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배 한국조경학회장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한배 (사)한국조경학회장 겸 (재)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이 ‘통합과 확장’을 아젠다로 제시했다. 통합을 위한 방안으로 조경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조경헌장’을 제정하고, 조경 관련학회와의 연대 및 교류 강화, 전국조경학과장연합회 및 전국조경학과총동문회연합회 신설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업역침탈을 막기 위해 정보시스템을 강화하고, 조경에 대한 대 국민적 홍보와 교육 강화를 통해 내부적인 통합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최악의 위기 속에 조경계를 이끌고 있는 학회와 발전재단의 수장을 새롭게 맡은 김한배 회장을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과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글․사진 배석희․최병춘 기자>

취임 소감 한마디?
건설경기 침체로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서 학회를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는 있지만, 조경은 일반 토건업과 다르다. 조경분야는 출발이 공공적인 성격을 갖고 시작했다. 그래서 공원녹지를 통해 환경복지, 생활복지 증진을 이끌 수 있다는 논리를 통해 시민에게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우리 분야의 수요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으로부터 조경에 대한 공감대를 얻는 부분을 중심으로 보완해나가겠다.

임기 내 역점사업은?
‘통합과 확장’을 아젠다로 설정했다. 내부적으로 통합하고 대외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임학회장의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연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며, 역점사업은 크게 보면, 정보기능 강화, 시민봉사 및 교육 홍보, 학회 기능 강화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급변하는 주변환경 상황을 고려해 정보를 조기에 인지하여 업역침탈 등을 방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회에는 정보홍보부회장을, 재단에는 조경정보위원회를 신설했다.
두 번째는 시민봉사와 교육강화다. 대 시민적인 봉사활동을 비롯해 교육 및 홍보를 강화시켜 조경분야의 공공적 기여를 통해 국민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재단 내에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신설했다.
세 번째로는 그동안 업역침탈에 대응하기 위해 학회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졌다. 학회의 본 기능인 학술 및 교육을 강화시켜 조경분야의 지식기반을 부각시키고, 학생들 교육을 통해 전문가 기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방안은?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발전재단 내 부설기구로 환경조경나눔연구원을 설립해 봉사활동, 교육기구 상설화, 자문역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조경나눔연구원에서는 재능기부, 물질적인 기부 등으로 통해 취약계층에게 조경을 통한 복지실현을 시도하게 되며, 시민조경아카데미(가칭)를 통해 시민조경가 양성을 상설화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이슈 되고 있는 마을만들기, 경관협정 같은 시민참여 사업에 전문가로 참여해 자문역할을 지원할 방안이다.

조경헌장을 제정한다. 어떤 내용을 담나?
조경법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조경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현존하는 법에도, 교과서에도, 학회홈페이지에도, 관련 단체 정관 어디에도 조경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세계조경가협회(IFLA)에 있는 정의를 빌려 쓰고 있을 뿐이다. 조경인들이 한국조경에 대한 정체성을 공감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정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조경에 대한 정의를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그게 조경헌장이다.
조경헌장에는 한국 지형과 실정에 맞는 정의를 수록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조경의 영역, 사회에 이바지하는바 등 조경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포괄적인 내용을 담아낼 계획이다.

조경헌장 어떤 의미가 있나?
조경헌장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내부적인 통합을 위한 핵심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대외적인 천명을 통해 조경의 역할을 존중하고, 영역을 인정해달라는 의지의 표현이 될 것이다. 또한, 조경헌장은 법을 제정할 때 기본적인 토대가 될 수 있으며, 전국대학 조경학과에서 가르치는 교육내용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산업영역도 조경헌장을 통해 우리 업역을 지키면서 확장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며, 무엇보다 통합과 확장의 근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학회에 조경헌장제정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조경헌장은 10월 조경의 날 기념식에 공포할 계획으로 준비해 갈 것이며, 과정에서 공청회를 비롯해 공론화 과정을 가질 예정이다.

업계 위기 극복 방안은?
내부적인 대응과 외부적인 대응으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도시환경의 양적 수요가 충족된 만큼 국내건설시장의 대규모 개발 사업은 더 이상 어렵다고 생각이다. 다만 기존도시에 대한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 사업 등은 신규 사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마을만들기, 도시재생사업 등은 도시계획, 도시설계 쪽에서 중심에 서 있지만, 사업에 따라 조경분야에서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이들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 조경나눔 실천은 물론 조경이 시민사회로 파고 들어가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조경의 차별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공복지, 환경복지 이미지를 부각시켜 시민으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정부관계자를 설득해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원일몰제 대응방안도 결국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과 MOU 등을 통해 교류를 증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외부적으로는 수출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재단 내에 국제교류위원회를 강화시켜, 단순히 학술적인 문제 뿐만아니라 수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

업역침탈 어떻게 막을 것인가?
최근 2년 동안 조경계는 업역 침탈로 많은 고충을 겪었다. 그동안 업역침탈에 대해 사후방어에 급급했다면, 앞으로는 사전방어 전략을 취할 것이다. 정보를 조기에 인지해서 공유함으로써 사전에 적극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경학회에 정보홍보부회장, 재단에는 조경정보위원회를 신설해 사전정보를 인지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입수된 정보는 구성원에게 빨리 전파해서 대응방안을 함께 모색하도록 했다.
조경계에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법 제도가 마련되면 당연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10월 말 조경헌장이 발표되면 조경헌장제정위원회를 조경영역확장위원회(가칭)로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조경관련단체 총연합회 제안에 대해?
발전재단은 6개 조경관련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익법인이면서 조경업계의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인접분야로부터 업역침탈에 적극 대응하기도 하고, 법 제정에 앞장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조경계의 대표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다만, 6개 단체에 포함되지 않은 조경관련 학회는 발전재단에 명예이사 제도를 활용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조경인의 참여를 끌어 낼 방안은?
조경인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연대를 강화하려고 한다.
전국조경학과학생연합회는 지난 연말 재건에 성공했다. 추가로 전국조경학과장연합회와 전국조경학과동문회연합회 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학과, 학생, 졸업생을 연결할 수 있는 조직체계가 갖춰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조경학회를 중심으로 전통조경학회, 환경복원기술학회 등 관련학회들과 공동학술대회를 추진하는 등 교류와 연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예비조경가와 젊은 조경가에게 한마디?
업계가 위기에 처하면서 학생들의 취업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안타까운 맘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조경에 대한 긍지를 갖길 바란다. 조경분야는 사회개혁 수단으로 시작되면서, 초기 조경가들은 공원녹지 조성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삼았다. 이처럼 학생들도 조경을 사회개혁의 가치 실현 수단으로 삼아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가량 앞으로 사회는 시민사회로 움직인다. 그래서 시민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조경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마을만들기 사업이나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역량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시민참여는 본인 역량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조경의 사회적 기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술자로서 조경가 뿐만 아니라 사회개혁가로서의 조경가도 필요한 시기이다. 어렵겠지만 힘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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