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8대 (사)한국조경수협회장으로 취임한 유명수 새한조경 대표

 

“조경이란 것이 부지런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30여 년간 ‘조경’ 한 우물만 파온 조경 장인은 정성을 다해 조경수를 생산하고 성실하게 시공하는 것을 조경의 ‘답’이라고 말했다.

첫 직장으로 조경회사에 몸 담고 1984년 사업면허를 취득하고 조경에 뛰어들어 30여 년간 조경만 해온 유명수 새한조경 대표의 말이다.

‘조경’밖에 모르던 이가 올해 2월 (사)한국조경수협회의 제28대 회장의 자리에 올랐다. 취임한지 2개월이 조금 넘어가는 지금, 바쁜 일정 중에도 새로운 협회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중앙회 사무실 중부지역으로의 이전, 조경수 생산 및 유통 선진화 등 그동안 풀리지 않고 계속돼온 협회 현안을 ‘합리적’으로 ‘소신껏’ 해결하겠다는 유명수 신임회장.

앞으로 2년간 협회를 이끌어 갈 유 회장을 만나 협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과 앞으로의 비전, 그리고 조경수산업이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담 : 정대헌 편집국장, 정리 : 최병춘 기자)

 

▲ 유명수 회장

 

조경 사업은 잘 되나?

작년에는 별로였지만 올해는 활기차게 가고 있다. 그렇다고 관급물량이 많아진 것은 아니다. 최근 관급물량은 줄어들고 업자들은 많아져 조경하시는 분들 일거리가 풍족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 특히 요즘엔 큰 건설회사들이 많이 뛰어들어 전문 조경업체들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거리가 많아 활발한 게 아니라 저 같은 경우 운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한 1984년도 당시만 해도 조경면허 갖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돈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기술이나 경험부족으로 시공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유능한 조경기사가 있어야 하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부족한 현실이다.

조경수 선진화에 대한 요구가 많다

일본 조경 시장을 한번 보니 체계적으로 잘 돼있더라. 유통센터를 보니 조경수 제품의 관리와 정돈이 잘 돼 있었다. 우리나라도 신경 쓴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교육해서 될 일이라기보다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해야 될 일이다.

컨테이너와 같은 선진기술도 앞으로 도입해야 한다. 지금 묘목 유통센터의 경우 묘목 양은 많지만 그냥 캐서 가져다 놓아 뿌리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 이런 묘목을 가져다 심으면 하자율이 높다. 상품의 조경수를 생산하기 위해 포트재배와 같은 새로운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산림청 등 정부에서의 지원도 좀 필요하겠지만 우리도 워크샵 등을 통해 포트재배와 같은 신기술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포트재배는 우선 묘목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처음부터 10cm 직경 정도의 나무를 하기에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유통센터도 활성화 돼야한다. 유통센터 활성화를 논하기 위해 회원들 교육이 우선돼야한다. 정품의 수목을 키워 유통센터에 판매를 요구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품을 팔아달라고만 하는 것은 유통센터 신뢰도만 하락시키는 일이다. 유통센터가 제품 품질에 대한 믿음을 소비자에게 줘야지만 활성화 되는데, 현실에는 질적으로 좋은 상품의 양이 부족하다. 회원들이 좋은 상품을 많이 생산한다면 유통센터 활성화도 이뤄질 것이다.

규격화되고 좋은 품질의 수목, 쉽지않은 과제다

지금 시장에 가서 나무 최상급을 찾으려 해도 없다. 몇 년 사이 상품 찾는 경향 늘었다. 예전에는 무슨 나무를 심느냐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양질의 나무를 생산할 수 있느냐가 화두다. 하지만 나무만 심고 관리 안하다 보면 쓸 수 없다. 나무를 사기 위해 현장에 와도 대부분 농장의 수목 중 30%도 쓰기 어려울 정도로 상품이 부족하다. 조경수 품질 향상 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회원들을 만나면 무조건 정품·상품의 나무를 생산해야 한다는 말 자주하고 있다.

설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조경수를 다양하게 상품화 하면 자연히 설계자들과의 시장도 형성될 것이다. 다만 설계자 분들도 공기가 촉박하다보니 대상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설계가 나오는 경우 많다. 그러다보니 지역 특색에 맞지 않거나 구할 수 없는 나무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아 잦은 설계변경도 이뤄지고 있어 문제다. 조경수 업자들은 보다 다양하고 품질 좋은 나무를 생산해야하고 설계하는 분들도 많이 현장을 다니고 또 좋은 소재가 있으면 과감히 도입할 필요 있다.

