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최초의 공원조성비로 관심을 가졌던 국토교통부의 ‘생활공원 조성사업’이 끝내 새해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5개년 사업 중 첫해 사업에 대한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5시 15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4년 예산안’은 지난해 10월 제출한 357조7000억 원보다 1조9000억 원 삭감된 355조8000억 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막판까지 기대를 모았던 국토부의 ‘생활공원사업’과 ‘저류공원사업’이 기획재정부 반대로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조경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생활공원사업과 저류공원사업은 지난 10월 제출한 ‘2014 국토교통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269호, 국토부 ‘생활공원조성사업’ 무산 위기)의 보도 이후 국토부 담당자과 조경계를 중심으로 예산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한 결과 250억 원을 2014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해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막판 심의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공원은 지자체 사업이기 때문에 생활공원에 정부예산을 절대 배정할 수 없다”는 기존논리에 막혀 조경계가 고대하던 국토부의 첫 공원조성 예산확보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기재부의 반대 논리는 간단하다. 지자체 사업을 정부예산으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 자체가 다르기고 하고, 지자체 사업을 지원해 줄 근거도 없다. 공원사업은 지자체 사업이므로 앞으로 정부예산을 반영할 계획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얼마 전 몇 십억 정도의 지자체사업 예산을 반영해 준적이 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몇 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지자체 사업이 대부분 그렇다. 그래서 당분간 지자체의 신규사업에 대한 예산지원은 없다”고 강조 한 뒤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도시공원관련법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생활공원사업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기대감이 컸던 조경계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조경업계 관계자는 “사회기반시설인 도로가 국도와 지방도로 구분하고 있는 것처럼 녹색기반시설인 공원 역시 국가공원과 지방공원으로 구분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한 뒤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는 사업이 이대로 무산될 경우 모든 책임은 예산편성에 반대했던 기재부가 져야 할 것”이라며 생활공원 예산을 반대했던 기재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조경관계자 역시 “공원사업은 이제 정부사업으로 추진해야한다. 적은 돈으로 국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녹색복지 시설이자 미래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인 공원 사업을 기재부에서 망치고 있다”며 기재부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생활공원사업은 국토부가 국비 2500억 원, 지자체 2500억 원 등 총 5000억 원을 들여 2017년까지 총 1000곳의 ‘생활공원’을 조성하려던 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전국 지자체 담당공무원을 대상으로 ‘생활공원 정비사업’ 설명회를 갖고 5개년 계획을 공개했으며, 2014년에는 100곳을 선정해 조성할 계획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5년 사업인 만큼 첫 해에 적은 예산이라도 확보를 해야 사업 추진이 수월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기재부를 설득하지 못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깝다”며 “하지만 생활공원 사업은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 정부 내에서는 계속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4년간 지속적으로 예산확보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이어 그는 조경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 이슈를 통해 기재부를 설득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조경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공원은 정부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이슈를 공론화시켜 기재부를 설득시켜 나가길 바란다”며 조경계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도시공원 내 저류시설을 확충해 빗물투수 면적을 늘리고 빗물유출 조절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재해저감형 저류시설 설치사업’ 역시 예산확보에 실패했다.

저류공원 사업은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서울 양재근린공원과 목포 이로공원 등 2개소에 대한 설계가 이미 완료된 상태여서 예산확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소방방재청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산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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