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당선자여! 계포일락을 새기시라!
[김부식 칼럼] 당선자여! 계포일락을 새기시라!
  • 발행인 김부식
  • 승인 2014.06.05
  • 호수 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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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가 끝이 나고 당선자가 결정됐다. 그동안 힘들고 고생스런 선거유세기간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하며 선거운동을 함께한 출마자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를 드리고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드린다. 특히 낙선자들의 나라와 국민을 위한 충정은 높이 사야하며 그들의 선거 공약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계포일락(季布一諾)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중국 초나라의 계포(季布)라는 사람은 항우 밑에서 뛰어난 용맹으로 이름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매우 현명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신의가 두터워 일단 승낙을 했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신뢰를 받았다. 항우와 천하를 놓고 다투던 유방은 계포 때문에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는데 나중에 천하를 통일하고 계포의 목에 천금의 포상금과 숨겨주는 자는 일족을 멸한다고 포고했다. 그런데도 포고를 아는 사람은 그를 팔아먹는 짓 따위는 하지 않고 오히려 숨겨주었고 유방에게 구명활동까지 했다. 신하로서 충절을 다한 점을 높이 사서 복권이 된 계포는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의로운 일에 힘을 써서 모든 사람들에게 신임과 존경을 받았다. “황금 백 근을 얻는 것이 계포의 승낙 한 번을 받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은 계포의 약속 지킴이 행동을 뜻하는 것이라 ‘계포일락’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우리는 선거철마다 무수히 많은 선거공약을 받게 된다. 출마자와 별다른 면식이 없는 유권자는 출마자의 공약을 따져보는 것이 투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차지한다. 당선자는 당선이 되면서 공약 이행과 국민을 섬기겠다고 다짐을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으로 바뀌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실천 가능성이 없는 정치꾼의 허황된 약속에 식상한 적이 많은 유권자는 투표할 가치를 못 느끼고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애써 뽑아봐야 다 똑같이 약속을 어기고 자기들끼리 다해먹는다는 자포자기식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사전투표율이 11.5%를 차지하고도 56.8%라는 낮은 투표율은 정치에 식상한 국민의 마음이다.

예전 정권에서 대선 때 밝힌 교육공약 73개 중 10개만 지켜져서 이행률이14%에 불과했다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의 교육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된 적이 있다. 4년 전에 실시된 민선 5기 광역단체장의 지방선거 개발공약 이행률이 절반을 약간 상회하는 것을 보면 사업의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보다 표를 노린 개발공약이 남발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초단체장의 공약 이행률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대통령부터 기초단체장까지 공약 불이행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가득하다. 굽던 빈대떡을 뒤집으면 맛있지만 신뢰를 뒤집으면 불신이 된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수습과정에 대한 불신도 공약불이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표현이다. 공약을 믿고 기다린 국민이 참극을 당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당선자여! ‘계포일락’을 새겨보고 초심으로 임기동안 공약을 잘 수행해서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는 공직자로 남기 바란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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