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2년 12월 4일 영국 런던의 기온이 급강하했고 하늘은 구름으로 가려져 짙은 안개가 지면을 덮고 있었다.

구름과 안개로 태양빛이 차단되어 낮에도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으며 습도는 80%가 넘었다. 가정과 공장에서 배출된 연기가 짙은 안개가 합쳐져서 스모그를 형성하였고 특히 연기 속에 있던 아황산가스가 황산안개로 변하였다. 이것은 런던 시민의 호흡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런 스모그 현상은 6일간 계속되어 런던시민은 호흡장애와 질식 등으로 사건 발생 후 3주 동안에 4000여 명이 죽었고 그 뒤 만성 폐질환으로 8000여 명의 사망자가 늘어나 총 1만20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계기로 영국은 물론 세계 모든 나라에 스모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게 됐다. 이보다 먼저 벨기에의 뮤즈계곡사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와 펜실바니아주 도노라에서도 대기오염에 의한 스모그현상이 있었다.

요즘 중국 북경이 최악의 스모그에 덮여 있다. 공항과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하고 호흡기질환으로 많은 환자가 고통을 받고 있다. 신화통신에서는 ‘우리 공기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라는 머리기사를 실을 정도다.

2008년 북경올림픽 때는 대기오염이 사라진 적이 있는데 이때는 정부와 공산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자동차 홀짝제를 운영하고 오염물질을 내뿜는 도심공장을 모조리 문을 닫게 하거나 옮기도록 했던 때문이었다.

반짝 효과가 사라지고 매년 성장률 유지정책의 부산물로 오염증가가 심각해지자 중국 내부에서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경제발전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미국 대사관의 오염물질 측정발표를 비난하며 안개일 뿐이라고 주장하던 모습도 사라졌다고 한다.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이 1시간동안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 이유는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것이었다. 한파가 주춤한 사이에 눈에서 나온 수증기 때문에 발생한 안개에 오염물질이 결합해서 스모그를 형성한 것이며 특히 최근 중국을 강타한 최악의 스모그 중 일부가 한반도로 날아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쯤되면 우리나라도 스모그 현상에서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숨 쉬지 않고는 단 5분도 살아갈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대기의 존재 덕분에 호흡을 할 수 있다. 대기는 지구의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온실기능을 하고 있다. 이 대기에 외부물질이 존재하면 대기가 오염됐다고 한다. 대기오염 문제는 이러한 외부물질의 농도가 인간의 복지를 방해할 때 일어난다. 인간 편의와 복지를 위하여 개발된 제품들이 어느덧 인간에게 더 이상의 확장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자유를 주니까 자유의 고마움을 모르고, 그냥 존재하는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니까 그 가치를 인식을 못하고 있는데 그 무지함이 인류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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