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을 맞이하면서 동면하던 동물들이 땅속에서 깨어나듯이 조경건설업계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 넘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구상에는 약 900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독수리는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나는 새의 상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독수리가 태어나서 80년을 산다고 하는데 40년을 살게 되면 부리와 발톱이 약해져서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독수리는 홀로 높은 산 정상에 있는 바위에 올라 부리를 바위에 쪼개고 발톱을 이용하여 부리를 뽑은 뒤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새부리가 나오기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새부리가 나오게 되면 발톱을 돌부리에 치고 부리를 이용해 발톱을 뽑아 새 발톱이 나올 때까지 고통을 견디며 다가올 삶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이런 사생결단의 의례를 치른 후 새롭게 얻은 부리와 발톱으로 40여년을 더 산다고 합니다. 약 6500만년 전 중생대 말 백악기에 사라져버린 거대공룡 브론토사우르스는 다른 공룡 무리들보다 일찍 사라졌는데 사라진 이유로 운석에 의한 기상급변으로 소멸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작은 동물에게 먹이가 되어 멸종되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거대한 몸체로 인해 신경이 둔해서 물리고 나서 통증을 느끼기까지 10∼20초가 소요되어 결국에는 힘이 약한 작은 곤충(독충)들에게 차례차례 먹이가 되어 멸종되었다는 것입니다.
각기 다른 사례를 통해 우리는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 까요? 사생결단의 의지로 새부리와 새발톱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사는 독수리와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멸종된 브론토사우르스! 길고긴 불황에 휘청거리며 조경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들은 선택을 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독수리처럼 사생결단의 변화를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브론토사우르스처럼 멸종의 길을 선택할 것인지를...
또 한가지, 중소기업도 구성원이 가진 비젼에 따라 대기업 못지않은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실화를 소개 하겠습니다. 1973년 6월 제1차 오일파동이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일본의 종합상사의 직원은 신문 속에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합니다. 당시 중동에서 미국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례적으로 미국을 향해 돌출발언을 하기 시작하였고, 아랍 국가지도자들의 작은 접촉,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회동하는 것들이 신문기사로 자주 거론되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일본의 종합상사 직원은 ‘중동에서 전쟁의 조짐이 보이니 원유를 비축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라는 보고서를 올립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 회사에서는 모든 자금력을 동원하여 원유를 사게 되었고, 그해 10월 제4차 중동전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OPEC에서는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을 지원했던 미국과 다른 지원국들에 대해 석유수출을 금지시켰을 뿐 아니라, 석유생산량을 감축함으로 2.5달러에 불과하던 석유가격을 12달러까지 치솟아 세계경제를 마비시킨 제1차 오일쇼크를 몰고 온 사건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종합상사 직원 한 사람의 ‘세상을 읽는 눈’이 위기를 기회로 만듦으로서 국가와 회사에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돈을 갖고도 원유를 구할 수 없어 전 국민이 주유소 앞에 길게 줄을 서야 했고 제한된 송전으로 인해 서울은 죽음의 도시가 되어야 했던 뼈아픈 경험을 했던바 있습니다.
‘세상을 읽는 눈’을 가진 일본의 종합상사 직원의 사례를 통해, 우리 모든 조경인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과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각고의 노력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여 조경인 모두가 성공한 미래의 주인공으로 새로이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닭은 분명 조류에 속합니다. 하지만 날지는 못하지요. 인간의 손을 탄 까닭입니다. 들과 숲에서 뛰놀던 닭을 사람들이 잡아 집에서 길렀기 때문이죠. 새가 날개 짓을 하는 이유는 많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개나 고양이로부터 습격을 받게 되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먹이를 구하는 것도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간들에 의해 사육되면서 튼튼한 울타리와 충분한 먹이가 제공됨에 따라 닭은 날아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었고 결국에는 날지 못하는 조류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우리주변에는 관행, 습관, 오랜 타성에 빠져 닭의 경우처럼 비행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례를 수없이 보았을 것입니다. 독수리의 예를 기억하여 미래를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현명한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는 1세기의 발전 속도가 지금의 100년에서 2020년에는 76일로 앞당겨진다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야 만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생결단의 각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업무분야 뿐 아니라, 조경이라는 공동체를 성장시키는데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여야 합니다. 조경인 여러분의 미래가 곧 조경의 미래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축제로 즐기기 위해서는 독수리처럼 사생결단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며, 또한 세계를 보는 안목과 지혜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조경은 우리의 삶입니다. 삶은 무엇입니까? 예술입니다. 예술은 세상의 단순한 잣대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조경은 인류가 존속되는 한, 계속 발전하고 진화하면서 인류사의 중요한 축으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