산림청과의 관계는?

지금까지 산림청과 유대관계 잘 유지된 것 같다. 산림청을 가보니 분위기도 좋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장비 지원을 받아오다가 못받고 있는데 다시 지원 받았으면 좋겠다. 또 작년에 태풍 피해 보상 등으로 전용돼 위축됐던 융자 지원 자금도 예년 수준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협회 행사에 대한 자금 보조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취임식에서 지회 활성화를 강조했다

지회장 의견을 많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회장은 회원들과 가깝게 계신 분들. 앞으로 지회장의 의견을 보다 많이 듣고 협회 운영에 적용하는 등 지회장 권한을 많이 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지회장들의 의견이 중앙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우 많았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회장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이를 협회 운영에 적극 반영하려 한다.

 

▲ 유명수 (사)한국조경수협회 회장

협회 행사 변화도 예고했는데

지금까지 협회에서 해마다 모범농장 견학을 다니며 세미나도 해왔다. 그러나 늘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되다 보니 단조롭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좀 변화를 줘 장기자랑이나 체육대회 등을 곁들여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지역에 잘 갖춰진 농장이나 센터 등을 방문해 견학하고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실질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컨테이너재배 등 신기술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회의 신청을 받아 장소를 선정해 추진할 것이다. 발품 좀 팔아 ‘와 나도 농장을 하면 이정도는 해야지’ 할 만한 농장을 찾아볼 생각이다.

협회 사무실 이전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

역대 회장 때부터 중부권으로 사무실 이전하겠다고 해왔다. 사무실 이전에 대해 생각해놓은 게 있다. 부회장이었을 당시부터 부지만이라도 대전에 마련해 놓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사무실 옮기는 것만 가결되고 부지 구입 문제는 부결됐다.

올해 이사회 다시 열어 가결 받아 사무실을 옮기도록 할 계획이다. 반대하시는 분들과 충분히 토론해서 합리적인 방안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이 문제는 나름대로 계획한대로 관철시킬 생각이다.

옮긴다면 빨리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협회역사가 40년 가까이 되는데 사무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건 문제다.

힘들어도 서울에 사무실이 있어야 하나. 회원들이 사방에서 오기 편한 중부로 좀 나와야 할 것이다. 회원들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이 협회다. 전국에서 오고가기 편하고 회원들에게 가깝고 친밀한 곳 돼야한다.

조경수 조성 관리사 자격증, 비젼은?

지금까지 수백 명에 달하는 조경수조성관리사를 협회에서 배출했다. 자격 보급을 했으면 그만큼 일자리 창출을 해야하는데 아직 그런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조경수 조성관리사 자격이 실효성 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시설물협의회와 같이 협력해 대안을 찾고자 논의하는 중이다.

현재 조경수 가격 시스템, 어떻게 생각하나?

조달청 단가는 물론 참고 할 뿐, 결국엔 조경수 가격이 자율화 돼야한다는 생각이다. 조경수 같은 경우 수형에 따라, 또 생산자 기술력에 따라 상품 가치가 다를 수 있고 가격 자율화가 돼야 생산자 폭도 넓어지게 된다. 물론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이다. 전체적으로 힘들더라도 소나무나 향나무 등 가치가 높은 품목부터 차츰차츰 가격 자율화를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

‘조경수가 뜬다’는 여론에 무작정 조경수 생산 뛰어드는 사람 많아 문제다

생산자가 성의를 갖고 제대로 키운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대개 심을 때와 심고 나서가 다르더라. 처음에는 풀도 뽑고 전지도하고 관리하는데 지속적으로 해주는 경우 별로 없다. 사실 기초만 알면 그리 어렵지 않은 게 나무 심는 것인데 그 마저도 안하고 내 팽겨 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조경수 생산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달라

키워보니 나무마다 특징이 다르다. 소나무 같은 경우 거름을 될 수 있으면 주지 않고 느티나무도 적당한 배분으로 줘야 뿌리가 단단하다. 특히 묘목 고를 때 좋지 못한 것은 아예 심지를 말아야 한다. 좋은 묘목을 가져다 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조경인생, 남다른 철학이 있다면?

나무는 심는 것 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다니다 보면 너무 나무를 마구 다루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더라. 협회원들이나 조경하시는 분들 모두 수목을 심을 때 성의를 가지고 생산했으면 좋겠다. 가치있게 기르고 아끼고 묘목에서부터 내 자식처럼 정성을 쏟아 고르고 심어 진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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