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 부문에서 조경을 건축에 통합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경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LH는 연초 업무보고를 통해 원가절감 차원에서 조경공사를 건축공사에 통합발주 하는 계획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계획은 2개 지구를 대상으로 하반기에 시범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민감한 사안인데다가 내부적으로 반대의견이 있어 사업을 확정짓지 못하고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부문에서 조경과 건축을 통합발주 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반대의견도 있어서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사업대상지 뿐만아니라 사업추진 여부도 검토단계라고 밝혔다.

LH의 통합발주 검토 건이 흘러나오면서 조경계는 충격을 빠진 모습이다. 조경관련 단체는 자세한 경위를 파악해서 항의 방문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경업계 관계자는 “조경의 최대 발주처인 LH에서 조경을 건축에 통합 발주하는 건 조경을 죽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설령 사업이 추진되지 않더라도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조경인으로서는 위기감이 느껴진다”며 조경의 최대 발주처인 LH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경공사가 건축에 통합발주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조경업체에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LH 처지에서는 경비절감을 위한 목적이지만, 조경업체 처지에서는 존폐위기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를일이다.

현재 조경으로 발주가 나면 일반적으로 낙찰률은 85%선에서 받지만 건축으로 통합발주로 나오면 74% 선에서 낙찰을 받게 된다. 특히 통합발주 때 금액이 커서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데다가 300억원 이상 일 경우 최저가낙찰제가 적용되면서 하도급을 받는 조경업체의 낙착률은 크게 떨어질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낙착률 하락은 품질저하와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예산을 절감하다가 부실공사로 인해 더 큰 사회적비용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조경이 건축의 부속 공종화 될 수 있다는 우려와 최대 발주처인 LH에서 시행하게 되면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조경업계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는 이유이다.

조경계 관계자는 “건축에 통합발주되면 조경은 건축의 부속공종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사안이다. 낙찰률하락과 물량이 크게 줄어 조경업계의 충격이 클 것”이라며 “LH는 검토하는 단계라고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조경업체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라며 통합발주로 인한 조경업체의 피해 심각성에 대해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조경인은 “LH는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자고 수시로 강조한다. 그런데 조경공사를 건축공사에 통합발주하는 게 조경업체와 상생하는 것이고 동반성장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LH가 조경업체와 진정으로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을 원한다면 통합발주는 폐기돼야 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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