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경기술자 7만 시대…교육은 ‘토목’으로 받아야 하나?
[사설] 조경기술자 7만 시대…교육은 ‘토목’으로 받아야 하나?
  • 논설실
  • 승인 2013.12.26
  • 호수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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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말 현재 조경분야 국가기술 자격증 취득자는 조경기술사 323명, 조경기사 1만2065명, 조경산업기사 9238명, 조경기능사 4만9355명 등 총인원 7만명을 넘어섰다. 1977년 국가기술자격으로 조경기술자를 배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누적 인원이다.

정부는 ‘국가기술자격법’을 운용하면서 정기적인 보수교육을 이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건설기술자에 한해서만큼은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라 별도의 교육을 이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설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대부분 건축·토목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편성돼 있고 조경기술교육은 전체 14개 교육기관 중 1곳만 개설돼 있으며, 그마저도 수강인원 미달로 유지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에 따라 조경기술자 및 조경감리원들은 그동안 토목 중심의 기술교육을 받아왔다고 하니 전문화 시대를 거스르는 대표적인 역행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한 특급기술자가 받은 교육내용은 1주일 동안 도로시공관리, 교량의 유지관리 등 토목 중심으로 편성된 강의를 들으며 시간을 ‘허비’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조경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조경기술자라면 누구나 다르지 않은 심정일 것이다.

국가 법령으로 교육을 의무화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까지 부과하고 있는 건설기술교육제도에서 조경 강좌가 소외돼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교육운용기관의 조경분야 배려 부족이 가장 크다. 교육서비스를 제공받는 정책소비자에게 필요한 강좌가 무엇인지에 대한 일체의 노력 없이 투자비용 대비 기대효과가 거의 없는 교육만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제대로 된 강의평가와 피드백을 반영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개선할 수 있는 일이다.

둘째, 조경기술자들의 피동적 수강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특정 개인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조경기술자 전체의 광범위한 불합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조직적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것은 국가가 조경기술자에게 부여한 사명과 역할을 스스로 망각하고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바쁜 현장 일정에 얼른 복귀해야 하니 어떻게든 이수시간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우리 모두가 조경건설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주범인 것이다.

셋째, 제도 개선을 위한 조경 관련 단체들의 역할이 미흡했던 원인도 크다. 사태가 이렇게 되는 걸 알면서도 수십 년간 방치해 온 데에는 조경건설기술인 이익대변 단체가 마땅하지 않았던 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다행히 최근 한국조경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하니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현행법에 따라 실현가능한 방법을 단계별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조경기술 교육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늘려야 한다. 변화하는 정책과 트렌드에 따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 및 실무교육은 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조경계는 필요에 따라 수많은 세미나와 강좌를 열고 있지만, 이를 제도권 보수교육체계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하여 그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다섯째, 조경기술 교육에 대한 홍보활동 또한 중요하다. 현재 전국 14곳 교육기관 가운데서 인천에 있는 건설기술교육원 본원에서만 연 1차례 조경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인원 미달로 유지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홍보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면 조경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서라도 더 많은 교육 대상자들에게 알리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조경기술자 7만 시대에 원치도 않은 토목 중심의 기술교육을 땜빵식으로 받아야 하는 이 현실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비극의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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