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다섭(문영여고 2학년)

우리나라 건설기술인 중 조경 기술자의 비중이 3%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은 학교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도 건축학과 지망생은 많아도 조경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나는 아직 한 번도 나와 같이 조경에 관심과 사랑을 갖고 조경가의 꿈을 갖고 있는 친구를 만난 적이 없다.

이것은 대학이나 각종 단체에서 운영하는 학생 대상의 많은 캠프나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모든 대학교 건축과에서는 여름이면 어김없이 ‘건축캠프’를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운영한다. 그러나 나는 조경 관련 캠프나 프로그램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 서울대학교 식물병원에서 주최하는 제 25회 조경수 관리교육도 원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조경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때문에 나에게는 어려운 내용도 많았고, 어른들과 듣는 강의가 그리 편하지 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알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막연히 아름다운 정원, 자연친화적인 도시, 사람들에게 소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그 공간을 구성하는 조경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조경의 여러 분야들 특히 나무의사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조경수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전에는 내 중심에서 나무를 바라보고, 인간이 보기에 내가 보기에 좋은가 아닌가 밖에 생각할 줄 몰랐다면, 나무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어떤 환경이 나무에게 좋고 유익한지 생각하고 관찰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그 동안 관심이 없었던 해충이라든지 토양, 노거수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조경수 관리에 산재해 있는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것을 알고 생각하게 해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 왜 학생 대상으로는 없을까? 중·고등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조경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학이나 각종 조경단체에서 개발하고 운영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조경의 중요성과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관심을 갖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 조경 발전을 위해 그리고 지금의 조경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나 조경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의 꿈나무들을 키워 그들이 조경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사랑을 갖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거수의 관리가 사후관리 보다는 사전관리가 더 중요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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