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그 꽃을 보기가 좀처럼 어려워 신비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60~120년 만에 한번 꽃이 피기 때문에 평생에 대나무꽃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 줄기가 까마귀 깃털을 닮은 오죽(烏竹)에서 꽃이 펴 학계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진주시 진주성의 논개사당 정원에 있는 오죽이 국내 처음으로 일제히 꽃을 피웠다”고 16일 밝혔다.

일반 대나무는 녹색인데 비해 오죽은 줄기가 검정색이다. 이 대나무는 독특한 생김새 덕분에 정원수나 건물 주위를 가리는 등 전통조경용으로 많이 쓰인다.

이번에 꽃이 핀 오죽은 높이 6m내외, 가슴높이직경 1∼3cm로 약 300그루 안팎이다. 이 대나무는 촉석루 누각에 맞닿은 논개사당 앞마당에 펴 이곳은 찾는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대나무에 꽃이 핀 사례는 ▲1937년 경남 하동에 있는 왕대 ▲2007년 경북 칠곡에서 솜대 ▲2008년 경남 거제의 칠전도에서 맹종죽 ▲2012년 경남 김해의 용두산에 자생하는 이대 등이다.

특히 오죽에 꽃이 핀 경우는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대나무는 꽃이 핀 다음 열매가 열리고 이듬해 고사(枯死)되므로 이곳에 새로운 오죽을 식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최수민 박사는 “과거에는 대나무 개화 양상이 매우 넓은 면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으나, 최근에는 소규모로 피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번에 오죽에서 꽃이 피는 현상은 매우 희귀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대나무의 개화는 그 원인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60∼120년 만에 꽃이 핀다는 주기설,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 여러 학설이 있다.

대나무 꽃이 해마다 피지 않는 것은 번식방법이 씨앗이 아닌 지하경으로 무난하게 이루어져 개화생리에 관여하는 기관이 퇴화했기 때문으로 잠정적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오죽의 개화 후 생장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 원인분석과 동시에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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