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에덴도시녹화' 공동창업자들(사진 왼쪽부터 전경은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양순모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휴학(대표), 박준규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휴학)


최근 몇 년 새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취업문이 좁다보니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창업을 장려하면서 청년사회적기업 혹은 소셜벤처가 뜨고 있는 가운데 비조경학과 출신 학생들이 조경산업을 활용해 청년사회적기업에 도전장을 던져 화제가 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위축되어 있는 조경계지만, 청년들의 조경산업에 대한 도전과 열정은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옥상녹화사업을 통해 탈북민이 우리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모인 이들은 연세대 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주)에덴도시녹화’다.
에덴도시녹화는 양순모 대표(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휴학)를 비롯해 박준규(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휴학), 전경은(연세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휴학), 서민규(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4학년 휴학) 학생이 공동 창업한 청년사회적기업이다.  4명이 학생들이 공동 창업한 ‘에덴도시녹화’는 옥상녹화 관련 제품개발과 시공 등을 통해 탈북민들이 우리나라 사회에서 기술력을 갖고 정착할 수 있도록 길은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로 출발했다. 옥상녹화사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제품개발에 젊음과 열정으로 도전하고 있는 ‘에덴도시녹화’ 창업자들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에덴도시녹화’는 탈북민이 한국사회에서 기술력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청년사회적기업으로 지난 4월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하는 ‘청년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당선돼 3000만 원의 지원금 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에덴도시녹화’라는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과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10월에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신청을 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탈북민 1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20살의 탈북민 청년은 옥상녹화 시공분야에 대해 전문 기술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 이 청년은 추가적으로 유입될 탈북민이 시공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창업자들은 사회를 혁신하고자 하는 국제학생단체 연세대 ‘인액터스(enactus)’에서 활동하는 던 학생들로 활동과정에서 탈북민에 주목했다.

이들은 탈북민들이 우리사회에 정착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탈북민들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단순노동을 위해 고용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청년들과 탈북민들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그들이 기술력을 갖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자들은 창업의 테마를 ‘환경’으로 설정한 후 우연하게 미국에서 실시했던 ‘그린루프버스 운동’을 알게 됐고, 그게 ‘옥상녹화’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처음 들어본 조경, 옥상녹화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 청년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에덴도시녹화' 공동창업자들

양순모 대표는 “옥상녹화와 관련된 심포지엄에 참석한 분들을 메일링해 우리의 창업의도를 무작위로 제안했다. 그 중 유일하게 우리의 의도에 관심을 가져준 오충현 동국대 교수를 몇 차례 만났고, 그 과정에서 김철민 한국도시녹화 대표를 소개받았다”며 “처음 우리의 제안을 들은 김철민 대표는 무조건 성공한다고 했다. 한국도시녹화에서도 시공팀을 만들고 싶어했던터라, 우리 제안과 한국도시녹화의 아쉬운 부분이 일정정도 맞아 떨어진 것이다”며 옥상녹화 그리고 김철민 대표와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학생들과 김철민 대표와 첫 만남은 12월이다. 첫 만남 이후 2~3개월 동안 ‘에덴도시녹화’가 가져야 할 포지션이나 방향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에덴도시녹화는 김철민 대표의 배려로 현재 한국도시녹화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멘토로서, 나아가 인큐베이팅을 해주면서 연계기업으로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양 대표는 “또 많은 도움을 받은 곳이 우리처럼 한국도시녹화의 지원을 통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한 ‘거름’(대표 하덕천)이라는 업체다. 이 업체는 충북 청주에서 옥상녹화 시공과 제품개발을 하고 있으며, 농촌개발사업, 옥상녹화 등을 추진하면서 취약계층 여성을 인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길을 앞서간 업체다 보니 많은 도움이 됐다. 거름은 우리의 롤모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옥상녹화를 처음 접했을 때 도시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옥상녹화의 가치를 크게 봤다. 또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옥상녹화 관련 사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환경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청년사회적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만 담보된다면 공사 수주에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조경학과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경제학과,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이 옥상녹화사업을 창업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양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옥상녹화가 무엇인지 공부하고, 알아갈 정도로 우리는 이 분야에 문외한이었다. 그래서 현황파악하고 시장조사 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나마 짧은 시간 동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줬기 때문이다”며 비조경학과 학생으로써 조경사업을 한다는게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익모델이다. 창립 의미와 의도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은 기본이다. 에덴도시녹화는 제품개발을 중심으로 시공과 기업의 CSR프로그램 등을 수익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양 대표는 “옥상녹화 관련 제품개발을 우리의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1개 제품은 이달 안에 시제품이 나올 예정이며, 또 하나의 제품 역시 완성단계에 있다. 제품개발은 우리의 핵심 수익모델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국도시녹화의 많은 지원과 도움을 받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도시녹화의 시공부분을 에덴도시녹화에서 수주하는 것으로 협의해 가고 있다. 또한 기업의 CSR프로그램(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을 추진할 때 사회적기업의 장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며 제품개발, 시공 등을 통한 수익모델의 비전을 강조했다.

에덴도시녹화에서 곧 출시할 제품은 ‘윈도우 가드닝 박스’다. 이 제품은 유치원, 학교 등 환경교육 자재가 필요한 소규모 단체에서 아이들 교육용으로 활용하거나 일반인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값도 싼 편이다.

‘윈도우 가드닝 박스’는 심지관수식으로 물을 공급한다. 특히, 급수구와 퇴수구가 분리되어 있으며, 중간에 격막을 삽입할 경우 1/2 크기로 커팅도 가능하다. 아울러 뒷면에 메쉬를 연결할 수 있어 덩굴성 식물도 키울 수 있다. 또한 박스끼리 상하결합이 가능해 벽면녹화시스템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에 박준규 공동창업자(연세대 4학년 휴학)는 “우리가 구상하는 제품은 조경회사에서 개발하는 큰 규모의 제품이 아니다. 일반인 혹은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작게 사용할 수 있고, 개인이 쉽게 살 수 있는 제품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제품이 주력제품임을 강조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창업에 나선 청년들이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가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은 창업과정에서 정부의 형식적인 교육에 대한 아쉬움과 사람 그리고 지원금에 대한 복잡한 행정적 절차 등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박준규 공동창업자는 “우리는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본없이 창업한 우리에게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의 취지에 공감하고,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하는데 그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서류가 많고 과정이 복잡해 시간적인 투자가 많다는 불만도 있다.

전경은 공동창업자(연세대 3학년)는 “3000만 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을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다. 창업 초기라서 할 일도 많은데 서류, 문서 작업에 시간 투자가 매우 많이 든다”며 행정 간소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 청년사회적기업을 지향하는 '에덴도시녹화' 공동창업자들

에덴도시녹화는 탈북민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단순업무로 고용하는 관계가 아닌 그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적기업을 지향한다. 아울러 탈북민이 자립할 수 있는 기술교육을 위한 교육기관으로서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양 대표는 “에덴도시녹화는 청년과 탈북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회사다. 탈북민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고용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탈북민들이 옥상녹화 기술을 습득해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교육 양성소 역할을 통해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또 박준규 공동창업자는 “사회라는 고객에게 가치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전달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품개발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 조경산업의 위기라고 일컫는 지금, 조경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젊음과 열정으로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기대된다.

한편, 에덴도시녹화는 12월 12일 환경부로부터 '2013년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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