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준(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장·농학박사)

전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희망을 갖게 했던 6·4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안겨주지 않고, 견제와 균형에 무게를 두고 여야 모두를 심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견제와 균형”은 향후 우리의 일상생활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 조경분야가 처해 있는 현실과 조경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있어 진지하게 고민해 볼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견제의 사전적 용어는 일정한 작용을 가함으로써 상대편이 지나치게 세력을 펴거나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게 억누르는 것을 뜻하고, 군사용어로는 아군의 공격이 수월하도록 적의 일부를 다른 곳에 묶어 두는 전술적 행동을 의미하는 용어이고,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를 의미합니다. “조경산업진흥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조경과 산림분야와의 대화” 등과 관련하여 이에 대한 준비과정과 진행과정 등에 참여하면서 “견제와 균형”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수많은 집단과 그 집단의 구성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문명이 시작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거치면서 오늘의 사회가 유지되고 또한 진화함으로써 발전하여 왔고, 우리는 선세대가 무수한 고뇌와 번민을 통해 이룩해 놓은 이 시대에 무임승차하여 충분히 즐기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후세대들에게 물려줄 그들의 미래에 대하여 어떤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할까요?

21세기는 세계화 시대, 정보화 시대라고들 합니다. 세계화·정보화 시대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국경을 초원하여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로서, 지식과 정보의 교환을 통해 부를 창출할 수 있고, 정보하나로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정 업무의 정보화, 전자 상거래, 인터넷 뱅킹, 인터넷을 이용한 각종 예매 및 정보의 교류 등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가정에 있는 가전제품과 냉·난방장치의 원격조정, 텔레비전을 보면서 냉장고 안에 어떤 음식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전자제품의 원격 점검 뿐 아니라 원격진료 분야까지도 컴퓨터 통신망의 연결로 인해 우리의 생활의 전반을 주도해 나아갈 것입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수술이 실제로 진행되어서 많은 화재를 부러 일으켰습니다. 이 수술은 환자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의사가 환자가 있는 병원의 수술진과 직접 인터넷을 통해서 환자의 사진을 보고 자료를 보면서 수술방법을 제시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의사가 직접 가거나 환자가 해당 병원으로 찾아오는 두 가지 방법 뿐 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보화 시대의 의료 방법으로 원격진료가 가능하게 되었고 병원 수술도 전문의가 직접 집도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멀리서도 직접 수술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세계화·정보화 시대는 개인의 생활의 변화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전 분야에서 기존의 인류사회의 사회 관습 뿐 아니라 경제구조까지도 바꾸는 거대한 변화 요구할 것입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부터 사이버 경제가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진화해 나아갈 것임은 애써 강조하지 않아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산업구조가 기존의 산업사회시스템에서 지식정보사회시스템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책을 쓴 미국의 폴 케네디 교수는 미국의 시대 이후 일본과 중국,인도가 최대 경제권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견을 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저명한 경제학자의 예측과 분석을 무너뜨리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Head to head”를 쓴 미국의 레스터 서로 교수는 지식기반 경제 구현을 ‘제 3의 산업혁명’이라 평가하면서 무형의 지식이 경제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7,80년대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에 대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였고, 정보사회 건설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한 결과 새로운 발명과 창의성으로 경제적 부를 창출한 젊은이들이 많이 탄생하였고, 이들 젊은이들이 창출하는 경제적 부가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자 핵심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진행될수록 조경설계, 시공을 바탕으로 기업을 영위하는 조경산업 또한 이러한 시대의 흐름이 비켜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본인은 우리 모든 조경인들이 시대의 흐름과 시대의 요구를 간과하거나 수수방관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조경분야에도 머지않은 미래에 앞에서 언급했던 원격치료의 예처럼 온라인 즉 사이버 세상에서의 활동을 반드시 요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실험적 연구가 일부에서나마 진행이 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하며, 본인은 이러한 연구와 시도를 다양한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것을 제안합니다.

인접분야간의 기술적 융합을 위한 인력의 확보와 기술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디자인의 개발, 소재의 생산기술, 생산 및 유통, 유지관리와 관련한 네트웍 구축과 그에 대한 시스템, 관련 지식과 정보에 대한 지적재산권 등 수많은 무형의 자산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조경의 미래일 것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의 후세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진행될수록 조경설계, 시공을 바탕으로 기업을 영위하는 조경산업 또한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간과하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바라며, 21세기 세계화, 지식정보화 시대에 살면서 “견제와 균형”의 지혜를 발휘하여 우리 조경분야가 인접분야와의 관계 속에서 동반자이자 리더로서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합시다.

김재준(객원 논설위원·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 회장·농학박사)

키워드
#조경 #김재준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