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석
나는 조경학과를 졸업한 후 설계와 시공업체 사이에서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조경시설물업체에 입사하게 됐다.

생산직으로 입사하고 처음 접한 일은 야외시설물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곳에서 난생처음 목공을 접하게 되었다. 생전에 처음 해보는 목공은 적응이 안됐지만,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을 만든다는 성취감이 있었다.

우연하게 얻은 직업은 어릴 때부터 조립을 좋아하던 나에게 딱 맞는 직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보직 이동하게 됐고, 조경 지주목을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물론 회사의 지시사항이기도 했지만,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사회초년생 시기였고 다양한 업무를 배울 기회였기에 보직 이동은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직 이동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 사장님의 배려로 여러 현장을 배웠고 고무바, 코아테이프 등 조경에 쓰이는 물품들을 직접 보고 사용법에 대해서 배우며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물론 지주목을 만드는 반복 작업과 부족한 수면시간에 몸은 힘들었지만, 늘어가는 실력과 요령에 매일매일 뿌듯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하고 있는 일이 지겹거나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엇인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지주목을 만드는 일보다 더 창조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것이다.

이전 회사에서 다시 보직 이동을 부탁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더 깊이가 있는 교육을 받고 디자인하는 것도 배우고 싶어서 결국 퇴사를 하고, 현재 학원에 다니고 꾸준히 스케치와 컴퓨터작업을 배우고 있다.

지금 나의 꿈은 최고의 조경시설물&실내가구를 만드는 기술자이다.

이전에 남들이 공부가 재밌다고 하면 코웃음을 쳤었지만, 지금은 내가 공부가 재밌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늦은 나이는 절대 아니지만 남들이 일하고 돈을 버는 나이에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하고 시간을 허비한다는 부담감은 상당히 심했다.

하지만 조경학과를 전공하고, 시공과 설계 사이에서 고민하고, 결국 시설물 회사에 취직하고, 생각지도 못한 목공을 배우고, 결국 내가 진정 즐거운 일을 찾게 된 이런 시간은 결코 우연이라 생각지 않는다. 이것은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전 회사에서 즐겨보던 조경신문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찾게 된 즐거움을 자랑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도전이란 것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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