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 관광학박사)
현대인들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다. 경쟁이 치열한 도시 삶속에서 터지고 부서져 상처투성이가 된 사람들은 피곤함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하여 피난처인 시골이나 산골마을, 휴양지를 찾아 떠나려 한다. 그러나 막상 피난처인 자연으로 떠나려면 머물고 싶은 대상지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자연에게서 온갖 자양분을 공급받는다. 자연은 그야말로 사람들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인간은 자연의 혜택이 없으면 단 1초라도 살수 없으면서도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살다가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거나 몸과 마음이 아파 올 때에 비로소 자연에 대한 필요와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곧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의미한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세상은 더욱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현대인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어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하여 심신을 달련하고 치유하는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힐링(Healing)이란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뜻으로 웰빙을 넘어 힐링의 시대라고 할 정도이다. 그 만큼 현대인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힐링에 대한 적용 범위는 워낙 넓어 필자가 이번 호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자연을 이용하여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해주고 치유해주는 체험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필자는 지난 주 관광학과 학생들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산음자연휴양림에 다녀왔다. 산음자연휴양림은 치유의 숲으로 휴양림 계곡을 따라 인공 조림한 낙엽송, 잣나무 숲과 참나무, 층층나무, 단풍나무등 원시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맑은 계곡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생태관광지다. 산음자연휴양림지역의 산골짜기에는 완연한 봄은 오지 않았지만 버들강아지는 그리도 봄을 기다렸는지 눈망울이 퉁퉁 부어 있었고,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와 산소는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였다.

숲은 치유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숲은 휴식의 기능과 치유의 기능을 가진 셈이다. 치유의 숲은 사람들에게 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숲속에서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산림치유는 피톤치드, 음이온, 경관, 소리, 등의 숲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심신을 치유하는 활동을 말한다. 즉 치유 프로그램 등을 통해 숲을 자연치유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삼림욕장이나 자연휴양림, 산림공원 등도 건전한 휴양과 레저 활동을 통하여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활용된다는 관점에서는 ‘치유의 숲’과 유사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치유의 숲도 우리가 알고 있는 힐링의 한 부분이라 하겠다. 관광이나 휴양 그리고 레저스포츠, 농산어촌체험활동과 생태관광 문화관광 등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주게 되고 행복을 주는 면에서 힐링이라 말할 수 있다. 힐링은 자연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이롭게 하는 활동이다.

잔인한 4월이 무르익어 가면 숲은 초록의 옷으로 갈아입고 생명의 원천이 될 수 있는 나무들과 이름 모를 꽃과 풀들은 산소동화 작용을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뭇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숲은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며, 행복을 실어 나르는 원천이다. 이와 같이 숲은 스트레스, 우울증, 고혈압, 아토피 등 질병에 치유 효과가 큰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고 한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경관, 소리, 햇빛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 질병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숲에서 나오는 향균성 물질 피톤치드는 자연을 이용하여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산림치료는 피톤치드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피톤치드는 공기를 정화하고 살균하는 작용이 있어서 아토피, 고혈압, 콜레스테롤억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도 떨어트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고, 면역력 증진 및 스트레스 해소, 우울증에도 효과가 좋다고 하며, 피톤치드는 소나무를 비롯하여 편백나무, 삼나무 등 침엽수에서 많아 발생하고,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장 많은 피톤치드가 나온다고 하여 삼림욕을 이용하여 숲에서 치유를 즐기려면 이 시간대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피톤치드는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가 난다. 피톤치드는 식물성 살균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음이온과 산소를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산림청이 조성하여 운영 중인 국립 치유의 숲은 양평, 장성, 횡성 3곳이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치유의 숲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전라남도 장성 치유의 숲 체험은 편백나무가 울창한 산림지역에 조성되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아토피 및 각종 피부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숲이다. 또한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청태산에는 잣나무 숲으로 조성되었다. 이러한 치유의 체험 숲은 긴 시간동안 머물면서 심신을 단련하고 치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체류형 치유마을이나 자연휴양림, 수목원이 탄생되었다. 치유마을이란 숲을 이용하여 치유뿐만 아니라 휴양이나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까지 포함된다. 이와 같이 힐링관광자원의 개발은 자연이 바탕이 되고 사람이 자연 속에서 건강을 회복하는 치유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피로하고 아픈 현대인에게 자연이 주는 재생의 혜택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랜 세월 속에서 이어온 슬기로운 선조들의 웰빙과 힐링에 대한 자연적 요소 즉 황토벽이나 전통온돌 등 우수한 전통적 유산은 우리가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즉 건강에 좋은 곡식이나 야채 그리고 과일 야초 등 먹거리 요소들을 치유시스템과 접목시켜나가야 하고 과학적인 신뢰를 얻도록 하는 연구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힐링관광레저시스템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지고 치유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인간에게 좋은 친환경적인 조경이나 건축이나 토목사업에 체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친환경적 친인간적인 관점에서 산소량이 많이 배출되는 나무을 심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기 나는 꽃을 볼 수 있게 하고,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을 마 실수 있는 자연의 혜택으로 사람들은 건강하고 장수하게 만들고 또한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먹고 마시는 것만 신경 쓴다고 해서 모든 스트레스나 병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힐링생활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은 물론 욕심내지 않으며, 신선한 채소와 맑은 물,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소식(小食)하려는 중용과 절제의 노력이 필요하다.

힐링리조트의 등장과 한국슬로시티협회, 한방휴양병원, 생태정원, 약선 요리 등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그러나 힐링을 주제로 한 관광자원개발에 있어 이용객들 눈높이와 맞는 친환경적이며 친인간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맞춤형 힐링관광자원으로 꾸며야 한다. 도시인들이 치유뿐 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개발도 매우 중요하다. 자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힐링관광자원개발은 친환경, 친인간적인 측면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틀 속에서 재미있고 건강에 좋은 힐링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아픈 현대인들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힐링낙원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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