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에 서울의 어린이대공원과 한평공원에 대한 별도의 모임이 있었다.

이들 두 공원은 규모면에서만 16만 배의 차이가 있다. 면적뿐 아니라 역할과 기능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공원이이 때문에 갖는 공통점도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비인 순명황후(민씨)의 능(유강원)이 있던 곳인데 순종이 승하하자 금곡의 홍유릉으로 합장해 옮겨지자 일제는 이곳에 경성골프구락부(광복 후 서울컨트리클럽)를 만들었고 박정희 대통령이 어린이를 위한 공원을 만들라는 지시로 골프장을 옮기고 어린이대공원이 건설되어 1973년 5월 5일 개장된 당시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 어린이공원이 탄생됐다.

올해로 40년의 역사를 가진 어린이대공원은 노후된 시설로 재단장을 하고 있지만 예전의 문화 역사와 상징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꿈마루’는 서울컨트리클럽 당시의 클럽하우스로 지어진 건물로 현대 건축가 나상진의 역작이다. 김중업과 김수근으로 대표되는 현대건축의 초창기 모습을 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볼 수 있는 장소가 꿈마루다. 지속되는 리뉴얼 사업 속에서도 기본을 지키는 소중한 근대문명의 산물이며 역사의 발자취다.

40년 동안의 어린이대공원 시간 속에는 많은 추억과 정취가 쌓여있다. 이곳에 30년의 세월을 더하면 어떻게 변화가 되는지에 대한 상상을 해보는 ‘소셜 픽션@어린이대공원’ 컨퍼런스가 열렸다. “공상과학소설들이 결국 과학의 세계를 현실화 시켰듯이 사회적인 문제도 먼저 미래를 상상해본 뒤 그것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방식으로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열린 모임은 문자 그대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는 30년 후의 어린이대공원의 미래 모습이었다. 100여명의 일반 시민이 참여한 토론회는 30년 후 어린이대공원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주는 열린 토론이 됐고 기발한 표현이 많이 나왔다.

반면 한편공원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2002년에 서울시 녹색위원회의 후원사업으로 시작되어 성과가 나자 3년 연속사업으로 진행되다가 이후에 신한은행의 사회공헌사업으로 후원을 받아서 진행이 되고 있다.


11년 동안 총 45개소의 한평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자그마한 한평공원에는 어쩌면 어린이대공원보다 더 많은 복잡한 질문과 과제가 담겨있다고 해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평공원에 주민참여가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다양한 주체간의 갈등은 무엇이었는지. 설계와 시공에서 전문성은 향상되었는지 그리고 한평공원에 담긴 많은 주제들은 우리사회의 변화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되돌아보고 미래의 한평공원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그동안 동반 시행되어온 쌈지공원, 골목길가꾸기, 한뼘공원과 비슷한 의미의 한평공원이 시민단체가 주도가 되면서 유지되는 방향성은 도시사회문제의 해결이며 그 과정에서 주민협력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30년 후 어린이대공원을 상상하며 느끼는 감정을 한 단어를 발표하는 말에는 사랑, 행복, 소통, 동심, 평화, 자유, 설레임, 야성, 비움, 상상력, 가능성, 즐거움, 함께 등의 많은 단어가 나왔는데 이 말들은 한평공원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조경설계에서 모두 필요한 주제이며 조경가들이 귀 기울여 들어봐야 하는 이야기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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