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목원 복개천 복원 공사 이전 모습
▲ 국립수목원 복개천 복원 공사 이후 모습(농다리)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이 그간 과도하게 사용된 콘크리트 포장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자연에 가까운 수목원을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산림박물관과 난대온실 사이의 복개천을 자연형 개울로 복원하고 그 공간에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가 어우러진 ‘소리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일부 구역의 식재공사만 남은 상황이다.

이번 사업의 담당자인 신창호 국립수목원 전시원조성관리연구실장은 “1999년도에 국립수목원으로 승격했을 때부터 복개천 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그 공간에서 주로 행사가 많이 이뤄지기에 관철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역시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보다 자연에 가까운 수목원을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에 밀어붙였다”고 했다.

이번 사업은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 인공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모래와 흙, 돌 등 자연적 요소만 사용해 석축 쌓기, 농다리, 도랑, 보행로, 식물식재 등을 조성했다. 공공기관에서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에 진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석축 쌓기와 농다리는 보다 자연스러운 경관을 연출하고 장마 피해를 막기 위해 돌쌓기 전문가를 교체하고 여러차례 재시공을 할 만큼 공을 들였다.

산림박물관과 난대온실의 지반이 모래 자갈로 구성돼있어 장마에 따른 토양 유실을 막기 위해선 농다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창호 실장은 “지반이 모래 자갈로 구성돼 있기에 공사 시행 초기부터 걱정이 많았다. 장마 때 유실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며 “콘크리트 등을 사용하면 이러한 걱정을 놓을 수 있었지만 자연적인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농다리와 석축 쌓기 등을 이용해 유속을 느려지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효과는 석축 쌓기와 농다리가 완성된 시점에 시간당 51mm의 비가 내리던 올해 장마를 별 탈 없이 넘김으로써 입증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이 이번에 사용한 농다리는 인공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전통적인 방식을 채택해 시공했으며, 물 압력에 농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쐐기석을 박아서 고정했다.

또한 농다리는 다리 사이로 물이 흐르도록 해주고 비가 많이 오면 물을 잡아줘 유속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다.

가장 중요한 구간 중 하나인 보행로는 투수와 보습성이 강해 비가 올 때 기존의 마사토보다 토양 유출량이 적게 발생하는 수풀리안의 ‘투수마사토 포장공법’을 사용해 조성했다.

‘투수마사토 포장공법’은 기존 마사토공법보다 편리하고 성능이 좋기에 채택됐으며, 자연을 느끼기 위해 국립 수목원에 찾아오는 관람객을 위해 기존 콘크리트가 아닌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사용됐다.

아울러 식물식재와 도랑 등을 만들어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 소리 등을 이끌어내 ‘소리정원’이란 이름에 걸맞도록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공간은 전기를 사용하는 분수 등의 고비용 시설을 지양하고 고저 차를 이용해 도랑과 개울이 흐르게 하는 등 유지관리비용을 최소로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신창호 실장은 “새들이 많이 찾도록 열매나무를 많이 심었다. 또한 갈대 등을 심어서 가을바람의 소리를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값비싼 시설을 지양하고 유지관리 비용 또한 최소한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우리 수목원은 이곳을 화려한 공간 보다는 시골의 어느 공간을 걷는 것처럼 포근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 산림생물종에 대한 조사·수집·분류 및 보전, 희귀 특산식물의 보전 및 복원, 국내외 유용식물자원의 탐사 및 이용기술의 개발, 전시원의 조성 및 관리, 산림생물종과 숲, 산림문화 등을 소재로 한 산림환경교육 서비스 제공, 산림문화 사료의 발굴 및 보전 등의 임무를 보다 활발하게 수행하고, 특히 1997년 정부대책으로 수립된 광릉숲 보전대책의 성과 있는 추진을 위하여 1999년 5월 24일 임업연구원 중부임업시험장에서 독립하여 신설된 국내 최고의 산림생물종 연구기관이다.

또한 국립수목원은 1018ha의 자연림과 100ha에 이르는 전문전시원, 산림박물관, 산림생물표본관, 산림동물원, 난대온실,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국립수목원 복개천 복원 공사 이후 모습(소리정원)
   
▲ 국립수목원 복개천 복원 공사 이후 모습(도랑)
   
▲ 국립수목원 복개천 복원 공사 이후 모습(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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