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실시설계 조감도

 

▲ 안세헌 (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모든 결과물에 그 시작이 있기 마련. 오는 20일 개막하는 국내 첫 국제정원박람회인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도 그 시작이 있었다.지난 2009년 순천만 일대에 국제적인 정원박람회를 열겠다는 소식과 함께 (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대표 안세헌)와 (주)성호엔지니어링(대표 이유경), (주)동호(대표 김동갑)과 서울시립대 김아연 교수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내놓은 마스터플랜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당시 ‘순천만의 독특한 특성’과 ‘도시와 자연의 연계성’을 훌륭히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마스터플랜은 4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땀을 더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구현됐다.

지금의 박람회장이 있게 한 ‘시작’이 었던 ‘마스터플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이제 모습을 갖추고 20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지금, 박람회장 밑그림을 그렸던 안세헌 (주)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에게 '박람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설계 참여 계기는?

2009년 12월에 발표된 ‘2013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공모’에서 우리 컨소시엄이 당선돼 주관사 대표로서 2010년 1월부터 약 2년간 실시설계를 진행하게 됐다. 국내 최초의 국제정원박람회고 조경이 주체가 되어 진행되는 대형프로젝트인 만큼 열심히 작업한 결과 운 좋게도 우리가 이 과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됐다.

박람회장 어떻게 설계했나?

현상설계 당시 우리 컨소시엄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동천과 정원의 조성방식이다. 순천에서 발원해 순천에서 바다로 합류하는 동천은 단순히 박람회장과 수목원, 습지센터 사이를 흐르는 강이 아닌 순천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자연요소다. 이 강물을 끌어들여 박람회장 내에서 기수역을 형성하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부분이었고, 박람회의 특성상 박람회 조성시 조성한 정원들의 가변성에 중점을 두었다. 갈대, 억새의 기반에 정원을 조성해 정원 철거시 자연스럽게 갈대가 번져나가 그 사이를 메우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 정원박람회의 매니페스토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정원에 대한 철학을 담고자 했다. 생태적 정원(Ecological Gardens), 국제적인 정원(Global Gardens), 환경시설로서의 가든(Ecoinfrastructural Gardens), 모두를 위한 가든(Gardens for Everyone), 문화/실험적인 정원(Cultural/Experimental Gardens). 이 다섯가지의 기본적인 생각은 실시설계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담고자한 하나의 철학이었다.

설계 당시 강조했던 것이 있다면?

여러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컨소시엄 자체가 조경뿐 아니라 토목, 교량, 구조, 도시계획 등 여러분야에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박람회장, 수목원, 습지 등은 단순한 정원박람회의 장 뿐만이 아니라 순천시의 홍수, 재해방지 등을 고려한 복합적인 기능을 요하였기 때문에 그 기능들을 충족시키면서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위한 기반이 형성되어야 했고, 박람회 이후 공원으로서 순천시민들 문화의 장이 될 수 있어야 했기에 그 기반을 만들어 간다는 측면이 중요했다. 당연히 국내 최초 국제정원박람회 장소로서 갖추어야 할 특별함을 담아내는 것은 그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설계 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다양한 기능들을 충족하면서 특별함을 담아내는 것이 가장 오랜 시간 고민했던 부분이고 가장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였다.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신 수많은 분들의 의견과 순천시의 요구, 우리의 의지와 철학을 하나의 결과물로 담아내는 과정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잘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 일에 관련된 모든분들의 노고덕분이 아닐까 한다. 동천과 주변 땅의 생태적 맥락과 연관성에 가천대학교 최정권 교수, 마스터플랜의 골격을 함께 구상했던 서울시립대학교 김아연 교수외 테라팀, 그리고 세계정원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팀에게 많은 지식과 도움을 주었던 고정희 박사와 써드스페이스팀, 화훼분야 자문에 에버텍과 한택식물원 강정화 이사, 그리고 순천시의 양동의, 박용근, 강철웅, 이천식, 이강진, 김성한, 박치헌 외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많은 의견을 통합하고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관련기관 관계자분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결과물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나마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의 현상설계 조감도

조성 과정에서 당초 설계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마스터플랜 공모부터 현재의 완성된 모습을 모두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크게는 동선구조부터 주요 정원요소들의 배치, 박람회장 내 물을 끌어들이는 방식과 그 규모까지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실시설계를 위한 배치도가 만들어지기 까지 6~10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그 시간동안 가장 중점이 된 부분은 재해예방을 위한 저류면적의 산정과 동선폭, 정원규모, 국비지원을 통해 진행된 한방약초정원과 도시숲 등 다양한 박람회장 구성요소의 규모와 배치 등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기존 동선과 차량동선 등에서 많은 변수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한 결과를 하나로 통합하는 부분이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배치 결과물은 현상설계 당선시의 마스터플랜과 그 형상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앞서 말씀드린 정원박람회에 대한 철학과 정원의 조성방식 등은 지속시키고자 하였고 그 결과물에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설계자로서 현재 박람회장을 어떻게 평가한다면?

실시설계 완료 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론 그 과정들은 순천시와의 연락과 자문을 통해 알고 있었다. 찰스 쟁스의 호수와 몇몇 정원요소의 변경 등 변화가 있었다. 아직 완공된 박람회장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순천시에서 보내온 사진으로 본 바로는 잘 준비되고 있는 듯하다. 설계자로서 설계한 대상지의 완공된 모습을 보는 것은 평가보다는 되새김의 측면이 강한 듯하다. ‘내가 설계한 부분이 잘 표현되었다 아니다’라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나라 첫 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잘 치러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얼마 남지 않은 개막. 설계자로서 소감이 남다를 텐데.

설계자 자신이 설계한 결과물인 도면을 통해 땅 위에 실제로 구현되는 일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감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것이 국제적인 관심을 받는 정원박람회라면, 국내 첫 국제정원박람회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지금이 그러하다. 오는 4월 20일 개막일이 더없이 기다려진다.

현상설계부터 실시설계의 과정, 그 이후에도 항상 생각하는 것은 이 정원박람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조경계가 하나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정원박람회의 설계하면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독일의 BUGA와 같이 정원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공원, 정원문화가 형성되고 그를 통해 조경계 역시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다면 그보다 큰 기쁨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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