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본지 인터뷰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주)엘그린(대표 이성호)가 이번엔 외부 영업 전문가와 시공회사를 활용한 유통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의 잔디 ‘세녹’, ‘밀록’을 앞세워 또 한 번의 변화를 주려 한다.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 엘그린과 한국 잔디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한국 국가대표 잔디생산업체의 자존심을 걸고 사업에 임하겠다는 이성호 대표를 만나 잔디시장의 현 상황과 전망, 그리고 엘그린과 한국 잔디시장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이성호 엘그린 대표

 

한국 잔디시장의 변화 이성호 (주)엘그린 대표가 지난해 10월에 가진 인터뷰를 통해 ‘양잔디(한지형)에서 한국잔디(난지형)로 이동’이란 주장은 불과 몇 개월이 흐른 현시점에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양잔디는 생육이 좋아 회복이 빠르고, 질감과 색상 등의 장점으로 골프장·운동장 등의 시설지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한국 기후에 불리하고 장마에 약하며 특히 관리비가 많이 드는 점이 큰 단점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과거 양잔디 위주에서 현재는 한국잔디 위주로 식재되는 실정이며, 특히 골프장·운동장 등에서 양잔디보다 한국잔디가 크게 선호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골프장(18홀 기준) 1년 잔디 관리비를 토대로 하면 양잔디는 약 15억 원이 소요되는 반면 한국잔디는 10억 원 내외만 들이면 관리가 가능해 최근 한국잔디로 교체를 원하는 골프장이 많다.

이성호 엘그린 대표는 “현재 전국적으로 양잔디가 주로 식재된 골프장은 80여 개가 있다. 이들 또한 양잔디에서 한국잔디로 교체하는 추세다. 그 이유는 비록 교체에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3~4년 정도이면 그 비용 이상의 이익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골프장 잔디시장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 경주cc에 식재된 ‘세녹’

차별화된 한국잔디, ‘세녹’과 ‘밀록’
한국잔디의 지속적인 성장 속에서 이성호 대표는 일반적인 한국잔디인 ‘중지’와 ‘들잔디’ 그리고 엘그린의 ‘세녹’과 ‘밀록’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사용되던 ‘중지’와 ‘들잔디’는 야생잔디이며, 잔디 모양과 규격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 많은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대표는 “한국잔디라고 해서 다 같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야생잔디는 어떤 퀄리티로 자라날지 추측이 안 된다”며 “사실 이런 잔디는 그동안 생산자의 편의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말한 ‘생산자의 편의’란 것은 육종엔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자들이 육종을 포기하고 일반 야생잔디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엘그린이 판매하는 한국잔디류(Zoysiagrass) 신품종인 ‘세녹’과 ‘밀록’은 최준수 단국대 교수팀이 20여 년의 육종연구를 통해 개발한 품종으로 특허권이 등록된 잔디다. 2008년부터 증식을 시작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제품공급을 실시하고 있다.

세녹과 밀록은 한국적인 풍토와 이용환경에 적합한 품종으로 관리가 쉬우며 생육 지속기간이 긴 제품으로 한국잔디의 신품종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세록’은 갯잔디와 금잔디의 인공 교잡을 통해 육종 개발한 신품종으로 입각도가 50~60도로 누워서 자라기 때문에 깎는 횟수를 줄이는 등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색이 매우 진한 녹색을 띠고 있으며, 내병성, 내환경성이 뛰어난 잔디이다.

또한 밀도 역시 일반 중지보다 높아 골프장을 비롯해 양잔디의 대체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주택·옥상 등 고급 조경지, 골프장 페어웨이, 티, 그린에지, 벙커에지 등에도 사용 가능하다.

골프장, 운동장 등 스포츠를 위한 공간에 적합한 ‘밀록’은 일반 중지에 비해 엽폭이 좁고 밀도와 녹색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또한 내한성과 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높으며, 내환경성이 뛰어난 저관리형 잔디이다.

아울러 직립성이 강해 답압에 강하며, 지면으로부터 최하위 엽의 높이가 1.9cm로 짧아 낮게 깎을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어 고품질 잔디공급이 가능하다. 잔디광장, 주택·옥상 등의 고급조경지, 골프장 페어웨이, 티 등에 적합하다.

또한 ‘세녹’과 ‘밀록’은 ‘중지’와 ‘들잔디’ 등 기존 한국잔디와는 다르게 수직 생장이 늦어 깎기 요구도가 낮으며, 잎집의 길이가 짧아 낮은 깎기에서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 중구청 조경용으로 식재된 ‘밀록’

‘Life Style’의 잔디
‘세녹’과 ‘밀록’은 국내 최초의 Life Style의 잔디이다. 관상, 스포츠, 레크레이션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현재 골프장 4곳에 식재를 완료했고 그 외에 15곳에 샘플 식재를 해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정원, 조경, 호텔, 학교 등 입소문을 타고 많은 곳에 식재됐다.

이성호 대표는 “그간 한국에는 다양한 곳, 생활 속에 함께하는 Life Style 잔디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녹’과 ‘밀록’은 육종 개발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며 “해외 선진국에서 육종 개발은 당연시된 일이지만 한국 잔디시장에서는 오랜 시간, 돈, 노력이 들어가기에 업체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잔디업체들도 육종을 개발해야지 한국 잔디시장도 더 발전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고급 잔디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제는 정체기에 놓인 골프장보다는 조경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생각도 밝혔다.

이 대표는 “그간 세녹과 밀록은 골프장용으로 주로 사용됐지만, 이젠 조경용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골프장 시장이 좁아지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정원·옥상·전원주택 등 다양한 곳에 사용 가능하고, 일반 한국잔디보다 훨씬 우수한 것이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는 세녹과 밀록을 사용해보면 절대 다른 잔디가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성호 대표는  농업·바이오기술의 발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농업·바이오기술 투자를 예로 들며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자금력이 튼튼한 대기업에서 농업·바이오기술에 투자를 통해 친환경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환경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는 녹색산업에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대기업의 또 다른 의무이며, 농업·바이오기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유통구조 바꿔서 새로운 도전
올해 (주)엘그린에서 시도하는 변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통구조 변화다.

지난해 엘그린은 과거 10여 년간 회사를 호황을 누리게 했던 양잔디 생산·판매를 축소하고 신품종 한국잔디 ‘세녹’과 ‘밀록’ 중심으로 변화한 것에 이어서 시공이나 직판을 정리하고 순수한 잔디생산업체로 발전을 꾀했다. 이러한 변화에 더해서 올해는 유통을 외부 영업 전문가 손을 통해 운영하게 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는 보다 나은 잔디를 생산하기 위해 잔디생산업에만 온 힘을 쏟겠다는 이성호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성호 대표는 “앞으로 우리 회사는 잔디생산에만 집중할 예정이며, 나머지 영업적인 부분은 외부 딜러들과 시공업자들을 통해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인프라와 능력을 갖춘 인물이 있다면 누구든지 함께 할 것이며,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잔디영업이란 것이 능력만 있다면 금전적으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며, 딜러와 시공회사 등 외부 인력을 활용함에 따라 어려운 조경업계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또 다른 효과도 생길 것”이라 했다.

또한 이러한 영업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누리집(www.lgreen.co.kr)을 정비해 보다 원활한 활동이 가능토록 지원하며, 추후에 잔디아카데미도 개설해 세녹, 밀록 등 잔디를 알릴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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