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GS건설에서 ‘미적체험을 위한 재식설계 방법’이란 주제로 중부대 박은영 교수를 초청하여 특강 행사를 했다. 처음 갖는 행사이며 홍보가 덜 된 탓인지 참석인원은 그다지 많지는 않았어도 참석자들의 열기는 여느 행사보다 뜨거웠다.

조경설계 및 시공분야에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행사가 그동안 많지 않았음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경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 함께 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경은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분야로서 그럴싸한 정의를 내리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건설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분야로 자리 매김을 해왔고 앞으로의 역할도 클 것이다.

그러나 ‘조경문화‘라는 말을 놓고 한국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있다고 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일상에서 함께하는 옥외 공간의 대명사인 조경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그동안 조경인들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조경문화에 대한 인식이 되고 의식형성이 되려면 조경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조경 속에서의 컨텐츠가 필요하다고 본다.

조경계가 그동안 문화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외국의 저명한 학자나 작가를 초청하여 강연회도 열고 신제품 발표회와 함께 콘서트도 개최하고 야외 음악회를 통하여 환경과 조경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다. 봉사활동과 기부를 통하여 조경의 사회적 역할도 수행을 했다.

하지만 그러한 활동의 연속성이 빈약하여 겨우 싹만 틔워 놓고 마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공공공간에서의 조경문화가 형성되려면 그 공간과 의미를 잘 아는 조경인이 문호를 열어주고 그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비조경인이 많아진다면 조경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GS건설의 특별 강연을 기획한 실무자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한다. 조경이 대외적으로 인식을 받으려면 이런 행사를 다발적으로 해야 되며 다양한 주제와 여러 계층을 참여시켜야 한다.

최근에 기업과 문화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한설그린과 예건 그리고 동심원과 동인조경마당 등이 비즈니스와 문화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새롭게 싹트는 시도가 국민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려면 조경에서 주관하는 문화 활동이 겸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행해온 조경문화행사를 꾸준히 유지를 해줄 필요가 있다. 조경문화 행사를 조경 관련 단체 위주로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개인이 나서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경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참여를 하는 일이다. 혼자서 자기 일만 잘하고 수면 아래에 있는 조경인이 많을수록 조경의 장래는 암담해진다. 드러내고 참여해서 국민에게 인정받으면 조경문화가 형성이 되는 것이고 조경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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