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개인 또는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력을 주는 사건이나 시기를 기념하여 의식하는 행위다.

역사적으로 축제는 종교의례에 주로 행하여졌고 강력한 사회통합력을 지니며 성스러운 존재나 힘과 만날 수 있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러던 축제가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되면서 다양화되고 문화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통 있는 마을축제가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고 단순한 놀이가 아닌 중요한 문화현상의 하나로 평소와 다른 시공간적인 유쾌한 체험을 하게 한다. 그 중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해서 자긍심도 고취된다.

근래에 불꽃축제가 2곳에서 열렸다. 그리고 1곳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축제 중 가장 짧은 시간에 끝나면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축제가 이것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열린 여의도 불꽃축제는 약 1시간 반 동안 무려 11만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면서 30억 원이 불꽃과 함께 하늘로 날아갔다. 물론 국내기업이 외국회사와 연합하여 개최하는 것이고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빛 감상은 매우 인상적이며 축제로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축제의 화려함에 비해서 너무 초라하고 부끄럽다. 낮부터 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애교이고 치맥을 비롯한 먹을거리를 가져오는 것은 피크닉 온 기분으로 여기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인파가 모이다보니 사람과 차가 뒤엉키고 도로 기능이 마비돼서 경찰력으로는 도저히 통제가 안 되는 무법천지를 방불케 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니 자리를 밟고 가는 것은 일쑤고 더 잘 보기위해 밀치고 싸움까지 일어나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여러 군데서 연출되고 노점상과 불법주차가 만연했다. 100만 명이나 몰리는 행사에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것과 쓰레기투기 교통난리 등이 반복되는 축제를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며칠 뒤에 열린 인천 음악불꽃축제는 불꽃재가 날아 와서 15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예상보다 강한 바람이 불어서 불꽃을 터트리기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강행하다보니 사고로 이어졌다. 이곳 역시 약 45만 명이 운집하는 행사여서 사고 위험성이 예상되던 곳이다. 여의도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축제장 주변 도로는 불법주차 차량들로 아수라장이 됐고 화장실을 찾으러 헤매다 보니 노상방뇨도 하고 사고까지 겹치니 엉망진창 축제가 됐다.

며칠 뒤에 부산에서 또 불꽃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지난해에 사고가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사고가 생기면 재수가 없었다고 변명이라도 해야할까보다. 축제는 안전이 우선인데 국적불명의 축제가 안전 불감증을 만연시킨다면 안 될 것이다. 불꽃 난장판이 또 만들어지는 것을 또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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