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조경업에서 적폐는?
[김부식 칼럼] 조경업에서 적폐는?
  • 발행인 김부식
  • 승인 2014.07.24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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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고 첫 행선지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인력시장을 찾았다. 최 부총리는 근로자 쉼터를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선물도 주고 일용직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신임 부총리가 제일 먼저 찾을 정도로 건설업이 어렵고 그만큼 근로자의 애로사항도 많다는 얘기다.

태평동 인력시장은 조경현장에서도 급하게 일손이 필요할 때에 찾아가서 인력을 조달해오는 곳이다. 말 그대로 일용직이다 보니 그들의 애로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의 처우를 개선해주려면 우선 건설현장의 일이 많아야 되고 노임단가가 높으며 작업조건과 안전시설이 잘 갖춰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일용근로자에게 일을 시키는 건설회사에서 작업에 알맞은 공사대금을 받아야 가능해진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적정한 공사비를 확보하기란 만만치가 않다. 우리나라 공공공사의 발주는 적격심사, 최저가 낙찰, 턴키 및 대안입찰 그리고 수의계약제도로 운용된다. 2012년 공공공사의 최저낙찰제 낙찰률은 74.7%였고 건설협회가 조사한 전국 513개 현장의 공사실행률이 평균 104.8%가 됐다. 건설회사가 공사를 수행하는데 4.8%의 돈을 국가에 더 들여서 바친 셈이다. 건설회사는 적자 만회를 위해서 온갖 수단을 강구하다보니 부실시공, 하도급업체에 부담 전가, 안전시설의 미비로 인한 산업재해 발생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전문건설업계에서는 대기업 발주공사의 수주를 안 하려고 하도급공사 입찰시 높은 금액의 공사비로 견적을 내서 일부러 떨어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A건설에서는 자재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납품을 하는 회사들에게 연간단가견적을 요구해서 입찰서가 접수 되면 최저가 업체에게 납품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타 회사에게 그 금액을 알려주고 그 보다 조금 더 낮은 가격으로 견적을 하도록 하고 이런 행동을 몇 차례 반복해서 가격을 낮추는 비열한 방법으로 공사원가를 낮추고 있다고 한다. B건설에서는 공사 하도급 발주를 하면서 각 업체의 견적을 받고서는 각 업체의 세부 공종마다 가장 적은 금액을 뽑아서 다시 공사금액을 만들어서 1위 업체에게 그 금액으로 계약을 하도록 하는 야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C건설은 조경시설물공사에 금속구조물 창호공사업 전문 업체에까지 견적을 받아서 조경공사 업무를 한다고 하니 점입가경이다.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하도급 입찰에서 최저가를 지향하다보니 원도급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공사비에도 공사 수행을 하고 있다. 이렇게 비도덕적이고 무리한 방법으로 공사를 수행하다 보니 이들 계약업체는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복지나 안전시설, 품질에 대한 인식은 후진국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공사비로 일을 하다 보니 적자가 발생하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또 다른 공사를 저가에 수주하는 악습을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부도를 내고 만다. 그 여파는 공사가 중단돼서 공정에 차질을 초래하고 그 회사에 납품한 회사와 채권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연결돼서 결국에는 조경산업의 부실화로 연결되고 있다. 근래에 여러 회사들이 파산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대형 건설사의 이런 관행은 조경업에서 도려내야할 적폐 대상의 1순위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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