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시장 친화적인 무궁화 확산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무궁화 마스터 플랜’이다.
나라꽃 무궁화를 ‘사랑받는 꽃’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빼곡한데, 가장 핵심은 ‘애국’을 넘어 ‘성공’을 향한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다.
거기에는 심고 가꾸기 뿐만 아니라, 대규모 시민 참여행사와 문화콘텐츠 개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무궁화 정책의 실패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으려면 단순히 심고 가꾸는 차원을 넘어서 국민들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뽑아낸 것이 ‘성공’ 아이콘이라고 한다.
외부 용역없이 선주남 주무관을 비롯한 내부 직원들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만들어낸 업무혁신 사례를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최병암 과장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최병암 과장

국민들에게 무궁화는 어떤 꽃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는가?
영국 국화인 ‘장미’는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로얄티를 지불해가며 사용하고 있다. 우리꽃 ‘무궁화’도 대중적으로 사랑받으며 산업화에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무궁화는 관리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사실 ‘장미’가 더 어렵다. 벌레도 많고 가시도 있어서 쉬운 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는 이유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궁화는 일제의 왜곡된 이미지 유포와 ‘애국’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는 국기인 태극기를 다양한 응원도구로 활용하며 하나로 연결하는 중심이 되었다.
이제는 무궁화의 장점을 살려서 시장 친화적인 요소들을 개발해내면 성공적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굳이‘성공’이미지를 집어낸 이유는?
국민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콘이 필요한데, ‘피고 지고 또 피기’를 반복하는 무궁화는 ‘은근과 끈기’의 상징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에는 과거 급제한 인재에게 무궁화로 제작된 어사화를 하사하기도 했다. 그래서 ‘성공’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했다.
일반적으로 사랑의 마음 전할 때는 ‘장미’를, 추모의 뜻을 전할 때에는 ‘국화’를, 감사와 존경에는 ‘카네이션’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아직 ‘성공’을 대표하는 꽃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승진, 취업, 합격처럼 축하해야 할 때마다 무궁화를 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무궁화분재와 무궁화꽃다발이 장미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 취업, 승진, 합격 등 성공을 축하하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보급할 예정인 무궁화 꽃다발 샘플


현재 시중 꽃집에서는‘무궁화’생화가 판매되고 있는가? 
아직 판매되지 않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꽃다발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
또 겨울에도 개화하고, 밤에 지는 꽃 특성을 조절해 오랫동안 개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품종 개량이 가능하다.
앞으로 분재, 꽃다발, 꽃누름(압화), 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경로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무궁화를 성공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정서가 문제인데 정부가 나서는 데 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나?

이제 정부는 빠지겠다.
문화의 시대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문화콘텐츠들이 생산되고 널리 보급되는 게 필요하다. 그것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에 출범한 민간단체인 ‘무궁화문화포럼’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기업, 문화예술, 종교계, 학계, 언론, 전문가그룹 등 각계각층에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참여가 이어져 건강한 문화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정부는 좋은 사업들을 발굴해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홍천군이 무궁화 메카도시로 선정되었는데,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앞으로 강원도 홍천군은 세계적인 무궁화도시가 될 것이다.
홍천군이 제출한 사업계획은 아직 자체 컨셉에 불과하지만, 문화포럼과 결합하면서 세계지향적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본다. 메카도시에 걸맞게 무궁화 테마파크, 무궁화 수목원, 무궁화 가로수 등 기반시설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홍천군에 집중될 것이다.
다만, 마스터플랜이 연말에 채택됐기 때문에 내년 예산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당장 내년에는 8억원 정도가 지원될 것이다. 사업준비를 탄탄히 하는 준비기간으로 여기고 차질 없이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

그밖에 무궁화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내년부터 인천도시축전, 여수엑스포, 행복도시를 비롯해 지자체별로 특화된 무궁화단지 및 가로수가 조성된다. 또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도 ‘무궁화 조성․관리지침’을 제정하고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해 나가겠다. 그리고 담당 공무원들과 민간 실무자들을 위해 무궁화 관리자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무궁화 마스터플랜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 무궁화 마스터플랜을 준비했는데, ‘은근과 끈기’의 무궁화 정신으로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간이기도 했다.

▲ 무궁화를 이용한 다양한 문화상품들이 개발 중이다. 사진은 무궁화를 이용한 꽃누름(압화)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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