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서울신청사에서‘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가 진행됐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회 모습.


유럽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이 결합된 모습을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을까?

옥상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이지만 친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태양광시설과 옥상녹화의 공존’은 필요하다는 게 공통의 의견이다. 다만, 공존을 통해 최적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회장 이은희)는 ‘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를 지난 27일 서울시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특별토론회는 암사정수센터 고도정수시설 상부에 예정되어 있던 옥상녹화가 갑작스럽게 태양광시설로 변경된 사건(본지 264‧265호)을 계기로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은 서로 밀어내야하는 관계가 아닌 함께해야 하는 관계이며,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토론회가 마련됐다.

 

 

▲ 지난 27일 서울신청사에서‘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 열렸다. 주제발표하는 김태한 상명대 교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태한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는 ‘도시방재와 혁신생태계를 위한 인공지반녹화와 태양광발전의 공존’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태양광시설에 대한 지원정책은 쇠퇴해가는 태양광시장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이며, 그럼에도 태양광시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옥상녹화와 결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태양광시설은 25℃를 기준으로 1℃씩 증가할 때마다 0.5%씩 전기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한 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태양광시설 주변온도를 낮춰줄 수 있는 옥상녹화시스템이 결합돼야 한다”며 태양광시설과 옥상녹화의 결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정부는 2015년까지 태양광시설에 대한 지원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시설 설치에만 국한되다보니, BIPV시스템(건물통합형 태양광발전)이나 옥상녹화 등 관련 기술과의 융합에 대한 지원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탈리아의 경우 BIPV로 설치하거나, 옥상녹화시스템과 결합하면 기존의 태양광시설만 했을 때 보다 최대 226%를 더 지원해주고 있다”며“이런 차등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옥상녹화와 태양광의 결합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고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기술적인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지난 27일 서울신청사에서‘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 열렸다. 주제발표하는 윤종호 한밭대 교수.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종호 한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태양광발전의 성능요소 및 건물옥상녹화의 공존가능성’에 대한 발표를 통해 공존을 위해서는 기술적 발전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태양광시설의 기온상승에 따른 전기량 감소문제는 옥상녹화시스템으로 효과를 볼수 있는게 사실이다. 다만, 태양광시설 거치대 높이를 1미터 이상 이격시키면 옥상녹화를 통한 주변온도 저감효과는 사실성 기대하기 어렵다”고 기술적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정량적인 사실규명을 통해 기술적으로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 간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에서도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의 공존 필요성에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그를 위해서는 기술적 개발과 정책적 지원, 결합 상품화 출시 등의 의견을 내놨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획조정처장은 “도시는 도시열섬, 홍수, 블랙아웃 이라는 시대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을 함께하면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고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 한뒤 “유럽에서는 20여년 전 한 업체에서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을 결합한 상품을 내놔 대박이 났다. 우리도 기술개발을 통해 결합상품을 내놓은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며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김태한 교수의 태양광사업의 쇠퇴 의견에 반대했다.

양 처장은 “서울시에서 베란다에 설치하는 소형태양광 발전기를 보급했는데 금방 동이 났다. 그만큼 시민들에겟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태양광 산업이 과잉공급으로 도산업체가 증가하고 있는건 맞지만, 사업이 쇠태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광산업이 확장될 것으로 보며, 그 과정에서 옥상녹화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중요한 사안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암사정수센터 문제에 대해서 그는 “친환경을 얘기하면서 서로 대립하면 안된다. 동반자적 입장에서 크게 봐주길 바라며, 다만, 예기치못한 정책의 변경에 따른 기업의 입장을 세밀하게 배려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승호 한설그린 대표는 옥상녹화와 태양광시설의 선정시 경제성 검토만으로 따져서 결정돼서는 안된다며 암사정수센터 문제를 거론했다.

한 대표는 “암사정수센터 공사에서 옥상녹화가 태양광으로 변경된 사안이 경제성 검토를 통해 결정됐는지 모르겠다. 경제성이 좋다고 행복만족도가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모든 판단은 시대적, 지역적 상황을 검토해서 결정되겠지만,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혜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암사정수센터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기대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예산 중 복제예산이 30%를 넘어섰는데, 시민행복을 위해 가장 쉬운 복지가 공원복지”라고 강조했다.

청중 토론자로 나선 김철민 한국도시녹화 대표는 암사정수센터 옥상녹화를 시공할 예정이었던 업체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암사정수센터는 자연녹지 1만평을 훼손해서 만들고 있다. 그래서 훼손된 녹지를 되돌려주는 차원에서 고도정수시설 상부 1만5000여㎡ 규모의 옥상녹화를 설계에 반영했던 것이다. 그런데 시공을 코앞에 두고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태양광시설로 갑작스럽게 변경했다”며 “태양광시설로 변경 결정을 하면서 옥상녹화와 함께 했을 때 효과에 대한 검토는 해봤는지 의문스럽다”고 갑작스런 사업변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암사정수센터 문제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고, 이 자리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건 맞지 않다”며 말을 돌렸다.

권 과장은 “서울시 에너지정책은 기본이 수요관리다. 그리고 다음이 생산체계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이며 그중에 하나가 태양광 사업이다”며 “서울시는 지속적인 태양광시설 지원을 통해 2020년까지 시민이 쓰는 전기 1%를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서울시 에너지 정책과 태양광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태양광 시설은 정수장, 침전소 등에 설치하기 때문에 옥상녹화 대상지와 거의 겹치지 않는다”며 “앞으로 태양광시설을 설치할 때 옥상녹화와 같은 친환경적인 정책을 고려하고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은희 회장은 토론회에 앞선 인사말에서 “옥상에서 녹화와 태양광 시설이 상충되는데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다. 태양광시설이 생태계 개선 및 물순환 개선 효과를 향상시킬수 있는 옥상녹화와 공존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지난 27일 서울신청사에서‘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 열렸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은희 회장

 

 

▲ 지난 27일 서울신청사에서‘옥상녹화와 태양광 발전시설의 공존, 가능한가?’라는 주제의 특별토론회 열렸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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