 ‘프라나·베(PRANA·VE)’, ‘생명의 에너지·숲’이란 의미의 도시 숲 브랜드 ‘프라나·포레(PRANA·FORE)’, ‘생명의 에너지·빗물’이란 의미의 빗물저금통 관련 고유브랜드 ‘프라나·레’(PRANA·RE)가 있다.

움직이는 숲, 그래도 나무는 심어야 한다
도시 숲 관련 고유브랜드는 ‘프라나·포레(PRANA·FORE)’다. 광장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움직이는 숲’은 일종의 플랜터로서, 이 제품의 탄생에는 ‘광장의 자투리 녹지 공간까지 모두 나무를 심었는데, 그렇다면 이제 나무 심기를 게을리 해도 될 것인가’라는 화두가 숨겨있단다.
그간 많은 광장을 부수고 공원을 만들었으며, 또한 각종 조경공사들을 벌이면서 광장에는 더 이상 나무 심을 공간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광장은 아직도 많고, 광장에는 본래의 기능은 물론 녹음이 필요한 공간들이 있다. 박대표는 그런 공간에 품질 좋은 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바로 ‘움직이는 숲’의 아이디어가 됐다. 필요에 따라 광장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생육환경이 좋은 나무가 바로 ‘움직이는 숲’이다.
“몇 년 전부터 도로폭이 넓은 곳에 가로녹지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차도 쪽 1m 정도를 뜯어내고 그곳에 관목과 교목을 심는 것을 보면서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로수 한 개가 가진 생육토심이 매우 열악한 점은 큰 문제죠. 포장공간은 포장공간대로 유지돼야 하고, 나무는 나무대로 잘 살기를 바랐습니다”
‘움직이는 숲’의 장점은 ‘움직인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부에서 뿌리가 돌 수 있도록 넉넉한 토심을 확보해 좋은 생육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자도 적고 움직이기 때문에 간판을 가리거나 이로 인해 민원에 시달릴 일도 없다. 공무원 경력 때문인지 관리 편의성이 충분히 고려됐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는 우연히 산림청을 갔다가 보았던, 적재가 가능하고 이동이 가능한 ‘화물운반용 파레트 구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기존에 사용했던 용기에 배수공간을 뚫고 부직포를 이용하니 흙도 담기고 뿌리 생육에 맞는 토양층을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며, 이곳에 큰 나무 보다는 중교목부터 심어서 키우는 것이 이 제품의 콘셉트다. 프레임 철재에 방근시트보다 더 좋은 내피와 친환경 목재로 마감해 플랜터로서 미적, 구조적, 기능적으로 다방면에서 훌륭하다는 설명이다.


빗물 저금통, 식물에게는 ‘빗물’이 더 좋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에너지·빗물’이라는 뜻을 가진 빗물 저금통 관련 고유브랜드 ‘프라나·레(PRANA·RE)’가 있다. 빗물을 모았다가 이용하는 ‘빗물 저금통’ 사업은 옥상에 텃밭 조성 사업을 진행하다가 대부분의 옥상에 수도시설이 없다는 것을 알고 구상하게 됐다.
빗물은 식물에 필요한 미네랄을 수돗물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다. 대기 중 질소가 빗물에 녹아 흙을 통해 뿌리로 들어가면 식물 생육에 매우 좋다. 빗물은 그저 물을 절약한다는 차원을 넘어 조경용수나 도시농업용수로서 적극적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초기에는 약 300리터 용량의 독일산 수입제품을 사용했다. 하지만 300리터는 식물에 물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해서 1톤 제품 개발에 집중하게 됐다. 각종 소재를 적용해 본 결과 액체 수송에 적절한 녹슬지 않고 오래가는 소재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해 빗물에 최적화된 저장 장치를 개발했다.
하지만 저장용기보다 중요한 핵심기술은 물을 필터링 하는 방법이다. 초기 빗물에는 각종 오염물질과 중금속이 있을 수 있어 빗물저장 때 초기 빗물을 배제시켜야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터링 기술을 적용했다. 이물질을 필터링한 깨끗한 빗물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든프로젝트의 빗물이용시설은 기존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돼 ‘빗물이용시설의 보급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 대규모 민간시설에는 빗물이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법 시행으로 점차 빗물이용시설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민간시설 전반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든프로젝트는 2013년 경기도 수원시와 광주광역시의 ‘빗물 저금통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했고 소형 빗물 시장에 보급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그래서 기존 독점적으로 형성됐던 가격에 비해 30% 이하 수준의 착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서울시 민간지원 빗물저금통보급사업의 50%를 수행해 낸 바 있다. 현재는 중 ․ 대형 빗물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비가 올 때 빗물을 사용하고 비가 오지 않을 때 수돗물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이나 빗물의 냄새 등을 처리하기 위해 값 비싼 소독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본래 빗물이용시설의 취지에 맞느냐 안맞느냐 등 좀 더 검토가 필요한 과제가 남겨져 있다.

