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선 (주)은강조경산업 과장

설레는 마음으로 토요일 이른 아침 집결지에 대기 중인 버스에 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낯익은 얼굴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두리번거리며 영월 행, 나의 첫 번째 뚜벅이 투어는 시작되었다. 영월은 시공현장이 있는 관계로 몇 차례 다니면서도 주마간산으로만 지나던 나에겐 이번 답사는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선암마을이다. KBS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더욱 유명해진 한반도지형 마을로 “꼭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곳이라 기대에 가득 차 발을 내디뎠다. 약간의 등산(?) 후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조각을 해놓은 듯 한 절경에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왔더라면 한반도를 감싸 흐르는 강줄기를 뗏목을 타고 돌아보고 싶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대신하고 다음 기회로 남겨두었다.

선돌 명승지를 들러 준비해온 점심도시락을 먹으러 금강정으로 향했다. 영월의 낙화암인 금강정은 단종이 사사되자 단종을 모시던 신하들이 투신했다는 슬픈 사연이 있는 곳이다. 금강공원 광장에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으면서 오전의 서먹함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이번 뚜벅이 행사가 지금까지 중 최소 인원이 참가했고 행사 프로그램도 여유 있어 좋았다고들 하시기에 나 개인적으로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이 들었던 터라 조금은 놀랐다. 이정도가 여유있음 얼마나 더 바삐 움직였는지….

든든히 배를 채우고 단종 유배지 청령포로 향했다. 1분도 채 안되게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 도착한 청령포 내부는 어소 터 방향으로 기울어진 소나무 밭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문화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거닐던 동안 비운의 안타까운 어린 왕 단종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관음송이라 불리는 소나무를 바라보며 해설을 들으니 단종의 잘못 없는 유배와 죽음까지 이른 역사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번 영월 뚜벅이투어 마지막장소는 단종의 능인 장릉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이다. 당초에는 암장지에서 중종, 선조를 거처 숙종 때 이르러 단종으로 복귀하고 장릉으로 추봉되었다고 하는데 명당 중의 명당이라는 해설사의 말을 듣고 명당기운을 한껏 담아왔다. 왕릉하면 학창시절 수학여행의 추억과 더불어 경주 신라 왕릉이 먼저 떠올랐는데 이번 답사를 통해 조선 왕릉에 관하여 처음으로 자세히 알게 되었고 단종의 짧지만 긴 역사를 체험할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장릉의 소박하면서도 맛있는 보리밥을 맛보는 것으로 나의 첫 번째 뚜벅이 투어는 끝났다.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시는 한국조경신문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나의 두 번째, 세 번째… 뚜벅이가 기다려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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