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에는 ‘울산대공원’이라는 360여만㎡ 규모의 커다란 공원이 있다.

울산은 1960년 이후 국가경제발전의 중추로서 공업도시로서 ‘경제성장’이라는 긍정적인 의미와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국가발전이라는 대명제를 볼모로 울산시민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생산 및 제조업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 이제는 어느덧 1인당 소득이 4만 달러를 상회하는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가 됐다.

그동안 울산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 왔다. 그중에 울산의 도시규모에 걸맞는 대규모 공원인 울산대공원이 건설됐는데 공원 조성과정과 이용실태를 보면 서울특별시의 서울대공원과는 차원이 다른 울산시민들의 사랑이 각별하다. 뿐만 아니라 울산대공원 조성을 함께 한 울산광역시와 기업(SK주식회사)이 지속가능한 관리를 통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서 대한민국 공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울산대공원은 울산시가 556억원을 투자하여 부지를 매입했고 SK주식회사는 10년동안 1020억원을 투자하여 울산대공원 시설을 조성한 후 이를 울산광역시에 무상 기부를 하였다. 조성과정부터 철저한 분석과 검토과정을 거쳐 계획과 설계를 하고 시공과정을 거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데에만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압축성장을 해온 대한민국의 발전스타일로 미루어 보면 미련하리만치 긴 시간을 소요하였지만 성과품을 보면 그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외국의 어느 공원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품질과 품격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윤범상 교수는 지역 신문에 울산대공원의 보도블록에 대한 감탄의 글을 기고를 했다. 그는 서울의 청계천, 시청광장, 광화문, 시청, 숭례문 등이 성형중독이라는 칼럼을 보고 울산대공원에 대한 자랑을 했다. 장인의 기술과 정성이 표현된 보도블록을 보면서 이곳을 지나는 공원 이용객도 저절로 깨끗하고 정돈된 공원문화를 만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울산대공원의 지속적인 진화를 하게 되는 원천은 여러 가지로 설명이 된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과거와 달리 차근차근 조성한 공사과정처럼 유지관리도 철저하게 이루어지며 시민들의 요구에 눈을 맞추어 시설 보수와 주제를 갖춘 신규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매년 자연과학교실이나 장미축제 등을 개최하여 울산시민들은 더없이 행복하다고 여겨진다. 울산대공원이 활성화되는 데에는 울산시와 공원 조성에 힘을 보탠 기업의 헌신적인 사후관리가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타 지자체에서 반드시 벤치마킹을 해 볼 사례로 본다.

‘울산대공원 조성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임(이하 울만사)’이 있다. 울만사 회원들은 울산대공원이 준공된 4월30일을 기념하여 매년 현장에서 만나고 있다. 벌써 11년째를 맞고 있는 이 모임은 공원 유지관리의 든든한 후원자다. 작년 모임 때는 공원 벤치의 목재 교체공사를 기부를 통해서 수행한 바가 있다.

울산대공원의 땅 속 구석구석까지도 알고 있는 그들은 울산대공원의 숨은 관리자가 됐다. 여러모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울산대공원은 어쩌면 대한민국 공원이 가야하는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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