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과거 식물을 감상하고 가꾸는 장소에서 오늘날 치유와 소통의 장소로 그 의미가 확대된 만큼 조경계와 시민들 관심과 학습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원녹지정책에도 정원 조성과 정원문화 확산은 시대적 흐름과 가치의 재발견을 통하여 하나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중심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발적 시민참여일 것이다.

생활공간 속에서 정원을 조성하고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하여 2012년 12월 시민정원사 인증제도 운영이 포함된 경기도 녹지보전조례가 개정된 후, 120시간 교육기간을 거쳐 2013년 11월 24일 제1회 시민정원사 인증 이론 및 실기 평가시험이 치러졌다. 수능시험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제2의 인생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 시대 베이비부머 세대 처지에서 보면 매우 길고 고난한 시간이었음에도 즐겁게 과정을 마치신 예비 시민정원사 분들께 다시 한 번 힘찬 응원의 박수를 드린다.

돌이켜보면 시민정원사가 탄생하기까지는 8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2006년 기획되고 추진된 조경가든대학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이 에너지였다. 조경가든대학은 녹색문화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에서 기획되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원녹지정책추진과 함께 시민들에게 녹색기반을 만들고, 정원을 유지관리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여 시민 스스로가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문화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이었다. 최우선으로 인적인프라를 갖추어야 했고, 이 인적인프라가 녹색공동체를 형성하여 지역사회에서 자발적인 녹색시민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경가든대학은 실내외 정원조성에 관한 대표적인 녹색시민교육으로 타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사례가 되었다. 조경가든대학은 대학교 및 수목원, 식물원과 연계한 산학교육프로그램으로 정원의 이해부터 식물과 환경, 식물의 생리, 정원수목 및 병해충, 식물의 번식, 전정, 정원계획 및 설계, 실내정원 조성, 실외정원 조성, 잔디 관리 등 정원과 관련된 기본적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으로 구성해 지금까지 수료생 약 5000명을 배출했다.

교육과정이 끝난 후, 수료생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고, 정기적 자체교육과 함께 재능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좋아서 그렇게 이웃과 함께 집, 거리, 아파트 단지에 꽃과 나무를 심고 관리하며, 소외된 분들에게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 드리기도 하였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는 시민정원과 실험정원을 조성하고, 정원 안내원으로 봉사하였다. 또한 수목원 및 식물원, 한국전통정원, 개인정원, 도시공원, 쌈지공원, 학교숲, 조경박람회, 건축박람회 등을 견학하며 경기도 정원문화의 구심체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경기도는 조경가든대학의 비전과 목표를 더욱 명확하게 확립하고, 체계적 인적자원관리와 제도적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시민정원사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이다.

시민정원사 인증제도는 미국의 마스터가드너, 영국의 영국왕립원예협회 가드닝 과정, 일본의 그리세이버 및 공원관리운영사 제도를 참고하고, 우리나라 실정을 고려하여 발전적으로 재통합한 제도다. 시민정원사는 정원조성 및 관리에 관한 이론실습과정을 이수한 사람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봉사인턴과정으로 전정관리, 잔디관리, 병충해관리, 화단관리, 비배관리, 정원조성, 조경수목 등 실습위주 교육프로그램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했고, 지치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 요구되었다. 1기 100명 중에서 미수료자, 미응시자 및 탈락자 16명을 제외하고 평가시험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예비 시민정원사는 84명이다. 심한 고열과 감기로 시험을 보지 못하신 분, 해외 출장으로 응시를 못하신 분, 안타깝게 탈락한 분도 계시기에 마음 한구석에는 갑갑한 울림이 있다.

2013년 12월, 첫 시민정원사 인증과 동시에 경기도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공원녹지정책분야에 새롭고 참다운 변화를 선도하게 될 것이며, 마을과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녹색문화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다시 기다리는 그 봄에, 시민정원사가 꽃으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최연철(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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