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소문’ 전성시대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보도 사건으로 언론과 당사자 간에 불쾌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소문은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는 말이 있듯이 자꾸 들춰내는 말이 진실처럼 느껴지는 양상이다. 이것을 보는 국민들은 어떤 마음일까?

진실은 하나이고 언젠가는 결론이 날 일이지만 우리는 진짜 신경 쓰고 힘을 모아야 할 일보다 엉뚱한 일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혼외자식임을 입증하려는 조선일보는 종편 TV방송에서도 계속 시간 할애를 해서 보도를 하고 있다. 채 총장은 유전자 검사 용의와 정정보도 요구로 맞대응을 했다. 아이 엄마가 신문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했다. 그래도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한다)’ 사건처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형국이다.

사실이 판명나면 어느 한쪽은 사회적 책임과 부담이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한 보도의 본질과 의도에 대한 의견도 분분해서 사회 분열의 우려도 있다.

혼외 자녀에 대한 선례는 매우 많다. 재벌 회장의 숨겨놓은 자식에 대한 얘기는 상식으로 알고 있고 전직 대통령의 혼외자식 소문 그리고 최근의 소설가 이외수씨의 경우가 있었다. 화가인 피카소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혼외자녀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다. 사람들은 보도가 안 되어도 소문으로 알게 된 이런 유명인의 사생활을 비웃으면서도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이번 혼외자식 보도에 연루된 당사자 주변의 가족의 상황을 생각하면 너무 가혹한 공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채 총장의 부인과 딸의 고통은 둘째 치고라도 논란의 당사자인 아들은 집요한 언론의 추적으로 그의 인권은 아예 고려의 대상이 안 되는 상태다. 그렇지 않아도 아버지의 정을 모르고 살아온 죄 없는 아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삶의 가치와 방향을 놓고 살아야 할까? 혹시라도 잘못되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

일본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괴담의 후폭풍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가 우려되면서 사고해역으로부터 5000km나 떨어진 곳에서 잡아오는 동태가 엉뚱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SNS를 통해서 일본 근해의 수산물을 먹으면 안 된다는 소문에 동태를 판매하는 식당과 수산물 판매장 그리고 원양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소문의 피해 사례다.

조경업계 또한 잘못된 소문을 경계한다.
지난 주에 발생한 유력 업체들의 부도로 인하여 업계에 피해가 발생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수주보다는 수금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엉뚱한 소문에 의한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증권가의 잘못된 소문 때문에 기업과 산업구조가 엉망이 되 버린 사례가 많다. 지금 어렵지 않은 회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떠도는 헛소문에 부화뇌동하여 어려움을 자초할 것이 아니라 침착한 대응을 해야 한다. 소문의 피해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 손실이 너무 크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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