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최근 필자는 1박 2일 일정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과 포스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았다. 여행 첫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기 위하여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오전11께 박람회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를 시작으로 한국정원과 14만5천 명 어린이들 꿈을 담은 그림을 타일로 만들어 붙여놓은 꿈의 다리를 건너면서 수많은 꿈들을 엿볼 수 있었고, 꿈의 다리를 건너니 야외공연장인 동천 갯벌공연장과 마주하게 되었다. 마침 이곳 갯벌공연장에서는 나주시 문화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공연이 있어서 남도의 창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공연이 끝난 뒤 다시 정원 산책에 나서니 바로 중국정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프랑스정원, 네덜란드정원, 태국정원 등 11개국 세계정원이 정원마다 그 나라들의 취향과 생활문화를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기업체들이 참여하여 만든 참여정원은 기업체들의 문화를 정원으로 표현하여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조경산업관과 실내정원은 관광객들을 배려한 볼거리를 추가해 제공하고 있었으며, 관람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면 어린이놀이정원과 분재와 바위를 소재로 한 바위정원이 잘 정돈되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순천만국제박람회장 남문지구 중앙에는 순천호수정원이 배치되어 있고 호수중앙 아일랜드 봉오리에 올라가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동문지구에 만들어진 세계의 정원과 주제정원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야수의 장미정원과 흑두루미 미로정원, 소망언덕을 지나면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낸 황지해 작가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등 테마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꿈의 다리를 건너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가기위해 남문지구에 이르면 아직 개통되지 않은 경전철역사(FRT) 앞에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갈수 있는 환승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필자는 환승버스를 타고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돌아보고 다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되돌아와서 야간경관을 살펴보았다.

여행 첫날 하루 종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관람하고 나니 벌써 저녁 8시가 되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돌아본 결과 대체로 만족하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전통정원에 대한 시대별 지역별, 사회계층별 장르의 한국정원이 비중 있게 다양하게 다루어 졌으면 하는 것이 아쉬웠다.다시 말해서 한국적인 정원이 세계인들에게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것이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만이 가질 수 있는 정체성과 전통성을 가져서 세계적인 정원을 테마로 하는 명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원에 대한 볼거리도 좋지만 그 정원에서 문화와 향수를 만끽 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운영되는 동안 1회성으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명소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의 정원이나 주제정원, 참여정원들도 좀 더 전통적인 세련미와 정원의 주제성을 지녀야 하고, 나라별로 전통정원 문화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정원으로 세련되게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끝나면 사후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여 지속적으로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게 하는 마케팅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테마정원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박람회가 끝난 이후 어떻게 활성화하고 업그레이드 하느냐에 달려있다. 어떤 콘셉트의 정원으로 포지셔닝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여수엑스포와는 다른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개장 60일 만에 200만이 방문하여 박람회 관람객 유치목표 400만 명의 절반을 벌써 돌파하고, 하루 평균 3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박람회 성과가 좋아 순천시를 흥분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꽃을 소재로 한 정원이 순천만생태공원과 주변 문화관광자원 그리고 여수엑스포공원과 연계관광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이제 한국에도 세계적인 정원테마파크의 탄생을 기대할만한 여건을 갖추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비성수기가 존재함으로서 계절성을 극복하지 않으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한다. 따라서 단기간 내에 봄에만 개최되는 꽃 축제보다는 사계절관람이 가능한 정원으로 아름다운 나무와 숲 그리로 꽃으로 담아내는 정원축제가 사업상 훨씬 유리기 때문에 필자는 오래전부터 관광지를 개발할 때 봄꽃축제 보다는 사계절관람이 가능한 정원형식의 주제공원이 사업의 경쟁력과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해왔다. 누구나 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다. 꽃은 아름다움의 대명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정원을 가진 나라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목적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

 

포스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잘 대비해서 지속가능한 관광명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아직 4개월이나 남아 있다. 너무 방문객 숫자에만 연연하지 말고 관광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서비스와 계절별로 달라지는 매력적인 정원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 박람회 기간 중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곳을 찾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필자는 어둠이 내리는 저녁시간쯤 순천만에서 정원 산책을 뒤로하고 다음날 포스트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방문하기 위하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떠나게 되었다.

