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호 (사)인공지반녹화협회장

“소통과 융합은 사회적 트랜드다. 인접분야와 소통과 융합을 통해 협회 발전을 이끌겠다”
지난 2월 말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새 회장으로 취임한 한승호 한설그린 대표는 인접분야와 소통과 융합을 통한 협회 발전계획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 이슈로 떠올랐던 암사정수센터 문제에 대해서는 태양광의 비경제성 등 한계를 지적하면서 옥상녹화의 필요성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페라공연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편안한 맘으로 협회를 찾을 수 있는 즐거운 협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소통과 융합 그리고 즐거운 협회 만들기를 구상하고 있는 한승호 새 회장을 만나 협회의 사업계획과 인공지반녹화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소감?
나를 믿고 맡겨줬다는 측면에서 보면 조경관련 단체의 회장이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다만 협회가 처해 있는 상황이 어렵다보니 기쁨보다는 무거운 맘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회장은 협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협회가 발전하고 잘된다는 건 회원사가 잘되는 것이다.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회원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소통과 융합으로 조직을 이끌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소통과 융합은 사회적 트랜드다. 특히, 조경은 융합적 학문이기 때문에 인접분야와 소통과 융합은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건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래서 우선 건축과의 융합을 일순위로 잡았고, 그 단체가 (사)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다. 생태환경건축학회는 우리협회 초대회장인 양병이 고문이 회장을 역임했으며, 나를 비롯해 몇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종상 서울대 교수가 수석부회장인데 내년에 회장으로 취임한다. 생태환경건축학회와 소통하고 융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이번 총회 때 생태환경건축학회장의 축사와 성종상 교수의 토론자 초청도 그 일환이다. 우선 생태환경건축학회와 관계를 형성한 이후 우리와 관련된 분야의 단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이다. 옥상 및 벽면 녹화의 비중이 낮다. 어떻게 생각하나?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우리만 보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친환경요소를 검토하고 우선 순위을 정해서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 현재 정책책임자들은 다양한 요소 중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비중 있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건축물인증에서 옥상녹화의 비중을 강화하려면 정책결정자를 설득해야한다.
사실 서울시청에 설치된 태양광시설의 설치자금을 회수하려면 70여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태양광시설은 경제성이 없으며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런 태양광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옥상녹화의 필요성 등을 논리적 근거로 지속적인 설득작업을 해야한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노력도 함께해야 한다.

기후변화대응 관점에서 태양광과 옥상녹화는 중요한 방안이다. 하지만 공간적인 측면에 부딪히고 있다. 어떻게 풀어야한다고 보나?
한쪽에서는 태양광과 옥상녹화의 공존에 대해 말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공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존효과보다 되레 태양광과 녹화를 명확하게 구분 짓는 게 서로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태양광과 녹화는 복지문제와 장소성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옥상녹화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며, 시민들에게 녹색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제공되는 공공재다.
따라서 시민 접근이 쉬운 곳은 효율적인 공간이용 측면과 녹색복지를 위해서라도 녹화를 실시하는 게 맞다. 다만 시민 접근이 어려운 곳은 태양광을 설치해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암사정수센터 문제가 발생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은?
암사정수센터 상부 녹화예정지가 태양광으로 바뀐 건 힘의 논리라 본다. 서울시의 신재생에너지 중심정책의 현주소이며 우리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책결정자를 설득해야 한다. 태양광시설을 설치한 많은 건물에서 태양광을 꺼놓고 있는 현실을 부각해야한다. 즉 투자대비 비효율적인 정책임을 논리적으로 설득해야한다. 그 논리적 근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협회의 몫이다. 우리 협회 만의 힘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인접협회와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

임기 내 핵심 사업은?
인공지반녹화대상, 한일옥상녹화 국제세미나 등 기존에 추진해오던 사업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소통과 융합의 실현이다. 즉 생태환경건축학회와의 융합이다. 단순히 총회 때 회장이 와서 축사만 하는게 아니라 세미나도 개최하면서 실질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가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협회와 연관이 있는 물 관련 단체, 방수관련 단체 등까지 단계적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협회 규모가 작다. 확대 방안이 있다면?
협회에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는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또 한 가지 협회가 즐거우면 회원들이 모인다.
당장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협회가 경제적 이익을 담보해 줄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그래서 즐거운 협회를 만들고자 한다. 당장 협회를 통한 경제적 이익은 덜 얻더라도 협회가 즐겁고 재미있다면, 자연스럽게 회원의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회원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회원들이 모이게 되면 일거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함께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번 총회 때 오페라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한 것도 즐거운 협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인공지반녹화의 법제화에 대해?
인공지반녹화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당연히 법제화해야한다. 이 역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인공지반녹화의 필요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알려야 한다. 또한 공공재로서 옥상녹화의 필요성을 얘기해야한다.
단체가 작다보니 2년 내에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지만 인접분야와 손잡고 함께 노력하겠다.
 

▲ 한승호 회장

우리의 인공지반녹화의 기술 어디까지 왔나?
옥상녹화나 벽면녹화는 식물이 살 수 있는 지역에서 가능하다. 반대로 말하면 추운지역은 안된다는 말이다. 싱가포르, 일본, 유럽의 경우 기후자체가 식물이 살기 좋다. 그래서 옥상녹화가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의 경우를 보면 겨울에는 춥고, 강수량도 여름에 집중되고, 가뭄도 있다. 사실 옥상녹화를 하기엔 우리의 기후는 악천후나 마찬가지다. 악조건을 극복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술은 발전할 수 밖에 없다. 비록 독일이나 일본이 옥상녹화를 먼저 시작했지만 우리의 기술은 기후의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발전을 이룬 게 사실이다.

인공지반녹화의 비전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가 이번에 한국에 와서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고 말했는데, 그게 바로 인공지반녹화의 역할이자 비전이다.
도시가 확장될수록 도시에 자연을 만들려고 하는 시도는 늘어날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면 자연을 더 가까이서 즐기려한다. 나아가 자연을 집 안까지 가져오려고 한다.
특히 도심 내 공원부지의 한계로 건축물 옥상이나 벽면녹화 시장은 확대가 불가피하며 나아가 실내로 자연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우리가 찾아야하는 가장 큰 먹을거리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타 하고 싶은 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경단체 관계자에게 한마디 하고자 한다. 조경관련 단체가 대략 20여개 될 것이다. 그 중에 6개 단체가 참여해 환경조경발전재단을 만들어서 조경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 조경의 날 행사는 모든 조경인이 참여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행사가 6개 단체를 위한 행사로 치러졌다. 조경의 날 행사에 초대하거나 혹은 후원 요청을 위해 조경관련 단체에 공문을 보낸 곳이 몇 곳인지 궁금하다. 전 조경인의 행사로 치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최소한 조경관련단체에 후원 요청이나 초청장을 보내는 게 맞다. 사회적으로 소통이 대세인데 조경의 내부적인 소통이 안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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