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선 올해는 경관법 전부개정,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어촌특화발전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이 제정 혹은 시행되고, 지역문화진흥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등 다양한 법제 환경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일본 마치즈쿠리의 한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우리의 ‘마을만들기’가 지난 해 부터 붐을 이루고 있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움직임들 모두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거나, 이미 동일 혹은 유사한 법제도가 정비되어 있는 것들이어서, 겉보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일본의 그것들과 비슷하다고 여겨질 수는 있지만 실제로 전개되는 양상은 전혀 다르기에, 녹화나 도시재생, 마치즈쿠리에 관심이 있는 관계자들에게 일본의 현장에서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현장에서 배운다 – 일본 중소도시 지역재생 사례를 찾아서’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일본의 중소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과 도시를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하나의 부서에서 지역재생이나 도시재생을 추진하지 않고 서로 연계하여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들로부터 시작된 마치즈쿠리인 쿠라요시 시라카베도죠군 사례, 주민과 행정이 함께 시작한 마치즈쿠리인 미즈키시게루로드 사례, 쿠라요시역 주변 도시재생정비계획구역 지정으로 역 주변 일대에 대한 마치즈쿠리 구상을 추진한 쿠라요시역주변 사례는 우리나라 중소 지방자치단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대규모 국비사업을 가져오는 것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는 우리나라에 비해, 주민과 지역에 필요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 국비사업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의 태도는 매번 확인하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전국도시녹화페어라는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여, 지역의 환경적 질을 높이고, 지역 원예산업 활성화 및 관광활성화를 추구하면서, 다양한 마치즈쿠리 및 도시재생 사례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재생에 노력하고 있는 점은, 설명에 열심이었던 담당공무원과 지역 활동가들의 모습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정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정원 조성이나 공원 조성, 정원박람회의 개최로 끝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주민과 지역의 삶의 질과 환경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연계 활용하여 지역활성화, 도시재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이 함께 느낀 교훈이었다.

3박4일 짧은 기간이었지만, 건축·도시계획·공공디자인·산림생태·공공투자·환경운동·방송사·신문사·조경 등 정말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해 서로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느 여행보다 만족도를 높여준 요인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서 더욱 발전적인 모임을 지속하기로 하고 오는 23일 거제도에서 창립대회를 갖게 된 것 또한 뜻깊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오민근(한국조경신문 편집주간·지역과 도시 창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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