필자는 여행 둘째 날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돌아보기 위해서 아침 일찍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수는 지난해 박람회 개최 이후 외관적으로는 국제적인 해양 도시로 변모해 있었지만 화려한 지방축제가 끝나면 항상 그랬듯이 인적이 끊긴 박람회장으로 전락해버린 느낌이 들었다. 2012년 여수의 여름은 여수세계박람회 열기로 남해안을 뜨겁게 달구었던 한해였다. 하지만 여수세계박람회가 끝난 지 일 년도 안 된 지금 그 열기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여수세계박람회는 해양(海洋)을 주제로 한 전문엑스포로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작년 5월12일부터 8월21일까지 93일간의 엑스포 기간 동안 820만 명이 방문하였다. 여수세계엑스포는 271만㎡의 부지에 전시면적25만㎡에 달하고, 여수세계엑스포 행사때 관심을 모았던 4대명물인 스카이타워와 아쿠아리움, 디지털겔러리, 빅오(BIG-O)는 여수엑스포장을 우두커니 지키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올해 여수엑스포해양공원으로 전환하고 순천국제정원박람회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하여 지난 4월 20부터 인기전시명물인 스카이 타워와 여수세계박람회 폐장이후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던 아쿠아리움은 오전 10시부터 관람이 가능하고, 저녁시간대에는 빅오(BIG-O)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수엑스포해양공원의 입장료는 무료이나, 전시공간인 테마시설에 대해서는 입장료를 받고 있다. 아쿠아리룸의 입장료는 종전과 같이 2만500원을 받고 있었으며, 스카이타워는 2000원, 빅오(BIG-O)는 1만6000원을 받는다. 하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한 입장권을 제시하면 빅오(BIG-O)와 아쿠아리움의 입장료를 27% 할인받아 입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여수엑스포해양공원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하여 부분적으로 전시물을 개방하고 있으나 제대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임시방편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느낌을 받고 필자는 매우 충격적인 인상을 받게 되었다.
이처럼 여수세계박람회장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하루 빨리 정상화 하는 방안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니 필자는 답답함과 안타까움 까지 들게 되었다. 2012년 개최된 여수세계박람회는 여수를 세계적인 해양 도시로 변모시키고,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광양∼목포∼광주간 고속도로 개통과 국도 및 KTX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을 획기적으로 구축하는 순기능을 하여 남해안 관광벨트의 한 축으로, 국제 해양관광레저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버려진 시멘트 저장고를 재활용해 만든 거대 파이프오르간인 스카이타워, 멀티미디어 쇼와 해상분수 쇼 등을 선보이는 빅오(BIG-O)는 명물이 됐다하지만 박람회가 끝나고 난 지금은 지속가능한 사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형편이다. 항상 국가적인 대형이벤트 행사 뒤에는 항상 사후관리적인 전략이 부족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수세계박람회장도 신속히 그리고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제2의 대전엑스포공원'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높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활성화 되려면 해양과 관련된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야 하고 바다를 이용한 거점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 박람회장 내에 있는 주제관 등의 전시관등은 공연장이나 컨벤션센터로 활용하고 확장가능한 부지에는 호텔 등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람회장 내에는 해양과 관련된 워터파크와 같은 테마파크를 설치하여 지역시민들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같은 컨벤션 해양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여수에 가면 해양과 관련된 산업과 테마파크 휴양이 어우러지는 남해안의 거점도시로 성장하지 않으면 여수세계박람회장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변화로 박람회장이 새로운 테마파크로 거듭 나길 기대해 본다.

남해안 지대는 유럽의 지중해 연안과 같이 국제적인 휴양지로 부상하기 좋은 입지적 요건을 지니고 있다. 2020년이면 중국인 1억 명이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관광의 여건을 고려하면 당연히 부산과 통영, 여수 그리고 목포는 남해안 관광시대의 중심도시가 될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은 포스트박람회에 대한 배려나 대책이 부족한 채 축제는 끝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방치하고 있을 순 없는 것이 아닌가? 하루 빨리 박람회장이 재단장 되어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의 곁으로 다가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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