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6일 경기도 광명시 에스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한국 조경인·조경 생산자 협동조합(서울·경기지역)’ 창립총회에서 조경 협동조합의 시작을 알렸다.

미국의 1만 2000여 포도농가가 참여한 포도농가협동조합이 조직한 미국 음료회사 웰치스, 전 세계 121개국 뉴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언론 협동조합 AP통신,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으로 13만 명의 클럽회원을 보유한 스페인 프로축구 구단 FC 바로셀로나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협동조합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주체로서 주목받는 ‘협동조합’은 지난 2012년 12월 1일 한국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설립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협동조합 건 직거래 등 다양한 정책을 쏟아 내고 있으며 서울시 역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시행 첫 달에만 136건의 협동조합 설립 신고가 들어왔고 현재 1000여 개 이상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져서 활동하고 있다.

‘협동조합’이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식회사’와 비교해 보면 주식회사는 투자자 소유의 기업으로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을 운영하는 반면, 협동조합의 경우 사업 이용자들이 출자해 소유하는 이용자 소유기업으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업체이다.

또한 주식회사는 1주 1표의 의결권을 갖는 데 반해, 협동조합은 출자액과 관계없이 1인 1표라는 사람 중심의 의결권을 가지고 운영된다.

소수 대주주에 의해 결정되는 주식회사와는 달리 다수의 평등한 지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민주적이다.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5명 이상이 모이면 누구든지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하며 최저자본금 규정도 없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들도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으며, 자영업자(개인·법인) 협동조합 설립도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에 시·도지사에게 신고만 하면 민법·상법에 근거하지 않고 기본법에 따른 독자적 법인격을 갖출 수 있다는 매력까지 있다.

이에 따라 조경계에서도 협동조합의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페인 ‘조경커뮤니티’에서는 ‘한국조경생산자협동조합’을 전국 지자체별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 지역별 ‘한국조경인협동조합’과 ‘전국조경연합회’도 추진 중에 있다.

협동조합은 ▲조경자재의 불공정한 거래로 인한 피해 ▲판로개척의 어려움 ▲영세한 규모로 인한 생산기술 보급 어려움 ▲전국적 수종별 수량 파악의 어려움 ▲현실성 없는 조달청 공시가격 ▲유통업자의 폭리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탄생하게 됐다.

‘한국조경생산자협동조합’은 조경 생산자 위주의 조합으로 수목 생산자뿐만 아니라 자재 및 관련 제품 생산자들이 함께한다. 협동조합에서는 영세한 규모의 업체를 보호해주고 판로를 개척해 이익을 증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조경인협동조합’은 소비자 협동조합과 비슷한 개념으로 조합원들이 서로 간의 장점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자재 등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교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국 모든 협동조합의 연합회인 ‘전국조경연합회’는 지역의 이사장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서로 정보와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지역 간 판매 증대를 이루고자 한다.

협동조합은 온라인·오프라인에 걸쳐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 중에 눈에 띄는 사업으로는 온라인 마켓이 있다. 온라인 마켓은 협동조합에 가입된 전국 조경수·자재 생산자가 사진과 조경수·자재 규격, 가격 등을 기재해 올리면 소비자가 사이트에 가입해 직접 제품을 선별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타 지역의 조경수·자재를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동조합이 추진하는 오프라인 사업으로는 ‘가든센터’가 있다. 가든센터는 지역별로 한군데 이상씩 운영해 협동조합 내 생산자들은 자신의 조경수·자재 등 제품을 가든센터에 위탁 판매해 실용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은 한곳에서 다양한 제품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다양한 조경수들이 심어진 전시장의 역할도 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섭 조경생산자협동조합 이사(경기지역)는 “가든센터는 위탁판매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세한 사업자들일수록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생산에만 신경을 쓰고 유통이나 판매에는 덜 신경을 써도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가든센터 설립의 고충도 이야기했다. 김광섭 이사는 “가든센터의 부지로 사용될 곳은 넓은 면적에 교통이 편리하고 수목을 포트로 심어야 할 토양도 필요하지만 이런 곳을 찾기는 어렵다. 그리고 농지로 허가를 내야 하는 법적인 문제도 존재한다”고 문제점을 말했다.

그밖에 협동조합의 또 다른 목표는 전국적으로 조경수 수량을 체크하고 조경수 가격을 산정하는 것이다.

네이버 카페 ‘조경커뮤니티’의 심인섭 매니저는 “조경수를 재배하는 분들이 ‘어떤 나무를 심으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볼 땐 답해주기 매우 어렵다. 인기를 예상하기도 어렵지만 전국적으로 수목 수량을 알 수 없기에 어떤 나무가 값이 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협동조합이 궤도에 오르게 되면 지역·전국 단위로 표본조사를 실시해 조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를 통해 조경수 가격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고 조경수 생산자의 피해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조경인협동조합(서울지역, 경기지역), 한국조경생산자협동조합(경기지역)이 설립등기를 제출한 상태이며, 그밖에 강원·경남·경북·전남·전북지역 등은 창립총회를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조경인들의 참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심인섭 매니저는 “아직까지 초기단기이기에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다”며 “추후에 사업이 잘 진행되면 조합원 수는 절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조경계의 협동조합 설립 열풍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단기 열풍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비전문적인 경영과 안정되지 않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 협동조합으로서 한계 등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지속적으로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포인트이다.

이에 대해 황용득 동인조경마당 대표는 “우리도 조경설계 협동조합을 만들려 시도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분위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단 것을 느꼈다. 협동조합이 제대로 운영이 된다면 권익을 보호받고 수주도 좋아지고 문제점을 같이 대응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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