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세월호 참사가 말하는 우리문화
[김부식 칼럼] 세월호 참사가 말하는 우리문화
  • 발행인 김부식
  • 승인 2014.05.08
  • 호수 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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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3일이 지났으나 슬픔이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계속하여 벗겨지는 부끄럽고 추악한 모습이 대한민국을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희생자들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현재의 모습이지만 자성의 목소리와 보다 건강한 사회로의 회복에 대한 논의도 있다. 상처가 너무 커서 회복을 논한다는 것이 아직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여 시기상조라고 할는지 모르지만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에 반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큰 사고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제도와 규정을 강조하고 책임자 처벌을 반복하지만 계속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그동안 성장지상주의를 지향한 덕분에 물질의 보릿고개는 넘었지만 정신의 보릿고개는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의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도덕에 기반한 올바른 문화가 파급되고 숙성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비도덕적 문화 속에 죄의식이 없이 젖어있는 상태다. 그 모습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 지경이다.

엊그제 TV 저녁뉴스에 대학 캠퍼스에 불법으로 활개하는 오토바이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정의와 진리를 탐구하고 자유를 구가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학생들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에 번호판도 없고 헬멧도 안 쓰고 있으며 교내라서 단속의 사각지대가 되는 곳에서 도덕사회 실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어서 또 다른 보도가 있었는데 대형 할인마트의 쇼핑카트가 매장이 아닌 인근 아파트의 복도와 엘리베이터 앞에 즐비하게 서있는 모습이 나왔다. 쇼핑 매장에는 분명히 매장 건물 내에서만 카트를 사용하라는 안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층층마다 빨간색, 노란색 쇼핑카트가 줄줄이 놓여있고 매장 직원들이 숨바꼭질 하듯이 아파트 단지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카트 회수를 하러 다니는 모습이 화면에 방영됐다. 그 사이에 어린이들은 방치된 쇼핑카트를 타고 다니다 다치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이 엄마는 어린이에게 다쳤다고 야단만 친다.

이날 방송된 두 장면은 나만 편하면 된다는 우리 사회의 이기적 문화의 단상이라 할 수 있다. 미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공부를 하다 사회에 진출하면 변칙과 유혹에 노출이 많은 현실에서 적당히 안 걸리면 된다는 의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린이에게 “정직해라, 바르거라”라고 암만 강조를 해도 엘리베이터 입구 옆에 놓여 있는 쇼핑카트는 말과 행동이 다른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무의식 범법사회 속에서 살다보니 세월호 같은 참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직접적인 사고 책임은 한정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극복해야할 난제임이 증명됐다. 앞의 보도처럼 학생과 주부들의 교통문화와 쇼핑문화가 개인 위주로 전락한다면 사고는 늘 상존하게 된다.

인간의 삶은 올바른 문화 속에서 성숙되고 완성된다. 안전문화가 정착되고 남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대한민국 국민의 의식개혁 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신적인 보릿고개도 넘어야 한다.

“누가 언제 우리를 슬퍼해달라고 했습니까? 제발 제대로 된 문화를 만들어서 이번 같은 모습을 재발하지 마세요”라고 세월호 희생자들이 말하는 것 같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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