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예치료의 임상적 접근'에 대해 발표 중인 한창태 의학박사

도시농업이 생산적 가치와 치유를 넘어 의학계와 결합을 통한 임상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도시농업을 바탕으로 한 원예치료를 의학적으로 접근한다는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으며, 특히,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 실험결과 정서 안정에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가톨릭대성모병원 의대본부에서 열린 ‘에그로힐링(Agro-healing) 산업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한창태 서초구 치매지원센터장(가톨릭의대 박사)이 ‘원예치료의 임상적 접근’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치매환자에서 텃밭활동이 정서안정에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연을 이용한 치료방법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는 한창태 박사는 지난해 5명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도시텃밭을 통한 원예요법을 처음 실시했다.

한 박사는 “결과적으로 치매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질병의 호전에 대한 통계적인 의미를 갖지는 못하지만, 정서상의 안정적인 면에 있어서는 일정정도 효과가 있다.”면서 올해에는 치매환자와 환자가족, 자원봉사자로 대상자를 확대 실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어 한 박사는 “원예활동을 통한 자연치료는 통증 완화, 스트레스 및 불안감 감소 등 정신과적인 효과 외에도 비민이나 인격장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다만, 원예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학적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원예치료가 자연과 건강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효과가 무엇 때문인지, 과학적인 근거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자연과 건강의 관계에서 원인규명을 위한 과학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예치료전문가의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사례를 발표한 조문경 일산해븐리병원 인지치료실장(농학박사)은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령자 여가 및 심신건강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조문경 실장은 “치매노인에게 원예치료는 식물, 원예활동을 통해 익숙한 문화와 환경 제공하고,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식물기르기를 통해 기억력과 사고력, 관찰력 등 인지능력 증진과 시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 자극극 통해 뇌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며 원예활동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조 실장은 “원예치료는 기억력과 인지력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원예치료에 약물치료가 더해지면, 행동심리 증상에 효과가 있다”며 약물치료를 결하때 효과는 더 볼 수 있음을 밝혔다.

농학과 의학의 결합을 통한 사례에 이어 원예활동을 통한 심리적 치유 사례도 발표됐다.

지난해 교도소에 있는 남성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한 이상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는 “우울감과 공격성이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우울과 스트레스의 대표적인 생리지표인 코티졸 또한 유의하게 감소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여성 및 청소년 수형자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지난 10일 열린‘에그로힐링(Agro-healing) 산업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전창후 서울대 교수, 송정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팀장, 이종석 한국도시농업연구회장(좌장), 조원근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부회장, 정시몬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이사장)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에서는 원예치료사를 위한 법제도마련 필요성, 원예치료사 자질향상, 도시농업과 다른 산업의 융합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정시몬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은 요양병원에서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원예치유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하면서 원예치료사에 대한 법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병원에서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 행동장애 증상이 현저하게 개선된 결과를 얻었다”면서 올해에도 정신과 환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원예치료사가 법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병원을 기존 직원을 원예치료사로 교육시켜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며 “원예치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시설에 원예치료사 의무배치 등 법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운영자 입장에서 원예치료사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원예치료사 모임인 (사)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조원근 부회장 역시 원예치료사의 법제도적인 마련의 시급성을 촉구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원예치료사 자격 취득자가 전국에 2000여명이 된다. 하지만, 활동에 대한 보상이 충분치 않고, 법제도적 근거도 없다”고 지적한 뒤 사회복지기관에서 원예치료사 채용 의무화, 농업기술센터에 원예치료실 설치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원예치료사는 올해부터 ‘복지원예사’라는 명칭으로 바뀐다.”면서 “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증진을 위한 도구로서 역할이 확대되어야 하며, 복지원예의 활성화는 도시농업의 발전으로 이어 질 것이다”라며 토론을 마무리 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송정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팀장은 “농업이 먹거리 산업에서 시작해 이제는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산업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도시농업이 의학과 연계해 치매환자 치료산업으로, 수형자 사회복귀를 위한 치유산업은 물론 스트레스 감소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도시농업의 효과에 대해 피력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사)한국도시농업연구회,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주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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