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재개발 광풍시대에 살고 있다.

30년 전 철거민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의 조세희 씨는 지난 달 발생한 ‘용산참사’ 소식을 듣고 “난쏘공을 쓸 때 미래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고, 그것은 벼랑 끝에 세워둔 위험표지판과도 같은 거였다”며 2009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개발지상주의가 빚어낸 쳇바퀴같은 불행이다.

그동안 법과 제도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소중한 것들을 돌보지 않았다.
세입자들의 생존권 외면, 자본의 이익 극대화, 개발지연을 막기 위해 강제철거만 앞세워 온 것은 아니었던가?
지역사회의 공동체는 파괴와 해체의 대상으로 다루지는 않았는가?

선진국에서는 수십 년을 내다 보면서 도시계획과 재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국가와 사회와 기업이 함께,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가려는 공동체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주민들의 추억, 커뮤니티의 조화처럼, 재화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 그들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당연히’ 감수하고 있었다.

이제라도 선진국의 사업추진 시스템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재개발은 ‘공동체의 회복’을 통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가 ‘용산참사’에서 희생된 경찰관과 철거민들의 명복을 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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