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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Garden] 정원분야의 ‘콤비네이션’을 꿈꾸며
[0호] 2014년 05월 28일 (수) 14:07:31 정대헌 기자 jdh5989@latimes.kr

[월간가드닝=2014년 6월호] 초봄에 여름같이, 성큼 다가온 ‘정원법’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합니다.

산림청이 주도해 국가 정원정책의 A~Z까지 담은 ‘수목원 조성 및 진흥을 위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산림청 정책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예요.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번 사안만큼은 자세히 들여다 볼 여지가 많은데도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전해지면서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원산업을 둘러싸고 4개의 헤게모니가 있는 것 같아요. ‘조경·원예·임학·정원’이 바로 그것이지요.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4개의 각 분야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범위와 역할이 서로 다릅니다.

조경분야는 “정원 자체가 조경의 근원이고, 원래부터 조경 영역이었다”는 입장이구요. 원예분야에서는 가드닝의 행위에 주목하면서 “원예(horiculture)라는 어원 자체가 라틴어의 ‘hortus’(garden, enclose:둘러싸임), ‘cultura’(culture:재배, 가꾸기)에서 유래되어 있듯이 원예가 정원의 근원”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산림분야에서는 외국 사례를 예로 들며 “식물원이 정원에서 출발했고, 정원산업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든 저렇든 정원이 산업으로 형성되기 전부터 작은 수요에 맞추면서 조경이나 원예, 산림(식물원)과는 다른 방향을 가지고 묵묵히 정원업에 전념해 온 ‘정원분야’가 따로 존재합니다.

이렇게 서로가 ‘정원의 주인’이라며 목청 세운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그만큼 높은 주인의식을 서로 갖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만약 최상의 컴비네이션을 통해 큰 그릇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4개의 분야는 저마다 장점이 다릅니다. 대체로 조경분야는 설계디자인은 뛰어나지만 식물을 디테일하게 알지 못하고, 원예분야는 식물은 잘 가꾸지만 설계디자인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산림분야는 식물원 안에서 정원 조성과 운영 노하우가 있지만 실용정원에 대해서는 많이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정원분야에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적 정원문화를 가꿔 왔지만, 큰 중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서로 내것네것 다투고 있는 지점에서 물러나 더 크게 본다면, 역설적으로 서로가 잘하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과 인프라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융합’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원법에 대한 관련분야들의 반대가 계속되고 있어서, 여기저기 발을 걸치고 있는 월간가드닝은 무척 난처합니다. 정원정책 논의가 나올 때면 늘 조심스럽고 때로는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어요. 자기 이익만을 향한 ‘일방통행의 시대’ 또한 성큼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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