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
[김부식 칼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
  • 발행인 김부식
  • 승인 2014.06.19
  • 호수 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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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의 단편소설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시골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어린이들 사이에 형성된 절대권력과 허구성 그리고 그것이 유지되는 배경은 주변의 묵인과 동조에 있으며 그 권력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 중국 무협지나 삼국지를 보면 전쟁이나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승리를 하거나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면 영웅이 되고, 작지만 감동이나 모범적인 행위가 목적상 알려질 필요와 가치가 있으면 영웅으로 미화된다.

얼마 전에 아프칸에 파병되었다가 실종된 미군인 버그달 병장을 탈레반 지도자 5명과 맞교환을 해서 귀환시킨 일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그달 병장의 무사 귀환은 미국은 결코 현장에 미군을 남겨두지 않는다는 흔들린 없는 약속을 상기시켜 준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5년의 포로생활을 꿋꿋이 버텨온 버그달은 돌아오면 영웅이 되는 상황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현실로 나타나서 미국의 자존심을 세워주기에 충분한 스토리텔링이 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버그달은 탈영병이었으며 전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반역자라고 일부 전우들이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버그달을 구하러 다니다 탈레반 병사들이 날린 로켓추진식수류탄(RPG)이 날아들기 직전에 자신의 양옆에 있던 병장과 통신병을 재빨리 밀치고 근처의 다른 5명의 병사에게 “RPG”라고 외치고는 장렬하게 전사한 앤드루스 소위를 비롯해 6명이 전사했다.
결과적으로 한 탈영병을 구하고자 더 큰 희생을 낳고 영웅을 만들려다 머쓱해진 미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 공황상태에 빠진 대한민국은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개조를 추진하기 위해 새 국무총리에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으로 생각한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와 안대희 지명자의 국가 개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들으면서 구국의 영웅이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30억 고액 수임료가 전관예우 논란이 되자 예비 영웅은 사퇴를 했다. 이어서 등장한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의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를 들으면서 이번에야말로 “작금의 혼란스런 대한민국을 구할 진정한 영웅을 추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과거 칼럼과 교회 강연 그리고 대학 강의 등을 통해서 나타난 역사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철학에 대하여 많은 비난이 나오고 있다. 반면, 그의 투철한 애국정신을 왜곡되게 보면 안 된다고 영웅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때문에 생긴 어마어마한 국력 손실과 국론 분열은 어떤 평가로도 환산이 되지를 않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다시 떠오른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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