   
▲ 빗물 저금통은 용량 1톤을 기본 규격으로 추가로 증설이 가능한 조립식 철재구조다. 가정에서 텃밭용수, 조경용수, 청소용수 저장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가격은 수입제품 및 기존 제품가격의 절반 정도다.


소셜-프랜차이즈 모집 중, 광역권에 5개 만든다
박 대표는 조경가들이 착한 생산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현재 자신의 사업모델을 제공하는 소셜-프랜차이즈를 모집하고 있다. 2016년까지 광역권에 5개 정도의 프렌차이즈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북한을 포함해 동남아 15개국에 이를 보급해 글로벌 소셜-프랜차이즈를 실현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도 밝혔다.
이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선배 조경가로서 청년 조경가들의 가슴에 사회적기업의 꿈을 꾸게 하겠다는 것이 더 큰 이유다.
“우리는 자기의 존귀함이나 생명력을 소진하면서 기업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가든프로젝트는 나의 에너지를 써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어서 이를 더 키우고 여러 사람들에게 보급시켜 나가는 기업입니다.”
박경복 대표는 태양의 융합반응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원자핵의 분열반응에서 나오는 에너지보다 더 좋다고 했다. 융합에너지에서 나오는 ‘생명에너지의 확장성’이 가든프로젝트의 힘이고 지향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녹색을 보급한다는 개념에 앞서 생명에너지를 좀 더 살아있는 에너지로 확장시켜나가는 기업, “발전하세요” 라는 말보다 “나누세요”라는 말에 더 힘이 난다는 아주 착한 기업 ‘가든프로젝트’를 만났다.

 

 

박경복 대표 인터뷰
“돈 없어도, 공간 없어도, 젊은 조경가들의 창업을 돕겠습니다”

   
▲ (주)가든프로젝트 박경복 대표
“도면만 그릴래? 삽질만 할래?” 다소 도발적인 문제제기.
박경복 대표는 젊은 조경가들이 설계와 시공에 집착한 사회진출에 일침을 놓으며 사회적기업으로 진출하라며 꼬시고(?) 있다.
“돈이 없어도 된다. 공간이 없어도 된다. 아이디어가 없어도 된다. 내가 돕겠다”
현재 가든프로젝트는 광역권에 5개 기업을 내는 것을 목표로 소셜-프랜차이즈를 모집 중이다.

Q 정말 아무 것도 없어도 되나요? 마음만 맞으면 되나요?
A 그럼요. 예비 조경가들에게 이만큼 좋은 조건은 없습니다. 당장 돈도 공간도 아이디어도 필요 없어요. 검증된 아이디어들을 내 지역에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일입니다.
물론 제가 해 준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공공기관에서 공간 등 물적 지원을 해 주게 돼 있습니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죠. 자생적인 모델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그것도 없다면 내 사업모델을 사용해도 좋다는 겁니다.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 이쪽 일을 하겠다고 한다면 선배 조경가로서 기꺼이 제공하겠습니다.

Q 어떤 사람에게 연락 왔으면 좋겠습니까?
A 졸업한지 얼마 안됐고, 취직은 힘들지만, 열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조경학과를 나왔으면 좋겠고, 자기 지역에서 사회봉사를 했던 사람이면 더 좋겠죠. 너도 나도 서울로 올라오는데, 서울에서 할 일이 있고 지역에서 할 일이 있습니다. 특히 도시재생은 각 지역에서 해야 된다고 봅니다.

Q 요즘 같은 시대에 좋은 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A 조경가들이 경제적 역할을 사회적 역할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생태 이야기를 하면서 도시 농업과 도시숲을 연결해서 이를 한꺼번에 고민하는 걸 누가 하겠습니까? 조경가들이니까 하지요. 그리고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확장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막 태동하고 있는 ‘소셜-프랜차이즈’이고 저희가 지금 ‘소셜-프랜차이즈’ 기업을 모집하는 이유입니다.
자본도 공간도 국가에서 지원해 줍니다. 사회적기업은 조경인으로서는 자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입니다.

사회적기업은 현재 ‘예비사회적기업’과 이를 거쳐 그간의 실적을 통해 지정되는 ‘인증사회적기업’이 있다. 또한 예비사회적기업은 광역권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형’과 산림청, 환경부 등 정부부처에서 시행하고 있는 ‘부처형’이 있다. 예비사회적기업과 인증사회적기업은 차등이 있긴 하지만 고용 인력에 대한 인건비 및 사업개발에 대한 비용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고 있다.
가든프로젝트가 현재 모집 중인 사업은 각 지역에서 가든프로젝트의 사업모델을 통한 소셜-프랜차이즈 기업을 설립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추진하는 전략이며, 현재 이에 대한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
관심있는 젊은 조경가들은 02-2203-9501 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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