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과 융합의 시대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위기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엄습해오고 있다.

기후변화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채 생태를 파괴하고 온실가스를 마구 배출해 온 인류에게 내리는 징벌적 재앙에 해당한다. 지구 곳곳에서 가뭄과 사막화, 폭설과 한파, 폭우와 대홍수, 지진과 쓰나미, 폭염, 집중호우 등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인명피해 또한 속출하고 있다. 한반도 또한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여태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이변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일상과 행정을 보면 아직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500명 이상 사망자 또는 5억 달러 이상 재산 피해가 발생한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 건수가 과거 1980년대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 기상이변의 연평균 발생 건수는 1980년대는 12.7건, 1990년대는 19.2건이며, 2000년대는 24.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 우리는 전 지구적, 전 산업적으로 통섭적인 방법을 통해 최상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우선이다. 그렇지만 어리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암사정수센터 고도정수시설 상부에 예정되어 있던 옥상녹화가 뜬금없이 태양광시설로 바뀐 사건에 따른 논란이 있었는데,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든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사업들은 옥상녹화 결합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자 내놓은 사후 약방문에 생태가치가 얼마나 담겨있을지 의심스럽지만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기를 주시하고자 한다.

이미 유럽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태양광 발전시설은 25°C를 기준으로 1°C 상승할 때마다 0.5%씩 전기생산량이 감소한다는 조사가 나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다양한 녹화기술과 결합된 태양광 시설이 제도화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기생산을 위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설치·보급에만 혈안이 돼 있을 뿐 더욱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이 무엇인지 살펴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태양광 뿐만이 아니다. 4대강 사업에서도 개발 논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생태 가치는 구색 맞추기나 홍보도구에 불과하다보니 오늘과 같이 파괴적인 결과만 낳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제 산업 전 분야에서 ‘생태 가치’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그린 패러다임’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미래 인류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간절히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그린 패러다임’은 기존 산업들이 생태를 양념으로 취급하는 현재의 발상으로는 전혀 따라갈 수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을 이해해야만 통섭과 융합을 통한 제대로 된 대응방안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인용하고 싶다. “지구가 거대한 재앙을 맞아봐~야 정신차리지!”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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