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수 포스코 토목조경팀 과장

평소에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조경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올해 첫 뚜벅이인 부여 백제문화단지, 부소산성, 정림사지, 궁남지 답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토요일 이른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분들도 잘 도착하셨고, 한국조경신문 관계자분들의 원활한 진행 속에 버스 2대가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였다. 서울을 출발한지 두시간이 조금 지나 부여 백제문화단지에 도착하였고, 같은 단지 내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의 진상철 교수님과 몇 명의 학생들이 해설자겸 참가자로 합류하였다.

17년간(1994~2010)의 용역과 공사 속에 3년전에 완공된 백제문화단지는 재현단지로서 사비시대 궁성인 사비궁과 성왕의 원찰인 능사복원을 위주로하여 한성시대의 위례성, 백제민의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고분공원, 백제역사문화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비성의 정궁인 사비궁과 능사는 아직 그 정확한 위치를 찾지못하여 백제문화단지를 조성하여 복원하였는데, 익숙한 조선왕궁의 모습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다. 조선시대보다 더 완만한 처마의 곡선, 능사지에서 발굴된 금동대향로의 아름다움과 여러가지 문양의 산수문전, 왕과 왕비의 복식에 나타난 소박한 문양등은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백제 위례궁을 묘사한 ‘儉而不陋華而不侈’(검이불루화이불치 : 검소하지만 누추하지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의 미학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부소산성에 오르는 길에서 맞이한 바람은 차갑지 않고 너무도 시원하였다. 4월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따스한 햇살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자루와 백화정, 낙화암을 둘러보고 고란사에서 고란약수를 한 모금 가득히 마시고 내려왔다. 그 후 1400년의 세월을 꿋꿋하게 버티고 서있는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버드나무에 둘러싸인 궁남지를 둘러보았으며, 가는곳 마다 미리 약속된 문화재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부소산성에서는 진상철 교수님의 해설을 부연해서 들을 수 있었다.

1400년전 계획도시인 ‘사비성’, 우리는 아직 그 정궁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그것은 백제의 앞선 궁궐인 위례성(궁)과 웅진성(궁)도 마찬가지이다. 고구려 안학궁과 고려의 만월대, 신라의 월성은 그 위치를 찾았지만 아직 복원하지 못하고 있고, 월성의 별궁인 임해전과 안압지만 일부 복원되었을 뿐이다. 가장 근래의 왕조인 조선의 경복궁도 1차 복원사업(1991년~2010년)이 완료된 현재, 고종 당시 500여 동 건물의 25%수준의 복원이 이루어졌으며, 2030년까지 2차 복원사업을 통해 고종 당시의 76%까지 복원될 계획이며 그 총 예산은 약 5400억원이라고 한다.

북한에 있는 고구려와 고려의 궁궐은 빼고 남한에 있는 백제와 신라의 궁궐을 복원하는데 어느정도의 예산이면 될지 대충 예상되지 않는가? 그 궁궐들이 복원된다면 나는 살짝 자랑스러움을 느낄 것 같다.
너무 자주 또 너무 많은 예산의 낭비를 목도하고 있는 요즘, 귀감으로 삼을 수 있는 우리 전통문화 공간이 지속적으로 복원되어가길 기대해 본다.

‘검이불루화이불치’는 백제의 미학이자 우리나라의 미학이라고 생각되며 70명이 넘는 우리 뚜벅이 참가자들이 나와 같은 마음을 느끼고, 보다 더 친숙해진 마음으로 돌아왔다고 믿는다.

이런 멋진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획해주시는 한국조경신문에 감사드리며, 다음 번 뚜벅이는 가족과 함께 참여하리라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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