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화(한국관광공사 부장·관광학박사)
여행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 그리고 고갈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인 재충전의 계기로 전환하기 위함이며,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여행에서 만족하려면 무엇보다도 여행계획을 잘 세우고 좋은 여행사를 선택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서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연자원이나 문화자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관광지나 문화관광자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대충 보는 관광으로 마무리되는 경우 여행에 대해 아쉬움으로 재방문으로 연결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여행에 대한 이해와 재미 만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관광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를 활용할 경우 매우 의미 있고 유익한 여행의 기쁨을 알게 된다.

이번호에서는 관광 해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나 시∙도 지방자치단체 할 것 없이 관광객유치를 위하여 문화관광해설사를 양성 운용하고 있다. 해설사의 종류도 다양하여 문화관광해설사, 숲 해설가, 야생화해설가, 생태문화해설가 등이 관광지에서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문화관광해설사는 2001년 한국방문의 해, 2002년 월드컵 등 대규모 국가행사를 맞이하여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우리의 문화와 전통, 관광자원을 올바르게 이해시키기 위해 도입되었다. 2001, 2002년 두 해에 걸쳐 각 시도에서 활동할 ‘문화유산해설사’를 배출하여 문화재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운용되어 왔으나, 2005년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통합시키고, 2011년에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함으로써 문화관광해설사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었다. 이는 관광지, 관광단지, 농어촌 체험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관광자원으로 확대되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해설을 제공하여 역사왜곡을 막고 아름다운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미래를 여는 탄탄한 파수꾼의 역할을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우리의 문화와 역사, 관광에 대한 소양을 갖추고, 해박한 지식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관광지 및 유적지에 대한 해설을 통해 이해를 도와준다.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나 관광자원, 풍습, 생태환경 등을 설명하고, 해당지역의 역사나 문화, 관광 자료에 대한 해설 자료를 수집해 관광객들에게 설명해 줌으로써 관광지역 및 유적에 대한 역사와 의미, 그리고 생활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해설하는 외국어 문화관광해설사도 있는데,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다면 활동이 유리하다. 이외에도 궁궐이나 왕릉만을 전문으로 해설하는 ‘궁궐지킴이’, ‘왕릉지킴이’가 있으며, 궁 자체 내에서 선발하는 ‘고궁문화재안내원’, 문화재청에서 채용하는 ‘궁∙능관람안내지도위원’ 등도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고궁 등 각종 관광지에 가보면 한국 사람들보다도 일본, 중국 등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그룹별로 안내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문화유산을 그냥 보여만 주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잘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한국문화를 알려주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우리의 문화를 세계인에 알리는데도 기여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큰 직업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오늘도 경복궁이나 운현궁, 북촌, 남산골한옥마을, 남한산성, 수원산성, DMZ, 경주불국사 등 전국관광지에서 국내외 관광객에게 우리의 문화와 전통, 생태관광에 대하여 해설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숲 해설가에 관한 이야기다. 숲 해설가는 산림교육전문가 양성교육기관에서 140시간 이상이 교육을 이수한 후 산림청장이 지정한 산림교육전문가 양성교육기관 또는 숲 해설 활동기관 및 단체에서 30시간 이상 보조교사 등으로 활동하고 그 활동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자격증을 교부받아 숲 해설가로 활동할 수 있다. 숲 해설가가 하는 일은 자연휴양림, 수목원, 자연생태공원 등을 찾아오는 탐방객들에게 숲과 자연 상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이다.

숲 해설가는 풀과 나무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숲 속에 사는 동식물과 곤충들이 자연과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련을 맺는지를 설명해주고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알려주어 자연에서 동식물이나 곤충들을 스스로 찾아내어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숲과 자연휴양림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무와 숲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산림탐방활동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 산림 내에서의 산림휴양이나 자연체험활동 등에 지도하는 일을 하기도하고, 숲 해설과 관련된 교재를 제작하기도 한다. 또한 숲 해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야생화, 목본류 동정, 곤충의 상태, 역사와 나무 등 숲과 생태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생태모니터링 운영방법, 프로그램 기획 및 작성, 숲 해설의 실제 적용과 자연물을 이용한 만들기 등 프로그램 개발과 해설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교육받게 된다.

누구나 낯선 여행지에서 문화를 이해하고 흥미로운 관광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향토냄새가 물씬 풍기는 토착민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한 살아있는 해설이 필요하다. 테마관광시대에 주제가 있는 스토리로 구성된 재미있는 해설은 관광의 진면목을 느끼게 한다. 잘 만들어진 자연자원이나 계획된 정원이나 경관도 조경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따라서 여행에 있어서 해설대상이 문화나 생태, 관광자원, 조경, 건축, 동식물 등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조경은 관광적인 측면에서 보면 복합기능을 작동하게 하는 종합예술이다. 주제정원이나 경관, 테마파크 등에 대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조경문화적인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면 관광객들은 또 다른 관광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보여주기만을 위하여 조경을 하고, 해설이나 설명이 없다면 관광객들은 감동을 받지 못하고 의미 있는 체험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주제정원이나 문화가 있는 조경, 철학이 있는 조경, 스토리가 있는 조경이나 정원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조경을 이해시키고 설명한다면 관광객들은 조경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 질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조경해설가의 등장이 필요해 보인다. 조경은 사랑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사람들의 삶이 있는 따듯한 온돌과 같은 하나의 아름다운 놀이터다. 숲과 꽃 그리고 하늘과 땅이 있고 사람이 있는 문화의 정원이나 테마파크를 조경전문가들이 직접 나서서 스토리를 만들고 조경 해설을 하는 조경해설사가 탄생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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