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봄이 오는 소리를 제일 먼저 전해오는 것은 개울가 버들강아지와 뒷동산에 아지랑이, 할미꽃 등이 봄의 전령사가 되어 봄을 알린다. 또한 깊은 산골짜기에서 흐르는 개여울에는 동면에 들어갔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고, 버들강아지는 새로운 생명의 태동을 위하여 부단히 준비하는 3월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엔 동백꽃,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 복사꽃, 앵두나무꽃, 목련, 할미꽃, 제비꽃, 봄맞이꽃 등과 이름 모를 새싹들이 돋아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연이 준 꽃들의 선물을 이용하여 지역관광축제를 준비한다. 꽃이 피는 봄은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하는 희망의 계절이요 축복의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 축복의 땅이요 금수강산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광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계절은 계절별 다양한 볼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계절적인 영향으로 성수기와 비성수기 나누어져 관광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관광이 활성화 되려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거리를 관광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는 우선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지역거점 광역도시가 경쟁력을 갖추어 지역관광자원과 연계가 쉬워야 한다. 또한 지역별 특화된 관광인프라 구축은 물론 농산어촌의 1차 산업과 관광서비스산업이 융합하여 지역경제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의 생활문화와 전통문화가 접목되어 관광의 가치창출이 가능해야 한다. 지역관광활성화는 지역주민에게 우선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관광객에게도 재미와 도움이 되는 매력적인 공생관계를 창출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역관광활성화 방안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로 봄 축제를 브랜드화 하여 지역관광활성화에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려고 한다. 봄 축제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여 지역관광 활성화에 성공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봄 축제로는 제주유채꽃큰잔치, 구례산수유꽃축제,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 하동벚꽃축제, 함평나비축제, 진해군항제, 태안튤립축제, 소백산철쭉제 등이 있다. 봄이 되면 봄꽃은 제주에서부터 남해안지역으로 북상하면서 봄꽃축제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봄의 소식을 전하는 꽃 축제로 광양매화문화축제와 구례산수유꽃축제이다. 광양매화문화축제는 3월 23~31까지 9일간 열리고 구례산수유축제도 거의 같은 시기인 3월 29~31까지 3일간 개최된다. 광양매화문화축제는 섬진강변 섬진마을 배경으로 한해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성공한 축제다. 광양매화문화축제는 홍쌍리 여사가 1965년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로 시집와서 7㏊의 산비탈에 밤나무 1만주와 매실나무 5천주를 심고 청 매실농원을 만들면서부터 광양매화문화축제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꽃 축제 기간 중에 매화꽃을 소재로 하여 청매실농원에서 생산된 매실농축액, 매실장아찌, 매실청(차), 매실잼, 매실사탕, 매실젤리 등 매실전통식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지역특산품인 매실을 원료로 하는 생산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축제를 개발하여 지역을 홍보하게 함으로서 지역관광 및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즉 지역축제가 지역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봄꽃축제는 구례산수유축제이다. 산수유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사는 처녀가 구례군 산동면으로 시집올 때 처음 가져다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산수유 시목이라 여겨지는 산수유나무가 구례군 산동면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산수유는 간과 신장을 보호하고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주고 방광의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조루 현상이나 발기부전 등에 효능이 있어 약제로 쓰인다. 따라서 산수유는 한약제와 차와 술로 만들어 판매되고 있다. 봄의 계절이 오기도 전에 노란 산수유 꽃으로 산골마을을 단장하면 상춘객들은 금방 구례산수유 꽃 축제에 빠져들고 만다. 구례산수유 꽃 축제도 앞에서 소개했던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와 같이 지역특산품을 봄꽃축제와 연계하여 지역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성공사례이며 하동벚꽃축제 또한 하동야생녹차와 연계하여 지역관광의 명소화를 만든 축제다.

섬진강 벚꽃축제는 남도의 어머니의 강 섬진강 80 리에서 진행된다. 섬진강벚꽃축제는 앞에서 소개한 축제와는 달리 지역특산품 생산과 관련 없이 단순히 꽃을 소재로 축제를 개발하여 지역관광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다. 진해군항제와 제주유체 꽃 큰잔치, 소백산철죽제도 단순히 꽃을 소재로 한 축제지만 많은 상춘객이 찾는 유명한 축제다. 또한 제주유채꽃큰잔치는 제주를 찾는 봄 관광객들에게 자연이 준 축복의 이벤트 상품이다. 한라산 고지에는 설원이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있는 춘삼월 살포시 새색시처럼 화사하게 유채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면 제주 유채꽃 축제가 시작되면서 봄의 소식을 전해준다. 제주유채꽃축제는 축제로서 상품성보다는 제주의 자연경관을 더 돋보이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유채꽃은 제주의 봄을 화사하게 만드는 기초화장이라 할 수 있는 은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것이다. 봄날에 제주 올레길을 걷노라면 논두렁 밭두렁에 피어있는 유채꽃은 관광객들에게 행복을 안겨준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계절의 여왕 봄이 다가오고 있다. 봄은 지역특산품과 관광을 접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봄의 꽃을 소재로 한 축제는 지자체별로 비슷비슷 하게 보여 관광객입장에서는 식상하고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축제는 지역문화와 자연자원, 지역특산품과 연계하여 융합된 지역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지역 활성화는 지역의 휴양지조성과 자연자원을 활용한 꽃 축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의 특색에 맞는 축제를 만들어 지역관광활성화의 기폭제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축제가 지역산업과 지역문화의 바탕위에서 매력적인 봄꽃축제로 업그레이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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