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미도에 설치된 음악분수 물줄기에 10살 짜리 여아가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음악분수가 작동하면서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 중 중앙에 있는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 물줄기의 강한 수압에 부딪혀 부상을 당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어린이는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수술까지 받았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사고 소식과 함께 분수 수압의 위력을 시연하며 안전관리의 소홀함과 안전 불감증까지 거론하여 질책을 했다.

사고를 당한 어린이와 부모에게 빠른 쾌유와 안정을 기원해 본다.

조경시설물의 하나인 분수는 여러 가지 시설물 중에 매우 인기가 높은 시설물이다. 우리 선조들은 폭포처럼 떨어지고 개울처럼 흐르는 물을 감상하는 자연스러운 수공간을 좋아하였는데 서양문물이 도입되면서 인공적으로 솟아오르는 역동적인 물줄기가 새로운 볼거리로 각광을 받으면서 많은 옥외 공간에 분수시설이 설치되었다. 유럽에서 발전된 분수시설은 첨단 기술이 개발되고 음악과 어우러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에는 약방에 감초처럼 생겨났고 우리나라에도 대형 분수가 많이 설치됐으며 조경시설물로서의 분수산업기술도 세계수준으로 성장했다.

문제의 월미도 음악분수는 인천시 중구가 월미도 앞 5667㎡의 바다를 매립해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확장하면서 20억 원을 투입하여 조성했다. 이 분수는 월미도의 명물로 정기적으로 ‘월미달빛 음악분수’가 작동되어 월미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에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의 상황을 방송과 지면에 소개된 내용으로 재현해본다.

저녁 8시에 정기적으로 시작된 음악분수 쇼는 현란한 물줄기와 조명 그리고 음악이 어울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관리자 측에서는 분수 작동 전에 “분수 밖으로 나가달라”는 방송을 2차례 실시한다. 분수 쇼가 시작되면 시민들은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물줄기를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고 아이들은 경고 방송과 상관없이 바깥쪽 분수에서 낮게 올라오는 물줄기를 손으로 발로 만지고 밟으며 놀고 있다. 심지어는 깔고 앉아서 노는 이른바 ‘비데놀이’도 한다. 그러던 중 10살 여자아이가 중앙의 큰 물줄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가섰다가 갑자기 사고를 당한다. 피해 아동 부모는 “아이가 대변을 봤다고 말해 옷을 갈이 입히려는데 하반신 쪽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고 말했다.

월미도 분수 사고에 앞서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분수에서 뛰어 놀던 어린 소년이 물이 나오는 분수구를 밟으면서 2m나 공중으로 치솟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소년은 코와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중국이나 월미도나 똑같이 놀이분수가 아닌 경우에는 출입을 금지해야 했다. 그리고 출입금지 방송을 아랑곳하지 않고 분수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청소년과 어린이가 있고 그것을 방치하는 부모도 있다.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고 책임은 분수에게도 있나 보다. 사고 이후 월미도 음악분수의 수압은 낮아졌고 중앙의 사고 분수노즐은 멈춰 섰다. 월미도의 랜드마크가 부러졌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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