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우개발은 지난달 11일 지금의 서초동 사무실로 이전했다. 청우개발이 입주한 건물 모습


연간 시공실적 규모로 조경업계 1위를 유지하던 청우개발을 비롯해 10위권의 청하도시개발과 동의종합조경이 기업회생절차개시 신청으로 부도처리됐으며, 가야랜드도 회사정리에 들어가면서 조경계 전체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조경업계를 이끌어가는 대형업체라는 점과 이들 업체에 관련되어 있는 자재업체와 하도급업체를 감안하면 피해액은 상당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4개업체 뿐만아니라 연쇄부도로 이어질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조경계는 얼어붙은 형국이다.

최초로 1000억원대 시공 기록 세운 '청우개발'
조경시설물에서 6년 연속 실적 1위를 자랑하는 청우개발이 기업회생절차개시 신청을 함에 따라 9월 2일자로 부도 처리됐다. 청우개발은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해 이재홍 회장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비롯해 금융계좌에 대한 압류신청이 진행된 직후인 8월 29일 기업회생절차개시 신청을 법원에 접수했다.

기업회생절차개시 신청에 따라 법원은 9월 2일 채권채무보전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청우개발은 자산매각 및 채권변제 등이 금지되고, 계좌도 동결된 상태다. 청우개발의 기업회생절차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조사와 내외부적인 여러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우개발은 오는 9월 9일부터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검증을 통해 회생절차의 길을 갈 것인지 혹은 청산절차를 밟은 것인지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게 됐다.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나면 재산 및 채권, 채무조사 등이 실시되며, 회생계획안을 제출받아 채권자의 동의를 거쳐 기업회생절차를 이어가게 된다.

청우개발의 경우 현재로서는 청산보다는 회생절차를 밟는 게 조경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산으로 결정나게 되면 청우개발의 기본적인 자산에 대한 근저당권이 금융권이 우선하기 때문에 관련업체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청우개발 관계자는 “검찰조사가 진행되는 사안과 맞물려 있어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해 달라”면서 “기본적으로 청우개발은 업체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므로 청산보다는 기업회생절차개시 결정이 내려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떠돌고 있는 고의부도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공개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보니 추측성 얘기들이 떠돌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고의부도였다면 수 개월 전부터 자산을 매각했거나, 현금을 빼돌렸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자산내역과 채무 및 채권 등에 대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그때 확인하면 되는 것”이라며 고의부도설을 일축했다.

이사 시점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밝혔다. 그는 “이사 시점도 이상하게 다른 일과 겹쳤다. 8월말이 전 사무실 계약만기였기 때문에 지난 6월부터 이사를 준비했다. 지금 사무실은 인테리어까지 하고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이사했다면 인테리어까지 할수 있겠느냐”면서 오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그는 “업체들에 대한 죄송함이 크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뒤 “다만, 속 시원하게 해명을 하지 못하는 지금의 심정을 이해달라”며 이재홍 회장이 관련업체에 대한 미안함이 담긴 메모지를 내밀었다.

이재홍 회장은 친필 서면에서 “채권단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무슨 말씀을 드리겠는가? 앞으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다시금 저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회사정리 절차에 들어간 ‘가야랜드’
조경공사업과 식재시설물공사업 그리고 조경공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연 130억원이상 시공 실적을 기록하던 가야랜드(주)(대표 여용상)가 회사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가야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이후 여용상 대표를 비롯해 간부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는 정리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8월 16일 마지막으로 출근한 날 여용상 대표는 모든 직원들을 불러놓고 “이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젠 방법이 없다”고 푸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여 대표는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전화통화도 잘 되지 않는다.

7월까지 회사상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직원들 급여도 지급됐고, 주거래은행 이자도 납부했다. 하지만 8월 들어서 자금경색이 심해지면서 은행에 이자를 갚지못하고, 직원들 급여도 못주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가야랜드는 청우개발, 동의종합조경, 청하도시개발과 다르게 기업회생절차신청을 하지 않고, 기업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야랜드는 지난해 식재 62억, 시설물 74억 등 전문에서 136억원 실적을 기록했으며, 2010년도에는 식재, 시설물에서 230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30여년간 조경업계를 이끌어온 중견기업이다.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유동성 자금부족  ‘청하도시개발’
식재와 시설물에서 연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던 대표적인 조경시공업체인 청하도시개발(주)(대표 김태석) 역시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1999년 설립된 조경시공업체인 청하도시개발은 2012년 시공실적 307억을 신고했으며, 2011년에는 식재와 시설물 합쳐 368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대형조경업체이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청하도시개발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2년도 부채비율(자본총액/부채총액*100%)이 222%를 기록해 2011년도 조경식재공사업 평균부채비율(110%), 시설물설치공사업 평균부채비율(73%)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42억원의 부채총액 중 100억원이 1년 안에 갚아야하는 단기 유동부채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은 54%에 불과해 2011년도 조경식재, 시설물업체 평균인 151%와 160%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유동성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청하도시개발은 지난 8월 27일 기업회생절차를 접수했으며, 8월 29일 채권채무보전명령이 내려져 자산동결에 들어갔다.

대리인(법무법인 도움)에 따르면 “건설경기 악화로 인해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 현재 기업회생신청을 법원에 신청한 상태이며, 기업회생절차개시 결정이 확정되면 계획안을 제출하는 등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청하도시개발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시공실적 10위권에 머물던 ‘동의종합조경’
2012년도 식재와 시설물 합쳐서 총 317억원의 실적을 올린 (주)동의종합조경(대표 박진흠, 백승오)은 지난 8월 26일 수원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접수해 8월 30일 채권채무보전명령이 떨어졌다. 8월 30일부로 모든 자산이 동결됐다.

동의종합조경은 2012년도 조경식재공사 242억원의 시공 실적을 기록해 조경식재공사업 면허업체중 전체 3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시공실적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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