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준 한국고유식물연구소 대표

 



“고유식물을 연구하는 글로벌 기술 연구소”

최근 고유식물로 조경계에 이슈를 던진 ㈜한국고유식물연구소(대표 윤준, 이하 한고연)이 말하는 비전이다. 한고연은 고유식물의 보존과 가치개발을 통한 이용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조경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윤준 대표와 박상성 차장이 이끌어 가고 있다. 조경학과 동문이라는 그들은 올해 ‘2014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채택돼 프로세스별 멘토링을 받고, 사업 운영에 필요한 코스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고연은 고유식물의 분류가 아닌, 특이성에 초점을 맞춘 가치창출을 강조하며, 고유식물의 보존과 산업화를 목표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가를 꿈꾼다. 오는 18일 열리는 ‘Go You 고유식물 Revolution Story Part1’ 심포지엄 준비에 여념 없는 윤준 한고연 대표를 만나 그들의 비전과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한국고유식물연구소 설립 배경은?
2년 전, 아내의 대학원 과제 때문에 천연기념물 답사를 다니면서 고유식물을 접하게 됐다. 답사 중에 우리나라 고유수종이고, 멸종위기 2급인 미선나무 보존구역을 가게 됐는데, 근처에서 크게 공사를 하고 있었다. 미선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을 보면서 ‘보존이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고, 고유식물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전에 ‘이윤 추구’와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회적기업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2013 소셜 벤처 경연대회’ 창업부문에서 ‘고유식물 보존 및 확대 플랫폼’으로 최우수상과 특별상을 받은 후 ‘2014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채택돼 육성사업을 받으면서 지난 4월 30일 법인 설립을 마쳤다. 기본적인 취지는 고유식물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이용모델을 개발하며 연구해보자는 것이다. 

고유식물과 자생식물의 차이는 무엇이며, 왜 고유식물인가?
자생식물은 분류학적으로 보면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다 포함하는데, 귀화한 외래종도 포함된다. 환경부에서는 고유종에 대해 특정지역에만 살고 있는 동물, 곤충, 식물 등을 통합해서 말하는데, 고유식물은 토착 외래종을 뺀 우리나라에만 있는 종이다. 한고연은 학제적, 법제적 논란에 서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이성이라는 부분에 집중한다. 그 범주에 있는 식물을 가지고 산업화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오는 9월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것으로 아는데, 여기서 나고야 의정서가 비준된다면 고유종에 대한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자원제공국에 공유해야 하며, 원산지 국가에 식물 수입에 관한 로열티도 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고유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산업 시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고유식물의 확장가치를 생각한다면 어떤 공간이든, 틈새시장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 박상성 차장(왼쪽)과 윤준 대표(오른쪽)

 

어려운 점은 없나?
지난해 창업 경연대회 출전을 앞두고 업계에 계시는 선배 기업가분들과 교수님, 박사님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 '돈이 되겠냐?', ‘왜 하려고 하냐?’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가치 있는 일이라서요’라고 답하니 그걸 왜 굳이 네가 하려고 하냐고 하셨다.
또한 법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도 알고 있지만, 생각해 왔던 것을 해보고 싶었다. 기다린다고 변화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후에 경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다시 찾아 갔을 땐 현실적으로 어렵고, 가시밭길이 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가능성에는  점수를 주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려운 점은 어렵다는 생각과 두려움일 뿐이다.


18일에 진행될 첫 심포지엄을 통한 기대효과는?
먼저 조경 공간에 쓰이고 있는 식물 소재에 대한 현황과 그것들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고유식물이 어떤 가치가 있으며,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과 우리가 지금까지 연구해온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밖에도 전문가 네트워크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사전 등록한 분들을 보면 공무원에서부터 농장주, 설계사, 시공사, 일반기업 등 다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가 쌓이는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로컬 네트워크도 생길 것이다. 지역 기반의 농가를 지원할 수 있고, 거기서 바로 소비자들이랑 연결할 수 있는 생산체제가 마련된다고 본다.

올해 중점 사업 및 추진 내용을 알려달라.
18일 열리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심포지엄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데, 11월 초에 두 번째 심포지엄을 계획 중이며, 올해는 두 번 정도 진행되고,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5회까지는 수도권에서 열고, 6회부터는 지자체를 돌며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농가의 어려움을 듣고, 그 부분에서 고유식물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파악할 예정이다. 그리고 공동주택의 특화정원, 공공기관의 외부전시공간 등을 고유식물을 활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로컬 생산네트워크 공모를 시작해 지역별로 생산자들을 모집할 생각이다.
그밖에도 고유식물과 관련된 특허기술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생산, 활용 등에 관한 16가지 관점에서 고유식물의 가치를 분석했고, 조경공간 혹은 조경공간이 아닌 부분에서 용도별로 사용될 수 있는 식물을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이것을 가지고 조경공간을 설계하는 분들을 서포트 할 수 있으며, 상품화를 준비해 내년 초에 선보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고연은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몸소 실천하고 싶은 그런 회사다. 또한 한계 상황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고자 도전하는 회사이자 일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운영할 것이다.
그리고 조경시장이 어려운데, 가장 큰 문제는 어렵다고 못 했던 일들을 미루는 것이다. 이제는 미뤄두지 말고, 하나씩 도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선배, 동기, 후배들이 좀 더 도전적이고, 왕성한 기운을 가질 때라고 본다. 또한 조경 업계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아주 많은 고민을 해야 하지만, 어떤 프레임에도 갇히지 말고 자유로워야 한다고 본다.

▲ (주)한국고유식물연구소의 윤준 대표(왼쪽), 박상성 차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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