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폐교위기에서 명문고교로 탈바꿈한 창녕제일고등학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중고교에는 대학진학을 목표로 몰리는 학생간의 경쟁이 뜨거운 반면 지역 인재 육성 산실인 지방 교육 현장의 온도는 사뭇 다르다.

더욱이 지역발전을 위한 산업인재를 양성해야할 지방 특성화 고교의 경우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폐교에 위기에 몰리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지역 조경인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노력으로 폐교직전의 한 지역 고교를 명문고교로 탈바꿈 시키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지역 특성화 고교에서 점차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조경교육을 부활시키고 우수한 조경인들을 육성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국토개발의 녹색성장과 창조적 친환경 조성’이라는 직업적 사명감을 높이 세우며 지역 조경산업을 이끌고 있는 (사)한국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지회장 정성태)는 저출산과 농촌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한 경남 창녕제일고등학교(교장 윤수근)의 ‘학교살리기 운동’에 회원사가 적극 참여해 학교를 탈바꿈 시키고 있다.

창녕제일고는 1951년 창녕농업고등학교로 개교한 63년 전통의 학교로 그동안 졸업생 7000여명을 배출한 지역중심학교였다.

하지만 산업화 바람과 함께 지난 1990년에 자동차과가 신설된 뒤 그동안 학교교육의 중심이었던 농과(원예과, 농업토목과)는 2002년 들어 지원자가 없어 폐과되는 등 농업교육의 위기가 찾아왔다.

농과 폐과로 4만여평에 달하는 실습농장과 실험실습장, 고가의 기자재가 폐기돼야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당시 윤수근 취업교육부장(현 교장)의 주도로 민족의 생명산업인 농업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자는 공감대가 확산되며 학교와 지역사회, 특히 (사)한국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 회원사의 적극적 지원으로 ‘학교 살리기 운동’이 실시됐다.

지역 조경인들의 노력은 ‘조경과’ 신설로 이어지며 학교살리기와 함께 역량있는 조경 후계자를 육성하는 토대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조경과의 실내조경원, 분재원, 유리온실, 시공실습장, 조경설계실 등 실험실습장과 수목원을 조성하는 일에 경남중부지회 회원사가 적극 지원에 나섰다. 조경석(전길수 서득조경 대표) 기증과 기술 지원은 물론 수목원 연못과 퍼걸러(박정기 곰솔조경 대표) 시공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경과가 어렵게 신설되고 실험실습장도 조성됐지만 문제는 신입생 모집이었다. 정원 30명을 채우는 일이 쉽지 않아 창녕, 밀양, 마산, 창원 등에 홍보와 함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학교 살리기 신입생 특별 장학금 모금 운동’을 전개했다.

2002~2003년 창녕제일고 교직원이 합심해 급료에서 매월 적립한 장학금 1000만원을 시작으로 경남중부지회 회원사가 적극 참여해 2013년 3월 현재까지 장학금 기부자 50명에게서 6800만원을 희사받아 신입생 235명에게 지급했다.

장학금 기부 릴레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4일 진행한 올해 입학식에서도 신입생에게 600여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종신기부를 약정한 조영래 (주)자연조경 대표는 매년 100만원씩 10년간 1000만원, 최민수 우리농장 대표는 4년째 400만원하고 있으며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 윤수근 봉수조경 대표, 이춘식 용수농원 대표, 이건성 회원조경 대표, 최종국 고현조경 대표, 전길수 서득조경 대표 등 많은 회원사가 조경산업 후계자 육성차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한국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 이종문 전 지회장이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남중부지회 80명의 회원은 경남 도내 3개 조경과 고등학교 졸업식에 모범 학생을 추천받아 지회장의 표창장을 수여하며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학교 살리기 운동’을 지속해오던 경남중부지회는 학교와 지난 2010년 공식적으로 산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후원활동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경남중부지회는 창녕제일고에 산학겸임교사(김종렬 사무국장)을 파견해 학생들의 조경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3학년 현장실습과 졸업생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와 공동으로 조경산업 발전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 조경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교직원의 노력으로 10년 전 지원자가 없어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이제는 명문학교로 도약하고 있다.

정부가 전국 350개 특성화고 중 지역거점 특성화고로 지정한 5개교 중 하나로 창녕제일고가 선정됐다. 이를 통해 20억원의 예산으로 실내체육관과 급식소가 준공됐고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100명 수용 규모의 현대식 학생기숙사와 신설 멀티테크니컬과 실습장, 지자재를 확충하는 등 수준높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미래도 더욱 밝아졌다. 최근 2년간 졸업생 139명 중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삼성에버랜드,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을 비롯해 지역사회 일꾼으로 55%가 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년제 국비 장학생으로 운영하는 한국농수산대학 5명 등 45%가 대학 진학을 했다.

창녕제일고등학교는 ‘유능한 기능인 육성’의 교육목표 실현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교육공동체가 합심해 거점특성화고의 정책 목표인 ‘선취업·후진학’을 정착하기 위한 기반 조성과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 1인 3개의 국가기술자격(조경, 자동차정비, 검사, 굴착기, 지게차, PC활용능력 등)을 취득해 60% 이상이 선취업하는 ‘1360 프로젝트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윤 교장은 “전국 고교에서 조경을 가르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나마 조경과를 유지하고 있는 학교도 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우리 학교는 이와 달리 조경인들의 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우수한 조경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대하지 못하면 조경 교육은 절대 못살린다”고 말했다.

이어 “폐교의 위기에서 명문 특성화고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돼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학생들의 우수한 기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기술 명장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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