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호 전시원조성관리연구실장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과 난대온실 사이 복개천은 1980년대 복개가 유행처럼 번지던 시대적 배경 속에 진행됐고 개울은 어두운 땅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30여 년이 흐른 지금 복개천은 답답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맑은 개울과 도랑에 물이 흐르고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단순한 복원에 그치지 않고 보다 자연적인 환경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도 개울과 도랑 공부에 한창이라는 신창호 국립수목원 전시원조성관리연구실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공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불필요한 콘크리트 포장 철거로 공간이용의 효율성과 관람객의 이용서비스를 증진시키고, 복개천을 자연형 개울로 복원해 광릉숲 수생태환경 개선 및 친수 공간 확보로 식물생육환경을 증진시키기 위해 계획됐다.
과거 1980년대에 유행에 따라 복개가 된 후 지금까지 답답한 콘크리트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1999년도에 처음 생각하게 됐고 그간 일부 직원들의 반대 속에 작년에서야 처음 공사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기왕 하는 거라면 완벽하게 자연과 동화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서 공사를 진행했다.

일부 직원들이 복개 제거에 반대한 이유는?
그전까지 이 공간은 일반 관람객은 물론 VIP들도 많이 찾는 공간이다. 때문에 많은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수목원 내에 큰 행사를 치르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는 별로 없기에 일부 직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요즘은 큰 행사보다는 작은 행사가 자주 열리기도 하고, 이 공간이 작은 음악회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됐고, 직원들 또한 이 공간의 변화에 대해 좋아해 현재는 다양한 이유에서 모두 다 만족하는 분위기다.

공사를 진행하는 데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사실 관공서에서 보통은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이런 식으로 공사하는 것은 드물다. 덕분에 이번 여름엔 비만 오면 개울로 뛰어가곤 했다. 우리도 고생했지만 이번 공사의 시공사도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공사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이렇게 자연친화형 공사를 하고 싶다.

‘소리정원’에 대해서 말한다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이 특징이다. 또한 정원 내 스피커 속에 음악이 흐르는 공간이기도 하다. 수경시설과 식재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자연스러운 석축 쌓기와 농다리는 물론이고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고저차를 이용해 도랑도 만들었는데, 도랑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도심지에는 아이들이 물을 만질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지금도 물고기와 올챙이가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좀 더 시간이 흐른다면 다양한 생태계를 이룰 것 같다.

관람객이 ‘소리정원’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 것 같나?
앞서 말한 아이들처럼 이용하면 된다. 아이들처럼 도랑 속에 손도 한번 담그고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 보기도 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자연 속에 몸을 맡기거나 시골의 어떤 공간처럼 소리정원을 느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외국의 수목원을 보면 10년 주기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우리도 다양한 변화 속에서 그런 역동성과 신선함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국립수목원은 자연적인 콘셉트로 갈 계획인가?
물론이다. 사립수목원의 경우엔 수익창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고 화려한 꽃으로 사람들을 유인하곤 한다. 또한 다양한 시설들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국립수목원의 경우엔 화려함보다 공익적 가치가 우선순위이다. 공익적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보다 자연의 요소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소리와 색깔 등 다양한 콘셉트를 개발해 국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 가지 말을 덧붙인다면 한국적인 색을 담는 방법은 정자나 기와지붕을 만드는 것이 다가 아니다. 돌다리와 도랑을 만드는 것도 한국적인 색을 담는 한 가지 특징이라 생각한다. 국립수목원은 이런 방법으로 자연과 한국적인 색에 다가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볼 땐 지금도 쓸데없는 광장이 많은 것 같다. 그 공간을 식물과 자연에게 돌려주면 결국 사람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복원 사업과 마찬가지로 새롭고 보다 자연에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전시원이라 해도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기능적으로 충실한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수목원의 자투리땅을 잘 활용해서 기능적으로 더욱 충실한 수목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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